2015.10.23 23:04
전윤수의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종종 같은 공간 안에서 엇갈리는 세 개의 이야기를 번갈아 진행하는
영화입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생각이 나더군요. 비슷합니다.
제목 순서대로 소개한다면 '미안해' 파트는 나이 든 두 권투선수 이야기입니다. 지금 딸이 의사로 일하고
있는 병원에 입원 중인 강칠은 왕년의 챔피언, 새로 들어온 환자인 종구는 그의 옛 친구였고 강칠과
싸워 이긴 유일한 선수입니다. 두 사람 사이엔 사연이 있고 이 중 한 명은 다른 한 명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 할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사랑해' 파트는 배우와 매니저 이야기입니다. 매니저 태영은 까칠한 배우 서정을 10년째 짝사랑해오며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서정은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한류 스타와 사랑에 빠지고 태영 역시 이 짝사랑을
포기해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고마워'는 이 영화에서 가장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아내를 잃은 형사 명환은 뺑소니차에
딸까지 잃습니다. 그는 범인을 잡으려고 범인의 딸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들어가 그 아이의 아버지
행세를 합니다. 지금까지 아버지를 본 적이 없는 딸 은유는 명환을 아버지라고 믿고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 엮여 있지만 그래도 흐름에 큰 문제는 없는 영화입니다. [미안해] 파트의
비중이 조금 작은 것 같지만 균형 문제도 없어요. 캐스팅이 잘 되었고, 특히 아역배우들이 모두 귀엽고
연기도 잘 합니다.
단지 신파입니다. 엄청난 신파요. 불치병, 난치병, 불구대천의 원수, 가족의 죽음, 가족의 원수, 교통사고,
뜬금없는 화해, 말없이 짝사랑하는 남자. 한국 신파물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신파 클리셰가
총동원되었습니다. 그 신파성을 고수하기 위해 당위나 디테일은 가볍게 희생되고요. 전 초반의 교통사고
장면은 너무 무심하게 처리되어 거의 화가 나더군요. 모두 눈물샘을 짜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데
그 노력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속기가 싫다고 할까요? 물론 이런 속임수에 관대한 관객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15/10/23)
★★
기타등등
두 아역배우는 비중이 비슷하고 다 잘 하는데 왜 한 명만 홍보 대상인지 모르겠습니다.
감독: 전윤수, 배우: 지진희, 성유리, 김성균, 김영철, 이계인, 곽지혜, 서강준, 강신효, 신민철, 유혜인, 김선경, 다른 제목: Summer Snow
IMDb http://www.imdb.com/title/tt417809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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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 내 생애
모두 눈물샘 짜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데 : 눈물샘을 짜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