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주호민, 대중

2023.07.30 17:36

여은성 조회 수:1005


 1.주호민이 매우 욕먹고 있네요. 사람들은 왜 주호민을 욕할까요? 일단 주호민이 아닌 사람을 욕하는 것보다는 주호민을 욕하는 게 재밌거든요. 가성비도 좋고요.


 그야 누군가를 욕하는 데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누군가를 욕하는 데 관심있다면 말이죠. 이건 주식과 같거든요. 같은 돈을 넣었을 때 투자 대비 효율이 많이 나오는 주식이 좋은 주식이니까요. 모처럼 돈을 넣었는데 투자수익도 안 나고 배당금도 없는 그런 주식에는 아무도 돈을 넣으려 하지 않잖아요?


 

 2.하지만 지금은 그렇거든요. 욕을 투자라고 한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욕했을 때 가장 수익률이 좋은 대상은 주호민이예요. 어쨌든 욕을 하는 데에도 시간과 노력과 창의성을 소모되니까요. 물론 정말 분노해서 주호민을 진심으로 욕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겠죠. 에코프로 주식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처럼요.


 하지만 지금 주호민을 욕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코프로를 분석하고 믿고 산 투자자가 아니라 에코프로 소문을 듣고 달려온 투기꾼들처럼, 광풍에 동참한 사람들 같단 말이죠.



 3.어쨌든 지금 주호민이라는 상품은 최저점과 최고점의 간극이 가장 큰 대상이 되어버렸어요. 에코프로의 저점 5만원과 고점 150만원의 차이보다도 훨씬 크죠. 어떤 대상의 최저점 또는 최고점을 갱신시키는 놀이는 대중들이 즐겨 하는 놀이니까요. 내가 보기에 대중들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그렇게 신경써서 구분하지 않아요. 그저 자신들의 화력을 투사해서 최고점을 갱신시키거나 최저점을 갱신시키는 데에서 느껴지는 힘의 과시를 즐길 뿐이죠.



 4.휴.



 5.물론 대중들의 그런 성향이 브레이브걸스 때에는 좋게 작용되긴 했어요. 하지만 그때 실시간으로 관찰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브레이브걸스를 떡상시키는 동시에 어디 트집 잡을 거 하나 없나 샅샅이 뒤져보는 작업 또한 동시에 진행됐죠. 그때 만약 논란거리로 삼을만한 불씨 하나만 발견됐으면 거기로 장작이 마구 공급됐을 걸요.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이 좋게 마무리된 건 그들이 과거에 실수를 한 게 없었기 때문이죠.



 6.그리고 대중들은 슬슬 이말년도 한번 보내버리려고 계속 각을 보고 있어요. '왜 그 사람들은 이말년을 골로 보내려 하는데?'라고 묻는다면...그야 이말년을 골로 보내버리는 게 골로 보내버리지 않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군중들의 시각으로는 말이죠.


 이말년 유튜브의 댓글창을 보면 이번 일 가지고 어떻게든 이말년을 긁어보려고 수작질을 하는 댓글들 천지예요. 이말년이 주호민을 실드쳐도, 이말년이 주호민을 욕해도, 이말년이 주호민에 대해 입 닫고 있어도...이 세 케이스 모두 이말년을 나쁜 사람으로 몰아갈 수 있는 장작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거든요. 그게 대중들이 가진 힘이니까요.



 7.내가 보기에 이말년은 실수를 하나 했어요. 언젠가 그가 방송을 켜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많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악플 같은 것은 맷값이라고 생각한다. 악플은 되도록 참고 넘기겠다'라고 말이죠.


 문제는 그가 그 다음에 '하지만 내 딸에 대한 악플은 참지 않겠다.'라고 말했다는 거예요.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거든요. 남을 거꾸러뜨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순간 '아, 그게 네 역린이구나.'라고 박수를 쳤을 거니까요. 아니나다를까, 유튜브를 가보니 이말년을 어떻게든 한번 긁어 보려고 그의 딸을 계속 언급하는 놈들이 있어요. 이말년을 한번 발끈하게 만들고 실수하게 만드는 게 목표이자 업적인 사람들이 세상엔 많이 있으니까요.



 8.잘 모르겠어요. 살아 보니까, 내 생각에 원래 인간성이라는 것의 본질이 저런 게 아닐까 싶어요. 남보다 더 가지면 우월감을 느끼며 남의 결핍을 공격하려고 하고, 남보다 덜 가지면 열등감을 느끼며 남의 약점을 공격하려는 거 말이죠.


 뭐 그래요. 대한민국에서는 명성(famous)보다는 악명(notorious)을 가진 게 더 살기 편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니면 둘다 안 가지고 돈만 많이 가지고 살거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4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64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053
124200 넷플릭스 실사 [원피스] 보신 분? [7] soboo 2023.09.06 549
124199 밴드 오브 브라더스 책 catgotmy 2023.09.06 124
124198 [넷플릭스바낭] 샤말란은 언제나 샤말란, '똑똑똑'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3.09.06 704
124197 가을인지 알았는데, 다시 여름..(9월 더위) [2] 왜냐하면 2023.09.06 229
124196 프레임드 #544 [4] Lunagazer 2023.09.06 81
124195 이런저런 사운드카드들 잡담 [2] 돌도끼 2023.09.06 192
124194 스트릿개그우먼파이터2 [2] 왜냐하면 2023.09.06 357
124193 국민의 힘 싫어하지만 정권교체하려고 대통령 된 윤석열 녹취록 [2] 상수 2023.09.06 805
124192 아드만 스튜디오X넷플릭스 신작 치킨 런: 너겟의 탄생 공식 티저 예고편 상수 2023.09.06 181
124191 오늘 아침에 맨유 안토니 여친 폭행설 생각했었는데 daviddain 2023.09.05 140
124190 [영화바낭] 30년 묵은 구닥다리 스티븐 킹 영화, '욕망을 파는 집'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9.05 320
124189 제 28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리스트 상수 2023.09.05 196
124188 프레임드 #543 [4] Lunagazer 2023.09.05 91
124187 크리스마스 캐롤과 오만과 편견 [2] catgotmy 2023.09.05 159
124186 [김규항의 교육·시장·인간](1)부모 자본가의 출현, (2)반공 노인과 반페미 소년 [1] ND 2023.09.05 334
124185 알기만 하던 용각산 생전 첨 먹어봤는데 [3] 가끔영화 2023.09.05 253
124184 점심에 햄버거 먹고 떠오른 잡상 ㅡ 축구 얘기 싫으신 분은 패스 [1] daviddain 2023.09.05 158
12418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3.09.05 514
124182 혹시 일본 음악 중 가사가 참 특이하고 좋다. 그런 음악 있으세요? [5] 한동안익명 2023.09.05 343
124181 [넷플릭스바낭] 순수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려 보아요. '바이올런트 나잇' 잡담입니다 [14] 로이배티 2023.09.04 51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