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자신이 없고 주눅이 들어요.

저에게도, 그 누구나처럼, 얼마든지 자랑스러워할 면모가 있다는 것, 머리로는 알아요.

근데 마음으로는 자꾸 저의 부끄러운 면만 느껴져요.



저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혼자 있을 때에는 물론 외롭기도 하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아요.

혼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하다 보면 정말 좋고, 심지어 행복하다는 느낌마저 들어요.

그런데 누군가와 함께 무엇을 하려면 물론 좋기도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점이 더 크게 다가와요.

누구하고건 어색하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때 학교를 그만두었어요.

제가 원하는 일을 자율적으로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그 전에 사실 중학교를 그만두기도 했었죠.

그때는 몸이 안 좋아서.

정식으로 졸업해서 앨범을 가지고 있는 학교는 초등학교밖에 없어요.



그렇게 학교를 자주 그만둔 탓에 남들은 보통 자연스레 가지고 있는 친한 친구가 저에게 거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남들과의 친화력도 그 때문에 현저히 떨어진 것 같구요.

학교 다닐 때에는 그래도 기억해보면, 제법 친하게 어울렸던 친구가 서너 명씩은 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대부분 다 연락이 끊겼어요.

제가 늘 은둔하는 타입이라서.. 오는 연락도 잘 안 받고 그랬어요.

먼저 연락을 취하려는 시도도 거의 없었구요.



다른 사람의 소중함을 잘 몰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과거의 저에게 다가가 지금 제가 느끼는 바를 들려주며, 연락을 끊고 살지는 말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했고, 그냥 무작정 부딪혀보기도 했어요.

제 나름대로는 정말 제 틀을 깨보려고 발악해본 시기도 있었어요.

근데 늘 제자리걸음 같아요.



작년부터 이런 것을 방치해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래도 지금 현재 연락이 오가는 이들과는 나름대로 그것을 지속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쉽지가 않네요.

아는 사람을 다시 만나면 반가운 감정이 들어야 하는 것 같은데(그 사람과 안 좋은 일이 없었다면요)

당혹감이 앞서고, 불안해요.

반가운 상대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그래요.



다 모자란 제 탓이란 생각도 들지만 

때로는 현대 사회가 저와 같은 비사교적 인간을 양산해내는 주범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메신저로, 트위터로 온갖 사람과 다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실제로 만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줄어든 셈이잖아요.



언젠가는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 살을 서로 맞대지 않고 만나도, 그 만남이 실제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이 다가오는..

그런 기술이 발명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직은 그런 날이 오지 않은 것이 분명하고..

저로서는 이 무력감을 홀로 감당해내기가 쉽지 않네요.



그냥 착잡해서 써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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