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사 링크 합니다. 스포일러랄 것까진 없지만 영화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보는 게 좋으신 분들은 돌아가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001&aid=0006266165


비포 시리즈의 팬까지는 아니지만 선셋을 상당히 좋아하고, 18년을 이어져온 실시간(?) 시리즈라는 게 기특하기도 하고,

이 커플의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도 궁금해서 이래저래 비포 미드나잇을 꽤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이번 작품은 애 딸린 부부가 된 제시와 셀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어째서인지 실망을 해버렸어요.

주5일, 모든 주제로 수다 떠는 동기한테 '얘들 결혼해서 양육문제로 옥신각신 하는 내용이래요 엉엉' 이러니까

'아니 그럼 무슨 내용이길 바란 건데?ㅋㅋㅋㅋ'라는 질문이 돌아왔고, 그에 대한 답은 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부부싸움은 아니었단 말입니다.


물론 영화야 부부싸움을 해도 잘 짜인 대사에, 멋드러진 풍광을 배경으로,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달달하게 화해를 하고 

오글거리지 않을 정도의 해피엔딩을 바라보며 끝나겠죠. 다 치워두고 6주간의 그리스 휴가라는데 좀 싸우면 어떤가요.

그렇지만 아무리 잘 만들었다 해도 개인적으로는 선셋의 여운을 넘어서진 못할 것 같습니다.

삼부작 중 2편이 가장 훌륭한 예의 대표작이 될 것 같달까요.


저한테 선라이즈는 지나치게 낭만적(손금 읽는 여자도 길거리 시인 아저씨도 다 싫었어요)이라서 별 감흥 없는 작품이었던 반면에

전편보다 까칠해지고 세상에 대한 불만이 많아진 셀린과 남은 거라곤 어린 아들밖에 없는,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증발해버린 결혼에 갇힌 제시가

자신들의 인생과 깨져버린 약속과 극적으로 재회할 수도 있었던 순간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쏟아내는 게 뭔가 절절하게 와닿았거든요.

이별을 앞두고 어디, 분자로 분해되나 볼까? 라며 집앞에서 제시를 가볍게 포옹하던 셀린이나,

비행기를 놓칠 거란 걸 알면서도 셀린의 집을 떠나지 못하고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리던 제시의 표정도 좋았고요.


아마도 이번 일요일에 미드나잇을 보러 갈텐데 제발 지금의 실망은 기우고, 만족스런 삼부작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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