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왔습니다.

몇년전 인사이드 아웃 1편을 아이에게 보여주었을때 빙봉 나오는 장면에서 아이가 울면서 그만 본다고 했었는데요.

이제 2편을 보기전에 보고 가려고 집에서 보여주니까 그냥 헤헤거리면서 잘 보내요.

하긴, 그때는 여행을 가도 같이 자는 애착 인형들이랑 같이 가야 했지만, 지금은 챙기는거 잊어먹고 가도 잘 자고, 집에 와서는 '얘들아~ 형아 왔어~' 하니까요.


오랫만에 세가족 영화관람을 했는데, 마지막으로 제가 아이랑 영화를 본게 짱구 극장판 초능력 대결전이었던것 같습니다. 

아내랑 둘이 평일에 연차를 내서 본게 미션 임파서블 7편 데드 레코닝 파트1이었던것 같고..


웡카, 듄2, 퓨리오사 등 보고 싶었지만 못 봤습니다.

영화를 보려면 평일에 연차를 내거나..

주말에 한사람이 아이를 케어하는 동안 영화를 보고 나와서 바톤터치로 또 혼자 영화를 보고 아이를 케어 해야 하니..

영화관가는 시간(편도 50~1시간)에 각각 따로 영화를 보면서 아이랑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오면 하루가 다 소비되니..


이제는 모두들 얘기하는 것처럼 영화관람료까지 훌쩍 올라서..

셋이서 영화보고 팝콘 먹고 점심먹고 들어오면 기름값 빼고도 10만원이 넘게 들어요.

저 어릴때 부모님이 저희 데리고 연극이나 공연 보러 가실때의 부담감일까요.


게다가 저 어릴때는 OTT 라는게 없으니 티비 보다가 영화광고 나오면 개봉하는구나 하고, 부모님에게 보여달라고 졸라서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OTT의 시대니 부지런하지 않으면 무슨 영화가 개봉하는지조차 알수가 없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가볍게 '할일 없는데 영화나 볼까?' 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간것 이겠지요. 


인사이드 아웃2의 엔딩 크레딧에 대총 '이 영화를 아이들에게 바친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너희를 사랑한단다' 라는 말이 떴을때.. 1편에서도 같은 말이 떴지만 이번에는 울컥 하더군요.


'불안'이의 행동은 사실 막 사춘기에 들어선 소녀/소년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는 부모의 행동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마 그런 것을 노린 것이겠지요.


지방에 살고 있어서 학원은 친구들이랑 놀고 싶다고 해서 보내는 태권도와 피아노, 그리고 화상이랑 교재로 배우는 영어만 하고 있습니다. 5시반에 집에 와서 숙제랑 영어랑 하면 7시~7시반쯤 끝나는데 1시간반~2시간을 공부 한다기 보다는 딴짓 계속 하고 집중 안하니까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거죠.

친구들 아이나 조카들 보면 이미 초등학교때 영어는 떼어야 한다. 초등학생인데 영어, 수학, 논술, 미술, 국어 등등의 학원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 '난 이렇게 '놀수 있을때 놀아라' 하고 있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듭니다.


아이에게는 다행히도 제가 학원 뺑뺑이를 돌릴만큼 돈을 벌지 못해서.. (....)

공부를 잘했던 사촌은 나름 공무원 생활 만족하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돈을 벌려고 로펌으로 옮겼더라고요.

저도 좀 더 치열하게 살면서 벌이가 더 좋은 쪽을 찾아야 하나 고민됩니다. 제가 신입때 부장님들 이렇게 일 열심히 안했던것 같지만..



P.S) 집에 오는 차안에서 아이에게 '영화 어땠어?' 라고 하니 '응, 좋았어' 라고 한마디 하더군요. 아놔... 사춘기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9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9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83
126530 (스포일러 가득) 프로메테우스: 비xx의 정체부터 마이클 파스빈더의 xxx까지 물어보는 작가 인터뷰. 그외 최근 밝혀진 떡밥 및 Q&A 총정리. [7] mithrandir 2012.06.15 21905
126529 마크 트웨인의 자위에 관한 연설. [14] philtrum 2010.09.08 21898
126528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보면 장자연 생각이 나요. [4] 옥수수가 모르잖아 2011.12.02 21814
126527 저희집 앞에는 이상한 안마방이 있어요. [15] 바스터블 2015.08.04 21762
126526 성인 38.5도이면 심각한건가요? [4] 점선면 2014.02.03 21699
126525 [듀나인] 좋은 그림책/동화책 소개 부탁드려요. [27] underground 2015.10.26 21557
126524 전북대 공대개 오월이(스압) [26] 탐스파인 2013.05.30 21500
126523 [연애상담] 마음이 지친 남자가 여자에게 되돌아 가기도 하나요? [89] grè 2013.06.20 21475
126522 30대 중반 남자의 적정 보유 자산 [20] 휴지통 2011.03.01 21415
126521 실온에서 하루 지난 삼각김밥 먹어도 되나요? [20] disorder 2010.10.24 21387
126520 인간 남자랑 여자는 정말 물리적으로 다른 존재 같아요. [43] 침엽수 2012.09.21 21331
126519 [공지] 배너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공지드립니다. (배너 위치 관련) [54] 폴라포 2012.11.20 21203
126518 가수 하늘 사망 [13] 메피스토 2013.10.08 21087
126517 [혐오주의] 치석제거/귀지제거 영상 [17] 자본주의의돼지 2013.05.22 20910
126516 [잡담] 귀여운 여친 & 투정 받아주는 착한 오빠가 정말 일반적인 구도인가요? [49] 지금만익명 2014.02.25 20783
126515 배에 붉은 반점이 번져요;; [7] sunday 2011.07.01 20689
126514 제가 느낀 나라별 게이들의 특징 [13] 이름없엉 2010.11.11 20678
126513 당분간 게시판이 좀 덜컹거릴 겁니다. [5] 룽게 2014.01.23 20555
126512 자기 전에 하는 일 + 영시추천 [3] 미루나무 2011.03.10 20476
126511 잊어버린 한글파일 비밀번호를 복구할 방법이 있을까요? [8] 일희일비 2017.06.19 2040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