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6 13:36
공포 영화 좋아하시나요?
최근 공포물만 몰아서 보고 있는데요.
무서운 영화가 생각보다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좀비물이나 슬래셔물은 잔인하긴 하지만 무섭진 않은 것 같아요.
(취향 탓도 있구요)
보는 사람들에게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공포라는 장르 자체가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혹은 비인간적인) 현상에 대한 두려움인 건데
그걸 충족시켜주기 위해선 일단 '리얼함'이 전제로 깔려있어야 하니까..;;
'실감나는 비현실적인 일'을 체험시킨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닐 거에요.
아래는 제가 봤던 것 중 추천하는 몇 개 입니다.
문제는 절반 이상이 안 무섭다는 거 -_-;;
길어서 반말로 씁니다.
1.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 무섭진 않지만 재밌다. 귀신보다 잭 니콜슨이 미쳐가는 게 리얼하다는 점에서 끝까지 볼만함.
2. 블레어 윗치
: 파운드 푸티지 원조.(원조 맞나요?) 세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관계 변화가 뛰어나다고 생각함.
관객들을 숲속에 가두는 데에 성공.
3. 서스페리아
: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다리오 아르젠토 영화.
하나도 안 무섭고 오히려 웃김. 죽이는 것도 예쁘게 죽입니다. 기괴한 매력.
4. REC
: 몇 안 되게 '아 x발' 소리가 절로 나온 파운드 푸티지.
좀비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스토리나 연출이나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5분 남겨놓고도 공포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데... 짝짝짝.
5. 1408
: 호텔방에 갇혀서 못 나가는 영화.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만족스러운 결말.
관객들을 공간에 가두는데에는 성공.
6. 왓 라이즈 비니스
: 스릴러+공포 조합 중 몇 안되는 수작이라고 생각함.
후반 10분까진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7. 악마의 등뼈
: 길예르모 감독영화답게 하나도 안 무서움.
하지만 그가 찍은 영화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스토리라고 생각함.
만족스러운 결말.
8. 제임스 완의 영화 - 컨져링, 인시디어스 1, 데드 사일런스
셋 다 명작은 아니지만 아무나 찍을 순 없는 수준의 공포 영화라고 생각함.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식상함을 벗어난다.
무서웠던 순위는, 데드 사일런스 = 컨져링 >>> 인시디어스 1
스토리 완성도 순위는, 컨져링 > 인시디어스 1 > 데드 사일런스
(인시디어스 2는 극장에서 보는데 관객들이 큰 소리로 웃었다 ㅋㅋ)
9. 엑소시스트 (극장 개봉 버젼)
: 고전 공포 영화들이 최근의 공포 영화보다 낫다, 라는 평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말초적인 자극을 전달하는 것보다 이 '리얼함'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디렉터스 컷은 너무 늘어져서 추천하지 않음)
10. 오멘
: 만족스러운 스토리. 유아 살해의 충동을 일으킨다.
개인적으로 시리즈 물 중 1이 제일 나은 것 같다. (개인 취향)
11. 악마의 씨
: 만족스러운 스토리. 개성있는 공포.
(로만 폴란스키의 repulsion도 지루함만 참는다면 독특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12. 디센트
: 동굴에 갇힌 두 여자가 괴물들을 만난다.
위에 소개된 영화들에 비해선 범작이긴 하지만...
극장이나 dvd 방에서 본다는 전제 하에, 꽤 무서운 영화.
13. 국내 공포 영화 - 여고괴담 2, 소름, 알포인트, 링
: 영화보다 각본이 좋았던 영화. 무섭진 않음.
(너무 해외만 소개한 것 같아...)
14. 국내 공포 영화 - 장화홍련, 기담
: 각본보다 영화가 좋았던 영화. 꽤 무서움.
15. 국내 공포 영화 - 불신지옥
: 스토리와 공포, 주제 모두 충족시켰던 유일한 국내 영화.
16. 최근 공포 영화 - 오큘러스
: 캐릭터와 세계관이 매력적인 영화. 하지만 하.나.도. 안 무섭다.
극장에서 보고 나오는데, 관객들이 일제히 쌍욕을 날리더라는...
(감독이 일부러 그렇게 찍었나? 싶기도 하고 -_-;; 귀신을 표현하는 장면이 좀 웃기기도 함)
17. 태국 공포 영화, 일본 공포 영화는 판단 보류.
개인적으로 그루지 시리즈는 최악이었음... 주온은 스토리가 없어서 짜증.
태국 공포 영화도 비슷한 이유로 매력을 못 느낌. (혹시 추천할만한 작품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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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제가 봤던 공포 영화 중 추천 작품 목록인데요.
혹시 여기에 없는 작품 중에 추천하고 싶으신 게 있나요?
내용이 말이 되면서도 무섭게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2014.07.06 13:48
2014.07.06 14:25
이거.. 내용 검색해보니까 장난 아니네요. ㅋㅋ 잘 보겠습니다.
2014.07.06 14:37
깜짝 놀래키기식 공포나 호스텔 류의 짜증만 나는 공포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무서움 ^^ (스토리 모르고 봐야 진짜인데...)
2014.07.06 22:45
2014.07.06 14:02
위커맨(오리지널), 사냥꾼의 밤, 세브란스, 킬 리스트, 스테이크랜드 등등..
2014.07.06 14:28
호스텔 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섭지만 짜증나게 무서운, 정말 딱 그 느낌이라서요.
사냥꾼의 밤은 그냥 고전적인 매력으로 봤어요. 위커맨 제 취향일 것 같네요. 잘 보겠습니다.
2014.07.06 14:03
더 로드 (dead end, 2003)
매드니스 (1995)
인 드림스 (1999)
2014.07.06 14:30
셋 다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공포 영화인 것 같네요.
잘 보겠습니다. :)
2014.07.06 14:32
2014.07.06 14:40
아... 맞아요, 셔터가 있었죠. 스토리 때문에 목록엔 넣지 않았지만 약간 무서웠습니다.
2014.07.06 22:55
2014.07.06 14:47
2014.07.06 15:14
2014.07.06 15:27
2014.07.06 16:48
잘 보겠습니다. ㅎㅎ 재밌을 것 같네요
2014.07.06 22:55
2014.07.06 15:15
역시나 베아트리체 달 나오는 인사이드도 저는 괜찮게 봤고,
무섭진 않지만 마터스를 추천 안 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인 피어와 이든레이크도 괜찮습니다.
아직 시리즈 2편까지만 봤지만 잠 못 들게 하는 영화 시리즈도 시간 널널하시면 보세요. 아직까지 나쁘진 않네요.
장르영화를 고를때, 무섭다라는 건 충족되기 힘들기때문에 얼마나 참신한가에 중점을 두는 편입니다.
2014.07.06 16:48
하긴, 무섭게 만드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녜요 -_-;; 신선하기만 해도 대단한거죠.
마터스는 두 분이나 추천해주신 걸 보니 꼭 봐야겠네요. 잘 보겠습니다.
2014.07.06 23:01
2014.07.06 23:33
마터스 무리없이 보셨다면 인사이드도 충분히 가능하실 듯.
2014.07.07 01:16
2014.07.06 23:10
이든레이크는 진짜 짜증을 유발하는 영화.....끝도 뒤숭숭.
2014.07.06 16:11
조지 로메로의 좀비 3부작을 (Night of the Living Dead, Dawn of the Dead, Day of the Dead) 여러 사람들과 함께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리지널 Evil Dead 도 혼자 보지 마시고 한밤중에 불 다 끄고... 문 다 걸어 잠구어놓고 한번 봐보세요. [링] 과 [주온] 이 가장 무섭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쎄. 일본 영화가 별로 안 땡기시면 쿠로사와 키요시의 [외침 (사케비)] 이나 [회로] 를 추천합니다. 비가 오면 물이 새거나 벽지에 뭔가 이상한 무늬 같은게 있는 집에서 사시면 비추천. ^ ^
2014.07.06 16:52
좀비 3부작과 이블데드는 봤는데, 혼자 봐서일까요. 영 제 취향은 아니었네요 -_ㅠ 좀비물은 안 맞는 것으로...
추천해주신 두 편의 일본 영화는 큐어 감독이 만든 거네요. 잘 보겠습니다. ㅎㅎ
2014.07.06 22:25
2014.07.06 23:06
2014.07.06 23:45
2014.07.07 02:06
이미 위에 추천된 영화지만, <인사이드> 저는 마터스보다 더 잔인한.. <세르비안 필름>을 보기 전까진 제일 잔인했던 영화! (<세르비안 필름>은 성적으로 잔인하고 드럽고 기분나쁘기만하고 무섭진 않은 영화라 추천하지 않아요 ㅠㅠ) 와 <익스텐션>, 그리고 일본영화인 <큐어>나 <회로>도 추천해요. <회로>는 정말 무서웠고 쓰는 지금도 괜히 소름돋네요 ㅎㄷㄷ
2014.07.07 02:08
클레르 드니의 trouble every day요. 그 뭐냐 버팔로66찍은 감독하고 베티블루 그 미친 여자 나오는 영화인데요.
저도 공포영화가 무섭지않아 안 보는 편인데 이건 극도의 리얼,건조함이 바탕이고... 저 프랑스에서 tv에서 하는거 보다가 무서워서 이불뒤집어쓰고 울면서 봤어요. 그만큼 몰입되어 그랬겠지만.
단, 공포영화는 공포영화지만(어느쪽인지 밝히면 스포일러라서) 장르영화의 플롯 구조나 컨벤션과는 담을 쌓은 아트하우스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