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6 09:10
3회에서 예고편을 보고 포풍진도나가는구나 했는데 4회에서는 예고편대로 진행되지 않더군요. 낚였어요...
이선재는 확실히 젊다는 느낌을 풍겨요. '강교수님에게 죄송해서 어쩌죠. 저 원래 남의 여자 안건드리는데..' 라는 말은 '당신도 나를 좋아한다' 라는 걸 전제로 깔고 하는 말이죠. 그 순간 오혜원은 선을 긋습니다. 키스 한번 한걸로 착각하지 말아라.
이선재가 오혜원에게 갖는 감정은 이해가 갑니다. 처음으로 자신의 재능을 인정해준 사람이고, 자신의 재능을 꽃피게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사람이고, 거기다가 이쁘니까...(....)
오혜원이 이선재에게 갖는 감정은 뭘까요?
오혜원은 기댈 사람,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서회장, 한성숙 이사장, 서영우 대표 모두 업무적으로 자신에게 부하를 주는 사람들입니다. 거기에 부하직원들은 자신을 완벽한 상사로서 우러러보고 있고요. 게다가 오혜원은 직장에서도 부하직원은 물론 말단 경비원에게도 깍듯하죠. 미용실 머리 감겨주는 시다에게도 먼저 인사를 하고 이름을 기억할 정도입니다. 남편인 강교수도 '당신이 품평 좀 해봐줘', '당신이 이야기 좀 잘 해줘', '당신이 나보다 낫잖아' 라면서 찡찡대기만 하는 사람이니까요.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조금만 건드려도 무너질 수 있는 심리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면에서 이선재는 오혜원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존재였는데... 이 꼬마가 자길 사랑한다고 덤빕니다..?
오혜원도 바보가 아니니까, 이선재와 불륜에 빠지는건 안할것 같아요. 하더라도 극 후반에 저지르겠죠..
운명적인 사랑 같은건 없고, 설사 있더라도 그게 이선재는 아닐거라고 생각 할것 같아요.
윤리, 도덕 따지는 오혜원이 기댈 수 있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도리어 오혜원의 삶을 위기로 몰아 넣는 다는게 아이러니 합니다.
강교수는, 음대 교수가 '내눈보다 당신이 더 정확하잖아' 라고 할 정도로 실력이 없는데 교수는 어떻게 된거냐 생각했는데, 4회를 보니 나름 능력도 있고 인맥도 있는 인물이구나 싶었습니다. 음악적 실력으로는 조인서 교수한테 안되고, 정치적 실력으로는 민학장, 한성숙, 오혜원 같은 능구렁이들한테 밀리고, 오혜원처럼 서영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지도 못하니까 능력 없고 찌질해 보였는데... 이건 그냥 강교수 주변에 워낙 쟁쟁한 사람들이 있다보니 그렇게 보인 것이지 사실 이 사람도 엘리트 였던 것입니다. 하긴 아무리 서영우 빽이라고 해도 실력 없는데 교수는 무리겠죠. 아트센터나 예술재단 팀장정도면 모를까...
(어, 그럼 어제 독일어로 욕하던 서영우의 시누이는..?)
이 드라마의 주요 스토리는 서필원 회장, 한성숙 이사장, 서영우 대표간의 투쟁입니다. 그리고 그 투쟁의 키를 오혜원이 쥐고 있죠. 셋 모두 오혜원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고 노력중인데, 완벽했던 오혜원에게 이선재라는 약점이 나타났습니다. 이 셋은 이선재를 어떻게 이용해서 오혜원을 움직일까요?
2014.03.26 09:22
2014.03.26 09:24
어느 분야나 서 회장 정도의 급이면 주변에 오 실장 정도의 인물은 여럿 있습니다. 기업 회장이니 정치 수장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대학이나 로펌이나 병원이나 상황은 비슷할 겁니다. 오 실장 입장에서야 자기가 아니면 자기 주변이 안돌아가는 듯이 보이겠지만 실제로 서 회장 입장에서는 그냥 부리는 여럿 곰 중의 하나 일 경우가 흔합니다. 드라마에서도 아마 민학장이 예전에는 그런 역할을 해왔던 것처럼 보이구요.
자리에 어울리는 않는 허당처럼 보이는 인물들은 또 다른 분야의 그런 허당들과 잘 어울리더라구요. 이런 사람들의 인맥 놀음은 그렇게 서로 윈 윈으로 얇게 얇게 연결되어 있기 십상입니다. 하여튼 작가가 준비를 많이 했구나 싶더라구요.
2014.03.26 09:25
서영우 빽보단, 이사장이 김희애더러 "네 남편 교수 만들어준건 나다" 했었죠.
2014.03.26 09:35
2014.03.26 09:36
후반으로 가다가 플롯의 키는 박혁권이 쥐게 될거 같습니다. 박혁권의 질풍노도 기대합니다. 험
2014.03.26 09:39
2014.03.26 09:43
이 작품은 상당히 세련된 대신, 센티멘탈리즘을 적절히 억제하는거 같아요. 분명 후반 가서 꽝 터지는 부분이 있을거 같은데 그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캐릭터는 박혁권이 될 거 같습니다.
2014.03.26 09:41
홈페이지 가보면 주인공이 김희애, 유아인 두명이 아니라 박혁권까지 해서 3명이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지금보다 비중이 더 커질것 같아요.. ㅋㅋ
2014.03.26 09:45
아 그래요? 박혁권 주목하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에서 빛 좀 봤으면 좋겠네요.
찌질하고 유니크하고 빈티나는 루저 캐릭터의 대가 였는데, 어째 그 캐릭터 그대로 상류층의 일상을 연기해도 딱 들어맞는지 참 희한한 배우에요 ㅋ
2014.03.26 14:54
찌질하고 유니크한 느낌은 여기서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발성과 핏이 좋고 지적인 느낌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은근히 씬 스틸러 기질이 있어서 어떤 배역을 맡아도 '저 사람 누구지? 연기잘하네'하는 시청자들이 있더라고요. 정말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2014.03.26 09:39
입춘대길 / 지난주에 한성숙이 '(서영우의) 그 자리 탐나지 않아?' 라고 한거나, 어제 서회장이 '넌 이사장이 평생 안놔줄거다'라고 하니까 오혜원이 '평생이면 고맙죠.' 라고 한거 보면 오혜원도 자기 자리가 불안정한거라는건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스트레스 받겠죠., 위로 올라가려는 욕심 보다는 지금을 유지하려는 것도 그래서 인것 같고.. 1회인가에서는 서영우가 오혜원에게 '그 집, 그 차 다 우리가(내가?) 준거야' 라고 막말 하고...
민학장은 과거 한성숙과 내연관계였다가 서회장이 한성숙에게 관심 가지니까 한성숙을 서회장에게 넘기고 이사장이 된 한성숙 푸쉬로 학장이 된것으로 나와요. 한성숙이 스위스에서 직원들 없이 다니려는 것도 거기서 민학장이랑 만나려는 늬앙스로 나왔던것 같아요. 서회장이야 다 알고 있을테고요..
빠삐용 / 아 그랬죠. 깜빡했네요.
2014.03.26 10:24
아 그런 거였을까요?! 스위스에서 민학장과 밀회?! ㅋㅋㅋㅋ
전 쪼꼬렛값 입금하려고 스위스 가는 거라 직원 없이 다니려고 하는 건가 했는데...
2014.03.26 10:14
밀회 어제 시청율이 4% 찍었다는군요. 동시간대 '태양은 가득히'가 2.5%...(....)
jtbc 월화 드라마가 지상파 드라마 앞선건 처음이라네요. 주말은 무자식 상팔자로 한번 이긴적이 있긴 하지만...
윤계상, 한지혜 어쩔...(...)
2014.03.26 10:27
이 드라마 너무 고난이도 어른들의 드라마라 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ㅋㅋㅋ ㅠㅠㅠ
김용건씨가 소풍 가자고 하는 대사 듣고 '헐 설마 오혜원이랑 서회장이...?!' 이랬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서영우랑 강준형이...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걸까요? 한성숙이랑 오혜원이 그런 뉘앙스로 말했던 거 같아서;;
아오 이 드라마 정말 징그럽도록 리얼하고 치밀하네요. 무서워요 ㅠㅠㅠㅠ
격정 멜로인줄 알았더니 이건 뭐... 보는 사람도 머리 무지하게 써야 되는 들마네요 ;ㅁ;
2014.03.26 10:36
등장인물 소개란보면 강준형이 과거 서영우가 가지고 놀던 남자들중 한명이었어요. 그걸알고도 혜원이는 결혼을 한거구요.
최근에도 불러내서 둘이놓곤 그럽니다. 다른친구가 오혜원한테 왜들그런데니? 하는 대사가 친구들 레스토랑 식사씬에서 있었어요.
밀회 대사들이 너무 속사포라서 놓치는 대사들이 많아요. 하나하나 줄거리에 포인트가 되는것들인데.
2014.03.26 10:39
지금까지 얼핏얼핏 나온 이야기로는, 서영우가 서한음대 다닐때 강준형이랑 사귀었지만, 서영우는 정략결혼으로 법조계 엘리트랑 결혼하고 남편이 서회장 회사 법무팀장 전무로 나와요. 강준형은 서회장이 직접 압박했든, 아니면 본인이 지레 물러났든 서영우랑 헤어지고 오혜원이랑 결혼했는데, 제 상상으로는 서회장이 강준형이랑 서영우랑 떼어놓으려고 강준형-오혜원을 결혼시킨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요.. ㅎㅎ
그러고 보면 재벌2세 무남독녀인 서영우가 학창시절 강준형을 좋아한걸 보면 우리 강교수도 젊었을적엔 꽤 멋있었나 봅니다.
2014.03.26 10:32
2014.03.26 12:06
앞으로는 수중에 넣고 가만 보면서 자기 식으로 갖고 놀 것 같아요.
줄타면서 아슬아슬함을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할 사람으로 보여요. 그 상황에 이선재가 어리니까 뭔가 저지르기도 하고...
<밀회>라는 타이틀이 주는 이미지와 두 주연배우만 배우면 애정물인데, 확실히 (말씀하신 대로) 권력 싸움이 더욱 재밌습니다. 이 드라마를 그걸 아주 대놓고 보여주는데, 실제로 모 음대에서 '그저그런' 학생 중의 한 명이었던 제 지인은 동감 백번 하면서 보더군요. :)
강 교수, 엘리트 맞죠. 아무리 와이프가 도와줬다고 해도 적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 없으면 교수까지 못 올라가요. 사실 클래식 음악이라는 게, 워낙 1%의 초엘리트만이 두곽되고, 나머지는 나름대로 살 궁리를 해야 하는 곳이죠. (음대 나와서 피아노 학원 차렸던 수많은 전공자들, 교회 반주자리 얻으려고 온갖 꼼수 다 부리는 전공자들 보세요...) 강 교수도 그런 인물 중의 한명이긴 한데, 나름대로 와이프라는 평생 후원자가 있으니 성공한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