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 것들..

2010.09.03 05:34

being 조회 수:6256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 것들..

 

기준은 '가격' 대비 '성능'비 , 그리고 주관적인 만족도..입니다.

 

 

 

1. 모카포트

 

4만5천원 주고 구입. (덤으로 2만원 상당 원두 2팩 받음. 모카포트 행사 끝물이었던터라 팔고 남은 원두 다 안겨 주시더군요.)

 

매일 사 먹는 원두는 따로 있긴 했는데,  그 전에는 커피메이커로 내렸기 때문에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드립커피로 마셨었어요.

그래서 아메리카노 특유의 맛을 느끼고 깊다 혹은 에스프레소 베이스 바리에이션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핑계들로  스*벅*  커** 탐앤** 등등을

계속 출입했죠. 그러다가 산책 겸 늘 아이쇼핑 다니던 백화점 지하에서 모카포트를 진열해 놓고 팔길래 덜컥 충동구매.  그날 밤 부터 매일 매일 쓰기 시작.

 

하지만 모카포트 구입 후에도 습관적인 커피숍 출입(과 지출)은 계속 되었지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렇게 돈 개판으로 쓰다가는 늙어서 고생한다'는 생각에

잠시 참회의 시간을 가진 후,  '이제는 집에서 아메리카농~'을 목표로,  매일 매일 아메리카노, 라떼 제작 - 텀블러에 테이크아웃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늘 사 놓는 원두 역시 신선하고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녀석들인지라, 이 원두로 모카포트에 에스프레소를 뽑아 아메리카노로 해서 먹으니 참 맛나더군요. 

하지만 라떼로 마시기엔 에스프레소가 좀 약하긴 해요. 그래도 꾸역꾸역 라테도 만들긴 하지만요. 하여튼 집에서 뽑아먹는 커피 참 맛있더라고요.

그 후 제 일과는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많이 뽑은 후 텀블러에 쟁여놓는 것으로 시작해요. 밖에서 돌아 다니면서 하루 내내 먹을 녀석입죠.

 

모카포트가 특히 좋은건 가볍고 에스프레소 뽑는 과정이 간단해서 부담없이 사용이 가능하고, 이용 후 씻어서 보관하기도 아주 쉽다는거죠.  예전에 비싼

에스프레소 기계가 있는 사무실에서 일 한 적이 있는데 손님들 에스프레소를 뽑느라 한시간에도 몇 번 씩 뜨거운 물로 펄펄 소독이 되는 커피숍 에스프레소

기계와는 달리, 하루에 너댓번만 커피 뽑고 때로는 2~3일 씩 쉬는 녀석이다 보니 매번 사용하고 씻기도 귀찮을 뿐더러, 덜 씼긴 커피 찌꺼기 때문에 곰팡이도

많이 쓸고... 하여간 관리가 꽤 힘들더라고요. 그 때 알았죠. 에스프레소 기계 좋은거 사더라도 관리가 좀 힘들긴 하겠구나..

 

하여튼 상품 자체도 아주 잘 사용하는 중이고, 커피숍에 바치던 돈도 절약되고,  이래저래 남는 장사.

 

모카포트 잘 사용하고 있다는 제 말을 들으신 어느 분께서, 그럼 한단계 더 나아가 생두 사서 (프라이팬에) 볶아서 갈아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음..방법들은

다 알기는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싶기도 해서 안하고 있었는데...지금은 좀 진지하게 생각중이에요. 여유가 생기면 도전 해 보려고요.

 

 

 

 

 

2. 시슬리 쇼퍼백

 

제 가방 고르는 기준은 '얼마나 큰가! 얼마나 많이 담을수 있나! 얼마나 가벼운가!' 입니다. 빅백 유행으로 큰 가방들은 많이 나오지만

정말 '가벼운' 가방들은 아주 드물지요. 그러던 차에 사게 된 시슬리 쇼퍼백 제일 큰 사이즈. 순전히 들고다닐건 많은데 가죽은 싫고 ( 못 빨아서-_-)

최고로 가벼운 가방 중 막 쓰기 좋은 가격대의 녀석을 찾다보니 구입.했는데...결국 루이**이나 샤* 가방들은 집안에 고이 모셔놓고 이녀석만 주구장창

들고 다니고 있어요.  가죽끈 부분 무시하고 막 빨수도 있어서 속도 시원하고요. 사실 가죽가방들 얼마나 드러울까 생각할 때 마다 무서웠거든요..

(세균수로 따지면 분명히 변기통보다 드러울거임--;;;  핸드폰이 이 정도 되었으니 가방은 더 심할듯..)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가방은 가격이 싸(?)지요.

 

그리고 제가 아주 안 좋은 습관이 있었는데..만원 이만원 하는 길거리 떨이떨이 가방들(카피 제품도 있고 고유 디자인제품도 있고)을 사대곤 했어요.

그냥저냥 예쁘니까, 사서 한철만 잘 들고 다녀도 남는 장사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돈만 버리는거죠. 물론 이렇게 사서 제대로 들고 다닌 가방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가방을 사서 계속 들고다니면서부터는 이렇게 쓰뤠기급 가방들을 사는 일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그리고 잡지 등등에 명품백들 나와도 '응 그렇구나..' 하고

별 관심 안가지고 넘기게 되고요. (예쁜만큼 무거울 걸 알기 때문;)

 

이 가방을 참 잘 샀다 생각하는 건 결국 두 가지 이유. 가격대 성능비와 만족도가 좋다 + 추가 지출(길거리 or 인터뉏 떠리 가방, 명품백에 혹함..) 원천 차단..

 

 

 

 

 

3. 노트북쿨러

 

몇 년 전, 열라 꼬진 노트북으로 되도 않는 와우를 꾸역꾸역 돌려가며 한 적이 있어요. 와우 오베 스타트 한 날 부터 오리지날 내내 꼬진 노트북과 같이 살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메모리에 심지어 꾸진 온보드 그래픽 카드로 40인 화산 레이드 다닌게 징함-_-) 그 노트북 역시나 당시에 가성비 ?짱으로 이름 날리고 있었고

(즉 비싼 제품이 아니었다능..그래서 성능도 그닥이었다능..) 그나마도 리퍼 제품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싼 가격에 사서 참 잘 사용했었는데..

 

하여간 컴퓨터 사면서 '이걸로 온라인게임 될까요?' 했더니 판매원분이 '노트북 터질꺼에요..요놈이 쿨러가 좀 안 좋아서요..' 하시더군요. 그래서 노트북 터지지 말라고

노트북 쿨러를 사기로 결정하고 그분에게 조언을 구하니, 가격은 좀 나가더라도 전체가 알미늄으로 되어 있고 팬이 2개 이상인 녀석으로 구입하라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걸 찾아 용산을 빙빙 돌아 결국 구입..  가격대는 솔직히 좀 비쌌어요. 돌아다니면서 물어본 가격대 중 가장 비쌌던 듯..

 

하여간 그렇게 해서 쓰기 시작한게 6년이 넘은 것 같아요. (와우 최초 서비스년도가 언제죠-_-?)  그 사이에 노트북은 3번이 바뀌었지만 이 녀석은 아직도 멀쩡..

 

이 쿨러가 좋은 점 중 하나는 경사가 져 있는데다 미끄럼 방지 차원에서 경사부분이 우둘투둘하기 때문에 책을 놓고 보기에도 꽤 좋다는 점이에요. 독서대로도 사용.

 

또 노트북+무선인터넷 하시다가 폐인짓 좀 해보신 분은 아실테지만, 앉아서 혹은 엎어져서 하기에도 귀찮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면 '노트북을 공중에

붕 띄울 수 있으면 얼마 좋을까..' 생각을 하곤 하면서, 노트북을 세로로 세우고 나도 옆으로 누워서 인터넷질을 하곤 하는데 (아아..추해라..) 그럴 때 이 쿨러를

아래에 잘 놓으면 시선 각도가 절묘하게 편해져요. 한쪽이 살짝 들리면서 모니터 보기가 훨씬 편해진달까;;

 

그리고 딱딱한 땅에는 노트북을 세로로 세우기 편하지만 침대 같은 곳에는 잘 안 세워지거든요. 그럴 때도 이 쿨러가 아주 유용... 정말 절묘한 각도로 노트북을

잘 세워서 지탱함.. (이런 용도로 쓰라는 제품이 아닐텐데.. ㅠㅠ)

 

인생을 기름지고 풍요롭게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은 녀석이지만, 잉여생활의 편리함에는 큰 도움이 되었던 녀석이네요. 앞으로도 5년은 더 쓸 듯..

 

 

 

 

 

음; 막쌍 써놓고 보니 딱히 없군요;;; 아..심란한 나의 소비패턴..

 

저는 전자제품은 사기도 잘(제품 선택부터 구입가격 낮추는 것 까지..) 사는 편이고, 고장내지 않고 오래 오래 아주 잘 쓰다 못해 뽕 뽑고 사골까지 뽁뽁 빨아먹으며

알뜰하게 잘 쓰는 편이기는 합니다만..그렇다고 막상 노트북이나 mp3나 전자사전 같은건 '너무 잘 샀다..'고 쓰기에는 뭔가 안 맞는 느낌이에요. 제 사고 기준으로 따져보면

전자제품들은 감가상각비가 너무 크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비슷한 의미에서 차를 사서 정말 멋진 마이카 라이프를 즐긴다 해도, 정말 잘산 물건 중 하나로 '차'를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감가상각비와 관리비가 어마어마.....;; 

 

아..돈 진짜 진짜 잘 썼다..하는 것 하나 빼먹었네요.

 

이건 샀다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우리집 강아지요 ㅎㅎ   처음 데리고 올 때 돈을 좀 많이준터라 가족들에게는 제가 쓴 돈의 1/3 가격만 주고 데리고 온거라고 속였거든요.

(그러나 동생의 고자질로 결국 탄로남;;) 그런데 지금은 그 돈의 100배 1000배 아니 수치를 매기기 힘들 정도의 큰 기쁨을 저에게 주네요.  돈 안주고 입양해 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집안에 웃음꽃이 피고 인생에 활력이 생기고 아픔이 치유되고 내 성격이 바뀌고 더 나아가 생명을 사랑하는 힘이 커져가는건...

 

역시 물건과 생명의 차이는 어마어마한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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