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넓게 알기

2020.03.08 11:50

어제부터익명 조회 수:560

언론계 종사자들을 만나면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세상에 대한 얇고 넒은 지식과 식견이었어요.

묘했던 건 그들 스스로는 각각의 분야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는 전문가에 버금가는 식견과 인사이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었어요.

세계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대안에 대해 실무에 있는 삼성 반도체 직원보다
더 잘 아는 듯 이야기했고
봉준호 자신보다 그의 영화의 미장센을 바로 이거라는 확신을 갖더군요.

누군가를 비아냥거리고 싶어서 글을 쓴 건 아니고
기자라는 직업적인 특수성에서 오는 불가피한 자기 오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글로 옮기다보면
스스로도 헷갈릴 때가 있을 거란 기분이 들었어요.
게다가 객관적인 팩트 이외에 기사의 의도와 논조를 담다보면 
이런 부분은 더 심화가 되겠지요. 

비슷하게 정치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협의하고 논쟁하는 가운데서
스스로 세상 모든 지혜의 정수를 간직한 간달프나 제갈공명이 된 듯한 착각과
알 수 없는 자기 확신에 쉽게 빠지게 되는 거 같아요.

처음엔 안 그랬던 사람들이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변질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저 그 사람이 인성적으로 제련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 보다는 정치인이라는 역할 자체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1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31
111872 싸이 강남스타일 저는 별로...싸이의 최고곡으로 무엇을 꼽으시나요? [18] dragmetothemoon 2012.08.15 3909
111871 '아웃팅' [18] hybris 2012.01.21 3909
111870 "감사의 글" ^^ [20] reading 2012.01.05 3909
111869 나가수 후유증 - 김범수 신작앨범에 악플 극성 [7] soboo 2011.06.18 3909
111868 실비아 크리스텔이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5] 무비스타 2012.10.18 3909
111867 제가 생각하는 나쁜 남자/여자 알아보는 방법(?) [11] nuptig 2010.12.05 3909
111866 집보러 갈때 뭘 체크하세요? [21] 주근깨 2011.01.07 3909
111865 듀나인] 지금 달 옆에 떠있는 별... [7] 클로버 2010.09.24 3909
111864 [바낭] 입사 1년만에 원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11] 7번국도 2010.08.24 3909
111863 [심야바낭] 어디 파스타 같은걸 끼얹나? [16] 불별 2010.08.18 3909
111862 어떤 말이 제일 듣기 싫으세요? [48] 2010.06.22 3909
111861 자꾸 노트북 화면이 저한테 윙크를 해요. (도와주세요) [3] 베이글 2010.07.28 3909
111860 현실에서 일베하는 사람을 처음 대면하게 되었습니다. [18] 지루박 2015.07.01 3908
111859 연휴에 보실 웹툰 하나 추천합니다-붉은여우 [3] 쥬디 2014.05.04 3908
111858 설국열차 조연배우들 (스포) [7] 스트로머 2013.08.02 3908
111857 가게 주인(혹은 알바생)이 절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15] Serena 2011.07.15 3908
111856 흔한 런던 거리 사진 [7] inmymusic 2011.02.25 3908
111855 아래 김영하 작가의 글 중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5] soboo 2011.02.13 3908
111854 정준호 다이어트 했나요 [1] 가끔영화 2010.10.02 3908
111853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여자의 진심을 알려거든. [28] 최광철 2016.08.22 39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