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5 11:24
탈리아 알 굴의 정체에 대한 "반전" 말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미란타 테이트가 사실 탈리아 알 굴이고 최종 보스다"가 극 흐름이나 메세지 전달에 있어서 전혀 중요한 팩터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배우 인터뷰까지 개입하면서 그 "반전"을 클라이막스에 넣고 싶어했을까요? 샤말란처럼 놀란이 반전에 목숨거는 스타일도 아닌데. 덕분(?)에 영화가 클라이막스로 한참 치닫다가 갑자기 김이 확 빠져버리잖아요. 영화 내내 괴수급 카리스마를 과시하던 초악당 베인이 단번에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수준의 바보 순정 근육남으로 쩌리화되어버리더니 - 데드신은 거의 엑스트라 수준이더군요 - 최종 보스라고 등장하신 분은 트럭 운전 좀 하시다 교통 사고로 바로 리타이어해버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 가장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온 씬 두개가, "탈리아가 등장하자 갑자기 순정남으로 돌변해서 눈물을 글썽들썽하는 베인" 하고 "옹기종기 모여서 심각하게 탈리아의 유언을 듣는 배트맨/캣우먼/고든 청장들" 이었습니다. 그 두 장면은 정말이지 놀란 감독의 영화 맞아? 라는 생각이 들더라니까요)
정 탈리아 알 굴을 넣고 싶었으면 아예 초반부부터 (관객들한테만) 정체를 까고 베인과의 관계 묘사나 브루스 웨인/배트맨과의 갈등 관계를 좀 더 세밀하게 구축해 나가던가, 아니면 탈리아를 메인 빌런으로 고정하고 베인 역을 확 줄여서 탈리아에 집중하던가, 아니면 아예 탈리아 알 굴 이나 베인 둘 중 하나만 나오게 했더라면 영화가 훨씬 더 나았을 텐데 말이죠. 이렇게 되면 베인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보게 되잖아요. 밑에 어느 분의 평에서 읽은 거지만 "이렇게 따지면 그 악명높은 [배트맨 포에버]의 베인이나 [닭나 라이즈]의 베인이나 다를게 뭐 있습니까?" 둘 다 여성 마스터의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는 바보 근육남 아닙니까?
사실 전체적으로 따지면 독립된 수퍼 히어로 무비로 따져도 꽤나 수작이고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마무리로서도 꽤 선방했다고도 생각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죠. 밑의 어느 분 평처럼 놀란이 이렇게 정석적인 - 예상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 수준으로 만들지는 몰랐습니다. 차라리 [다크 나이트] 없이 비긴스에서 이 영화로 마무리되었다면 더 나은 평을 받았을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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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들어가기도 전부터 줄기차게 나오던 이야기죠.)
저도 차라리 처음부터 까고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베인과 만나는 장면이라거나 이런걸 보여주면서... 웨인과 폭스가 속고있다는걸 관객은 다 알면서 보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