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8 14:42
페이스북에 자꾸 뜨길래, 도대체 뭔가 싶어서 봤더니, 요즈음 여성혐오 이슈가 떠들썩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놓고 여성혐오를 담은 코너가 인기 코너랍시고 뜨는 게 신기할 정도더라고요.
'남자끼리'라는 코너인데, 제목부터 삘이 오시지요. 코너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조연 급의 커플이 하나 등장합니다. 그때 남자의 어떤 행동 혹은 말실수에 여자가 트집을 잡으면 그걸 지켜보던 주인공격 남자가 임기응변으로 커플 남성을 돕습니다(그런데 이 부분부터가 어이가 없습니다. 커플 남자가 나이트에 갔다가 받아온 라이터를 여자친구에게 들킨 걸 다른 남자가 '제가 빌려준 라이터'라는 식으로 실드치는 식이거든요.). 그러고선 '남자끼리 돕고 사는 거죠. 요즈음엔 남자가 약자니까요.' 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그제서야 메인 격인 커플이 등장합니다.
그 커플 중 여성은 여성혐오 커뮤니티에서 섀도우복싱 대상으로 삼는, 소위 '김치녀'라고 칭해지는 과장된 캐릭터입니다. 계속해서 귀여운 척하는 말투를 사용하며 이것저것 사 달라 조르거나 이것저것 해 달라 요구하죠. 이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 격인 남성 캐릭터(위의 첫 커플을 도운 남성), 첫 커플 남성 캐릭터, 그리고 두 번째 커플 남성 캐릭터, 셋이 합심해서 역으로 놀려먹으며 어깨동무하고 쾌재를 부르는 게 이 코너의 핵심입니다.
웃찾사는 예전부터 유독 고민을 별로 하지 않고 유행어로만 밀고 가려는 코너들이 즐비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했는데, 이 코너는 정말 악의적인 게 눈에 보여서 더더욱 구려 보여요. 공중파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런 걸 대놓고 보여주고 또 사람들이 깔깔거리며 퍼나르는 거 보면, 정말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2015.08.18 14:49
2015.08.18 16:00
2015.08.18 15:27
첫번째 커플정도의 수위면 괜찮을 법도 했는데 메인 여성캐릭터는 너무 노골적이어서 불편하더군요.
희화화의 대상이 현재 그만한 권력이 있나?하는 의미에서 개콘의 '횃불투게더'도 비슷한 맥락으로 불편해요..
2015.08.18 16:01
2015.08.18 16:32
식당에서 일어나는 작은 부당함- 순대국에 순대가 없다는 등의-에 인물들이 희화화된 노동,민주화운동의 방식으로 항의한다는 내용입니다.
디테일들이 보기에 따라 불편하달수도 과민반응이랄수도 있지만 저는 좀 별로에요.
2015.08.18 16:37
본문의 웃찾사 코너는 본 적 없지만 횃불투게더는 한 번 본 적 있어요. 너무나 불쾌하더라고요.
지금 본인들이 누굴 조롱하고 있는 것인 줄 아는지, 생각이라는 걸 안 하고 만드는 건지...
2015.08.18 15:30
줴성줴성
2015.08.18 15:49
두 가지 이유 같아요. 하나는 애초에 여러가지 별건을 모아서 하나로 뭉친 김치녀란 컨셉이 과장된 캐릭터와 상황을 만들기 편해서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알 이런 애들 있잖아'라는 저들의 경험세계요. 젊은 남자 개그맨들 일화들 이면을 보면 저런 여자들만 우루루 모였을 것 같은 세계에서 사는 것 같더군요.
끼리끼리 놀다보니 다 그런 줄 아는 거죠. 궁금한 건 캐릭터를 연기하는 여자희극인의 마인드인데... 무슨 심정으로 저런 연기를 하고 있을지.
먹고사니즘일까요. 아니면 김치녀와 자신은 다르니까 연기하는 건 상관 없다는 정신승리일까요.
2015.08.18 16:00
2015.08.18 18:17
2015.08.18 18:26
바람직한 풍경이 아니어서 개그 프로의 소재로 다뤄질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2015.08.18 20:17
2015.08.18 20:41
다른 모든 풍자가 허용된다는 이야긴 안나왔죠.
사회적인 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2015.08.18 20:49
2015.08.18 21:43
편견에 근거해서 과장되고 확대된 전형을 비난하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그에 대한 비판에 '특권'씩이나 되는 단어가 나오나요. 오히려 방향이 반대죠.
헬조선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기득권에 대한 비판과 풍자거리가 깔리고 깔렸는데 굳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빈정거림;여혐정서를 쓰고 싶으면 쓰면 됩니다. 그럼 거기에 대한 반발과 비판도 당연히 따라올수밖에 없죠. 개그하는게 무슨 특권입니까?
2015.08.19 00:30
편견에 근거해서 과장되고 확대된 전형, 그대로 돌려드릴게요.
이와 같은 류의 개그가 과거에 없었던 것도 아닌데 이를 빗대어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 정서라 비난하는 것이야 말로 님의 첫문장에 해당하지 않나요?
도대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빈정거림'이 여기에 왜 사용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데, 그러면 세상의 절반을 대상으로 하는 개그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군요.
불편하다며 비판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여혐 현상에 편승했다는 쉬운 말까지 멀리하며 '편견에 근거해서 과장되고 확대된 전형' 이라며 비난하는 것은 이상하네요.
그러면 메피스토님, 아래와 같은 개그들은 어떤가요?
1. 노인의 청력 저하를 풍자하여 노인과 손자의 언어 소통 장애를 희화화한 개그
2. 중년 여성들의 지하철 비매너 행위를 풍자하여 희화하한 개그
3. '도를 아십니까' 등으로 길거리에서 포교 활동하는 종교인을 희화화한 개그
그리고 저는 '여혐' 이라는 단어야 말로 '혐'의 대상이라고 봅니다. 누군가 '혐오'는 '편견'에서 비롯되므로 상관없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살의'와 '질투'도 하나로 묶을 수 있겠네요.
나를 혐오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게 편견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건 천지 차이잖아요. 조금 더 넓은 의미로 통용된다고 해서 단어 자체가 지닌 '혐오감'을 떨칠 수는 없죠.
혐오 딱지를 붙이느라 혈안되기 보다, 말부터 바로 잡는 게 위대한 한 걸음이 아닐까 싶네요. 말이 길었습니다.
2015.08.18 20:40
2015.08.18 21:47
2015.08.18 19:22
2015.08.18 20:13
2015.08.18 23:25
웃찾사나 개그콘서트에 저질스러운 개그가 범람하던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다만 궁금한 것이, 특정 집단의 성향을 과장하고 희화하하는 것이 과거에도 종종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동대문 시장 상인들, 과체중인 사람들, 시골 할머니, 복학생 등이 그동안 개그의 대상이 되었죠.
모두 집단의 특정 부분을 과정, 왜곡, 희화하한 것들입니다.
이번 개그가 과거의 다른 개그와 특별히 다른 것이 있습니까?
2015.08.19 09:03
와 요새 듀게 진짜 심하네요 ㅋㅋㅋㅋㅋ
2015.08.19 20:17
ㅋㅋ듀게 개판이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리얼 버라이어티 보다는 코미디 프로를 좋아하는데 개콘은 안본지 오래되고 웃찾사도 좋아하는 코너만 띄엄띄엄 봅니다. 코빅만 챙겨보는 편이죠.
특히 웃찾사는 개그 타겟을 초등생 수준으로 낮춰서 유행어로 밀어 붙이고, 그걸로 행사나 CF 를 노리는 티가 너무 많이 납니다. 웃찾사가 폐지되고 개콘을 안보게 된게 그런것 때문이었는데 웃찾사가 부활하니 '아 맞다 개콘보다 얘네가 더 심했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