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문자 메세지가 와서 확인해보니 매년 봄 지역에서 하는 마라톤 대회 소식 안내 문자입니다. 올해는 28km 코스가 추가되었다고 하네요. 2달 남아서 준비기간은 충분해 보이지만 겨울이라 아직은 밖에서 뛰면 춥고 요즘같은 시기에 참가하기에는 조심스러워서 참가 버튼을 누르기까지 한참을 망설입니다.
마라톤 대회를 매년 참가할 정도로 운동에 열성적인 타입도 아닌 한없이 초보 마라토너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이번 참가 결정을 한건 지난 가을에 뛰었던 하프마라톤 결과에 자존심이 살짝 상했던 이유가 큽니다. 마지막에 몸관리를 못해서 감기기운도 있고 체중도 충분히 감량을 못한 상태로 뛰어서라고 스스로 변명을 하지만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제자신에게 많이 아쉬웠어요. 마지막 5km정도는 걷고 기다시피해서 겨우 골인한 기억은 가끔씩 꿈에서 나올 정도입니다.
살면서 저 자신에게 승부욕이나 경쟁심같은 감정은 별로 크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스포츠 특히 구기종목에 젬병인 이유도 그래서일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달리기나 근육운동만 하는 것도 그 이유일테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번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은 욕구가 저를 지배합니다. 저답지않게 이번에는 꼭 2시간안에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는 목표도 세웁니다.
아직 운동은 시작도 안하면서 좋은 러닝화를 검색하고 아르기닌 식품도 사고 훈련계획도 세우고... 열정이 생긴다는건 좋네요. 물론 여전히 마음 한편에서는 ‘이건 너답지않아!’ 라고 하고 저는 ‘나다운게 뭔데?’라고 합니다만...
운동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물나게 부럽네요. 마라톤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경쟁에
신경쓸 필요없이 달린다는 순수한 행위에 몰두할 수 있는 기쁨이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