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이돌 열전] 힐러리 더프

2010.12.14 10:55

아리마 조회 수:2107


 이거 시리즈로 만들겠다고 했었죠?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것 같지만, 1편 테일러 스위프트 2편 제시 맥카트니에 이어서 이번에는 힐러리 더프입니다. 

 사실 저는 힐러리 더프를 처음본게 리지 맥과이어 라는, 디즈니에서 하는 TV 쇼에서 였어요. 요즘 마일리 사이러스가 고대로 힐러리 더프의 행보를 따라가고 있고, 사실 Hannah Montana 시리즈의 파괴력이 리지 맥과이어 보다 더 큰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 당시 미국 로우틴들의 대세는 리지 맥과이어와 힐러리 더프였었죠. 리지 맥과이어는 중학교 아이들이 펼치는 그냥 학원물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그 나이또래의 아이들이 고민할만한 소재를 가지고 가볍게 시트콤으로 만든 작품이고.. 사실 그렇게까지 잘 만든 시리즈는 아니에요. Hannah Montana 시리즈의, 거의 2초마다 한번씩 빵빵 터지는 훌륭한 개그와 비교해보면, 리지 맥과이어는 조금 지루하고, 사실 웃... 어야 하는 포인트도 거의 없고. 그렇지만 저는 그 당시에 정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그 나이 또래가 대강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건전하게, 무리없이 풀어내는 그게 이 시리즈의 매력이었어요.




 지금 보면 촌스럽고 별 재미도 없긴 하지만. 어쨌든 당시에는 폭풍 같은 인기를 끌었고, 그것에 맞춰 영화화까지 됩니다. 아마 이 때부터 디즈니는 힐러리 더프의 솔로 커리어를 염두에 두었던 것 같아요. 리지 맥과이어 무비는, 뭐랄까 전형적인 TV 시리즈의 영화화에 가까운 작품이었어요. 캐릭터는 고대로 유지한 채 장소를 더 키우고 스케일을 더 키워서 만들어 낸 작품이요. 


 이 작품은 사실 조금 황당한데.. 리지가 로마에 갔다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팝 스타로 오해를 받아서 거기서 노래를 부르고 뭐 어쩌고 한다.. 는 이야기인데, 사실 중요한건 힐러리 더프가 그 작품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는 거겠죠.






 영화는, 사실 예상했던 바지만, 꽤 괜찮은 흥행 수입을 거두게 되고, 이에 확신을 갖게 된 디즈니는 힐러리 더프의 첫번째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저도 그녀의 첫번째 앨범을 꽤나 기다렸었어요. 저는 그때 리지 맥과이어 무비의 OST 로 쓰였던 Why Not?이라는 곡을 듣게 되었고, 꽤나 괜찮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었는데. 당시 유행하던 에이브릴 라빈 스타일의 걸리쉬 락을 조금더 밝고 경쾌하게, 틴팝스럽게 풀어냈었던 곡이었는데 꽤 즐겨들었었어요. 지금 들어도 신나고 유쾌한 곡이죠. 



  어쨌든 TV쇼와 영화의 하이프를 등에 업고 힐러리 더프의 첫 앨범 Metamorphosis는 1위로 화려하게 빌보드에 등장합니다. 당시 붙었던 상대가 존 메이어의 소포모어 앨범인가 그랬었는데, 그 앨범을 제치고 1위를 했던 게 기억나는군요. 저는 당시 힐러리 앨범은 안사고 존 메이어 앨범만 샀던 기억이 납니다만.. (-_-) 어쨌든 예상대로 에이브릴 라빈의 곡을 작업했던 매트릭스 등과 작업을 통해서 걸리쉬 락을 했는데.. 실제로 에이브릴 라빈의 틴팝스러운 버젼에 가까운 앨범이었달까. 대세를 잘 따랐다고 할지. 근데 앨범의 흥행과는 반대로 싱글에서는 참패를 거두죠. So Yesterday가 첫번째 리드 싱글이었는데, 이 곡은 라디오를 통해서는 꽤 나왔던 것 같긴 한데 정작 차트에선 42위까지 밖에 못올라갔고. 뭐 당시는 디지털 다운로드라는 게 거의 없던 시절이었으니 요즘의 마일리 사이러스 처럼 팬덤을 등에 없고 싱글차트를 날아다니진 못합니다. 사실 곡 자체도 조금 심심하긴 했어요. 



  정작 힐러리 더프가 재미를 본 곡은 그 다음 싱글이었던 Come Clean 이었어요. 이 곡은, 아마도 힐러리의 디스코 그래피상 최고의 곡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은 곡인데. 저도 힐러리의 곡중 이 곡을 가장 좋아해요. 두근 거리게 만드는 아주 근사한 도입부에서부터 비가 내리는 것 같이 시원스럽게 터지는 후렴구까지.. 사실 힐러리 더프는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 보컬이 아니라서, 곡을 잘 만나야 하는 편인데, 이 곡은 힐러리 더프의 보컬을 꽤나 잘 활용하죠. 이 곡은 라디오에도 정말 많이 나오고, 사실상 이 앨범의 인기는 이 곡이 견인했던 것 같아요.



 

 어쨌거나 첫번째 앨범의 성공적인 마무리 이후에 힐러리 더프는 필모그래피를 쌓는데 주력합니다. 당시 나왔던 영화가 신데렐라 스토리와 Raise Your Voice 라는 영화였었는데. 신데렐라 스토리는 말 그대로 신데렐라 이야기를 미국 고등학교에 옮겨놓은, -_- 힐러리 더프 영화중에서도 망작에 속하지만 거기 나온 배우들 비쥬얼이 워낙 좋아서 어쨌든 끝까지는 봤던 그런 영화였고, Raise Your Voice는.. 음악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틴에이지 영화였는데, 나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딱히 좋은 영화도 아니었지만. 그리고 이 영화에서 힐러리 더프는 두번째 앨범의 첫번째 싱글 Fly를 발표합니다만.. 사실 이때부터가 잘 나가던 힐러리 더프의 커리어가 삐그덕 거리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당시 경쟁자였던 린지 로한과의 영화 대결에선 항상 패배였고. 그건 사실 힐러리의 잘못이라기 보단 거지같은 (;;) 영화만 골라 내보냈던 소속사 잘못도 있었죠. Raise Your Voice에서 별로 좋지도 않은 힐러리가 부르는 곡에 모두가 감동하는 장면은 정말이지.. -_-;



 

 어쨌거나 Fly 라는 곡은, 그냥 별로에요. 이 곡은 힐러리 더프가 락과는 얼마나 안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곡이었고... 이 곡에서 들려준 맥아리 없는 힐러리 더프의 목소리는 정말이지. 앨범도 걸리쉬락으로 어느정도 힐러리 더프에게 어울렸던 1집과는 다르게 보다 무거운 쪽으로 선회를 해서 이게 뭐냐.. 싶은 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주죠. 도대체 프로듀서는 뭘 한거냐, 싶은 그런 앨범이었고.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프로모션도 그렇고 영.. 앨범은 잘 되긴 했지만, 기존 팬덤빨로 버틴 느낌이 강했죠.



  그래도 그나마 이 앨범까지는 레이블이 제정신이 붙어있을 때였고. 이 때부터 소속사가 본격적으로 삽질을 시작하고, 힐러리의 커리어는 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_-;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히트곡도 별로 없었고, 앨범도 달랑 두장 낸 틴에이지 스타에게 베스트 앨범을 내는 뭔가 알 수 없는 행보를 하게 하고.. 뭐 그래도 당시에 나왔던 Wake Up 이란 곡은 그나마 이 앨범의 구세주였습니다. 힐러리 더프와 락은 정말 안 어울린다는 걸 레이블이 깨달았는지 락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댄스의 바이브를 가져간 이 곡은 힐러리 더프와 정말 잘 어울리고, 앞으로 그녀가 가야할 길을 대충 제시해 주는듯 보였거든요. 이 곡은 온스타일 등에서 꾸준히 방영되면서 한국에서도 꽤나 인기 있는 곡이 되죠.



 

 그 이후로 그녀는 장장 3년동안이나 앨범 발매를 안하고 (안한건지 못한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름도 기억 안나는 소규모 영화들에 주로 출연하며 버텨오다가. 드디어 기회를 잡습니다. 바로 세번째 앨범 Dignity로 컴백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나서 카일리 미노그를 연상시키는 일렉트로니카 스타일의 Play with Fire 라는 곡을 선공개 합니다. 첫번째 싱글은 아니었긴 한데, 그녀가 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충 보여주는 곡이었죠. 이 곡은 지금들어도 꽤 괜찮아요. 그동안 쉬면서 꽤나 고민을 많이 한걸로 보이더군요. 더 이상 걸리쉬 락은 대세가 아니고, 자신한테도 그렇게 어울리는 장르가 아니고. 댄스쪽으로 선회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죠. 



 

 그리고 이어서 터진 With Love는 대박이었습니다. 뮤직비디오 자체는 브릿의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노래도 굉장히 훌륭했고, 그렇다고 그렇게 과격하게 변하지도 않았고. 여러모로 영리하게 잘 선택한 곡이었었죠. 싱글은 나름 괜챃은 성과를 거두고, 앨범도 뭐 그럭저럭. 무엇보다 다행이었던 건 이 앨범으로 힐러리 더프의 팬층이 꽤나 넓어졌다는 거였죠. 이 곡은 당시 클럽에서도 꽤 자주 나왔고, 특정 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만은..



 어쨌거나 이 앨범을 낸 후에 소속사는 또 베스트 앨범을 한번 더 내고 (-_-) 그 이후에 힐러리 더프는 영화와 TV 쇼를 전전하고 있는 것 같고, 당분간은 가수로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올해에는 농구 선수와 결혼도 했어요. 그녀를 아주 소녀때부터 봐온 터라, 결혼했다는 말이 참 어색하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요즘 그녀의 디즈니 후배들인 마일리 사이러스나 데미 로바토, 셀레나 고메즈 같은 아이들은 모두 힐러리 더프가 닦아온 길을 고대로 따라오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이런 계열(?)에서의 선구주자 겪이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중간에 조금만 소속사에서 더 관리를 잘 해주었더라면 지금 보다 더 큰 가수가 되어 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만. 디즈니의 한계가 여기까지인가 싶기도 하고. 그건 요즘 마일리 사이러스만 봐도 대충 알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영화배우로서의 힐러리 더프보다, 가수로서의 힐러리 더프를 좋아하느니 만큼, 나중에라도 꼭 앨범은 계속 내주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녀의 베스트 앨범 (-_-) 에 실린 마지막 곡이었던 Reach Out 동영상을 링크해 놓을 게요. 이 친구 Dignity 앨범 이후의 곡들은 일렉트릭 기타를 기묘하게 접목 시켜놓는데, 그게 참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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