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나 일구구일년판

2023.12.23 11:42

돌도끼 조회 수:70


1991년 조엘 라마간 감독작품

유서깊은 필리핀 토종 슈퍼히어로 만화를 영상화한 작품입니다.
이거 이전에도 이미 10여편의 영화가 나왔다는 것 같고요, 이 영화는 그전에 나온 영화들과 딱히 이어지지는 않는 별개의 영화라고 합니다.

평범한 소녀 나르다는 어느날 숲속에서 선녀(?)를 만나 네가 정의의 사자로 선택되었다는 계시를 받고 초능력자 다르나로 변신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는 바로 10여년 뒤로 점프합니다.
이미 다르나는 국민 아이돌이 되어있고 그동안 수많은 악당들을 물리친 모양입니다. 그리고 여러 캐릭터들이 별다른 소개없이 마구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영화 앞부분에 영웅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본 내용은 마치 이미 한참 진행하고 있던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인 것 처럼 되어있는 거죠. 그만큼 사람들이 다 알고있는 이야기라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는 거겠죠. 적어도 필리핀에서는.

다르나라고 하면 필리핀판 원더우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원더우먼과 비슷한 건 입고있는 복장하고 팔을 열심히 휘둘러 총알을 막아낸다는 정도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다르나를 원더우먼이랑 엮으면 화를낸다던가요?

그렇다고 뭐 창의적인 내용인 건 아닙니다.
다르나는 평소에는 신문기자 나르다라는 신분이고,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나르다가 안경 벗으면 다르나가 되어서 아무도 못알아보고요. 동료 신문기자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그 기자는 나르다에겐 관심없고 다르나에 빠져있습니다. 두사람은 약간 어리버리한 사진기자와 항상 함께 다니고요.
영화가 얼마나 원작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만으로 보자면 예 뭐, 성별만 바꾼 슈퍼맨입니다.
악당의 행동대장으로 나오는 건 메두사와 하피(이름은 물론 다름). 그리고 이런저런 어디서 본것 같은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변신 방법이 나름 동양적이지 않은가 싶은데 구슬을 삼키면 다르나가 되고 구슬을 토해내면 나르다로 돌아옵니다.

근데 이 구슬을 그닥 위생적으로 관리하지는 않아서, 다르나의 초능력 중에는 강한 면역력도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나르다의 경우 비위가 강한편인듯 하고...)

악마가 하수인을 시켜 세상을 정복하려는 걸 막아낸다는 나름 스케일 큰 이야기입니다.
그치만 뭐 30여년전의 아시아 영화니까요 스케일이 그닥 크지도 않고 이런저런 면에서 대단히 엉성해요.

특수효과야 말할 것도 없이 원시적입니다.
근데, 동시기 한국영화와 비교하자면, 이쪽이 더 낫지않나 싶은 감도 들어요.
뭐... 당시 한국에서 특수효과를 거하게 쓴 영화라면 우뢰매류의 아동대상 영화들 밖엔 없던 시절이고, 그시절 한국에선 아동영화를 졸로 보고 아무렇게나 대충 만들었으니까 뭐 한국도 작정하고 제대로 만들었다면 이거보다 낫게 뽑았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도 언뜻 보면 대충 만든 당시의 한국 아동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영화가 애초에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건 아닌것 같고(아동에게 부적절한 요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필리핀 내에서는 영화상도 받고 그랬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당시로선 성의껏 만든 영화였겠죠. 지금보면 웃긴다는 건 양쪽 다 마찬가지지만...

80,90년대 아시아 액션영화라면 피해갈 수 없는 거겠지만 홍콩 영화 영향을 꽤 받았습니다. 초능력을 특수효과로 표현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어 그랬겠지만 주로 몸싸움을 합니다. 거기다 쿵후영화 타격음까지 집어넣었고요. 메두사 언니는 싸울때 사권을 시전하기도...ㅎㅎ

최종결전에선 슈퍼히어로와 악마의 사자가 싸우는데 소박하게 서로 주먹질을 해댑니다. 뭐 쿵후영화 팬들이 보기엔 웃음벨 정도의 레벨이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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