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의 어도어 독립 시도에 대해

2024.06.09 15:18

Sonny 조회 수:169

글을 쓰다가 날아가서 다시 쓰자니 좀 힘이 빠지지만 다시 써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민희진의 어도어 독립 시도건에 대해 이상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좀 짚고 넘어갑니다. 
사람들이 무작정 하이브와 방시혁에게 이입을 해서 평가를 하는데, 이건 심지어 자본주의적인 평가도 아닙니다.
돈을 준 투자자에게 충성을 하고 은혜를 지켜야한다는, 일종의 서열의식이죠. 
이걸 계속 로열티의 개념으로만 보니까 대화가 진전이 안됩니다.

어떤 연예인이 데뷔 초부터 고생해서 스타가 됐습니다. 이 때 옆에서 동고동락한 매니저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형기획사에서 콜이 옵니다. 그 매니저보다 더 훌륭한 일감을 주고 많은 기회나 전문적 협업자들을 붙여준다고 합니다.
데뷔 때부터 같이 고생한 의리의 측면에서라면 이 사람과 계속 같이 가야죠. 그런데 자본주의적으로 생각하면 결별해야죠.
물론 그 매니저를 데리고 회사와 새로 계약을 할 수 있으면 베스트겠지만 양자택일의 상황이라면? 
이 사건을 이렇게 여러가지 측면에서 봐야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본주의적이면서 법적인 계약에 너무 많은 인간적 도리의 속성을 부여하고 그것만으로 해석을 하려고 합니다.

민희진의 어도어 독립 시도 건은 크게 세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a. 자본주의적 관점
b. 법적 관점
c. 도의적 관점

a부터 이야기를 해봅시다. 

투자자가 경영자를 일을 못하게 한다면?
투자자가 쓸데없이 고집만 세서 경영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한다면?
경영자의 시점에서 회사를 더 키울 수 있는데 최초 투자자가 걸림돌이 된다면?
투자자는 절대선이 아닙니다. 경영자가 무조건 떠받들어야하는 존재도 아니구요.
투자자, 대주주의 어떤 행위들은 회사의 이익에 반합니다.
이 때 경영자 혹은 다른 회사가 이 회사, 대주주의 동의를 받지 않고 합병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적대적 m&a의 개념입니다.
민희진이 한 건 이겁니다. 이건 경제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에스엠에서 경영권 분쟁이 왜 일어났습니까? 이수만이 자꾸 에스엠의 이익을 해치면서 라이크기획이란 자회사로 자기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김민종 같은 "의리맨"들이 이수만을 무조건 옹호합니다. 그래도 이 회사를 세운 분 아니냐고.
에스엠이란 회사를 굴리는데 이수만이란 대주주가 무슨 행위를 해서 회사에 어떤 손익을 발생시키는지를 봐야죠.
(최근에 방시혁이 에스엠을 먹으려고 했던 게 바로 적대적 m&a입니다. 
그런 사람이 민희진의 어도어 독립을 무슨 대역죄처럼 판단하는 게 웃길 따름이죠)

때에 따라서는 그런 사람들을 쳐내거나 은원관계 무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자본주의적으로 더 나은 판단이니까. 
대한민국의 재벌 세습을 그렇게 비판하고 비합리적 경영과 인선에서 화를 내는 분들이 이 건에서는 삼류 깡패영화의 의리 타령만 합니다.

방시혁이 정말 투자자로서 투자만 잘 하고 민희진에게 경영의 전권을 보장했거나, 멀티레이블 수장으로서 어도어의 일을 지원했다면 또 모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민희진이 밝혔습니다. 뉴진스 데뷔 때부터 계속 방시혁과 박지원이 훼방을 놓았다고요.
민희진이 한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 말의 진위를 따지는게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하면 방시혁이 가장 확실하게, 어도어와 뉴진스의 자본주의적 가치를 망치는 행위를 했거든요. 그걸 보여줬거든요.
하이브가 뉴진스 컴백 며칠 전에 언론에 쫙 풉니다. 내가 키워줬더니 뒤통수 쳤다고. 민희진 저거 '도둑년'이라고. 
민희진을 개박살내고, 뉴진스가 "뉴프티" 소리를 듣든말든 완전히 독을 풀어놓습니다. 이게 하이브가 한 짓입니다.
뉴진스가 버블겁 내놓고 하우 스윗 내놓기까지 그 한달동안 하이브가 민희진과 그 측근들에게 어떻게 했는지 보세요.
부대표는 겁박해, 스타일리스트는 밤에 집에 가서 협박하고 횡령했다고 기사내, 그 과정에서 다른 스포츠신문한테도 민희진 편들지 말라고 위협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계속 뉴진스 배신자다, 뉴진스는 이제 수납되어야 한다 이런 여론 조성하게 되고...
어도어의 경영자인 민희진에게, 자본주의적으로 제일 확실한 손해를 끼치던 게 하이브입니다.
투자자가 경영자에게 어떤 식으로 방해를 하고 심지어 망가트리려고 하는지, 하이브가 아주 잘 보여주고 있죠.
자본주의적으로, 어도어가 하이브에게서 독립하려고 하는 게 전혀 이상한 게 아닙니다.
어도어의 제일 확실한 상품인 뉴진스를 데뷔 때부터 계속 훼방놓고 망가트리려고 하는 게 하이브이니까요.
그럼 하이브가 그대로 있었는데 어도어가 독립을 그대로 진행했다고 해봅시다. 그랬을 때 과연 1조원의 손실이 났을까요?
어도어가 독립을 못하는 건 기정사실입니다. 이것만으로도 하이브가 지금처럼 일을 키울 필요가 없어요.
민희진이 언플로 방탄의 이미지 훼손을 시켜, 음반 밀어내기 공론화를 해, 뉴진스 홀대했다고 주장해...
이러나저러나 민희진이 어도어에서 뉴진스를 못빼갑니다. 계약으로 묶여있으니까. 그리고 민희진은 어차피 경업금지 계약에 묶여있습니다.
이 게시판 분들도 그렇고, 자꾸 민희진의 의도와 계략을 말하는데, 이게 다 충성심의 기준에서 평가를 하는 겁니다.
저 인간이 싸가지가 없이 감히 대드네? 라고 판단을 하는 게 바로 인격적인 판단입니다. 
자본주의적인 판단이 아니라요.
왜 [타짜]에도 유명한 대사가 나오죠. 
"뭐? 복수? 죽은 곽철용이가 너네 아버지냐? 복수한다고 지랄들을 허게? 복수같은 그런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으로다가 접근하면 안 되지. 도끼로 마빡을 찍든 식칼로 뱃대지를 쑤시든 고기 값을 번다, 뭐 그런 자본주의적인 개념으로다가 나가야지, 에라이..."

"통수" 같은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이미 이 사건을 너무 인격적으로만 보는거죠. 도의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거에요.
이건 상법으로 다툴 일이거든요.

b는... 더 이야기할 게 없죠?
그냥 결정문 전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이걸 다 무시하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c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자본주의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잘못이 없다지만 인간적으로 잘못한 사건들은 아주 많으니까.
이를테면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해버리거나 버스기사가 버스요금을 몇백원 썼다고 횡령죄로 고소하는 것들 말이죠.
 
이 경우 민희진과 방시혁, 민희진과 박지원 등의 인간적 신뢰교환을 볼 수 있겠죠.
이 부분에서도 법원의 결정문을 좀 더 자세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민희진의 문제제기는 할만했다고, 법원이 판단한겁니다. 민희진의 기자회견이 신빙성이 있다는 겁니다.
민희진이 음모를 짰든 어쨌든, 이 문제들은 다 찐인데? 어도어의 가치를 지키려면 다 할만한 문제제기잖아? 라고 하는 거에요.

경영자가 대주주에게 지킬 도의가 있다면, 반대로 대주주 역시 경영자에게 지킬 도의가 있습니다.
그걸 누가 어떻게 먼저 깼는지를 판단해야죠.
걸그룹 1호 데뷔 약속? 안돼~ 나중에 해~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네 이름 팔아서 헷갈리게 할 테니 딱히 해명하지마~
부모님들한테는 네가 알아서해~ 
이 내용들 민희진이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보여준 카톡에도 다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여론이 되게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농담이 아니라, 과거에 아내를 폭행하던 남편의 이야기처럼 다들 반응합니다.
다른 남자랑 웃으면서 이야기한 건 맞네? 
남편이 배신감들만한 짓을 했네?
그렇다고 동네방네 미친 여자라고 소문 다내고 두들겨패서 집에서 쫓아내도 됩니까? 
모든 근거가 남편의 배신감이고, 그 배신감 때문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말을 안합니다. 
엔터업계에서 대기업이 개인을 이렇게 말살해버리려고 했던 게 거의 전례가 없습니다. 그나마 에스엠과 JYJ 그 정도 뿐이죠.

지금 사람들이 계속 하이브의 입장에서, 도의적으로만 민희진을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이브가 뭘 했는지는 다 빠트립니다. 이러니까 계속 민희진 나쁜 X에서 이야기가 공회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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