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를 다시 보니

2020.02.26 22:25

mindystclaire 조회 수:747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들판에 누워 있던 두 사람의 배경에 있던 나무는 마지막 살아남은 한 사람을 배경으로 한 나무가 됩니다. 살아있던 개는 나중에 죽은 개로 대비가 되고 과수원하는 동료가 살았을 때 말해 준 체리꽃은 시체로 가득찬 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텅 빈 독일군 전지의 침대에 붙은 가족사진은 마지막 스코필드의 가족사진으로 대응됩니다. 꼼꼼히 배치된 이미지를 통해 죽음과 삶이 끊임없이 교차되는 전장터에 있는 주인공의 각성을 개연성있게 전개합니다. 스토리가 단순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의 독백으로 가득찬 <씬 레드 라인> 이후 이런 전쟁영화는 처음 봅니다.


34개의 숨겨진 컷이 있고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배우들을 참여시켜 연극처럼 연기하게 했다고 합니다.



상부에서 보는 것과 밑바닥에서 보는 것, 최전선에서 보는 것은 다릅니다. Hope is a dangerous thing이란 컴버배치의 대사는 전쟁 중간에 절대 결말이란 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과 무력함이 나타납니다. 그 대사를 세익스피어 극에 나왔던 배우가 치니 살더군요.


마지막 장면 사진 뒷면에 come back to us라고 써 있어요. 카미카제 작전에 투입된 일본군들이 마지막 순간 외친 말이 어머니였다고 읽은 적 있습니다. <블랙 호크 다운>에서 마지막에 나오던 에릭 바나가 아내에게 쓴 편지도 생각나고요.


그 프랑스 여인과는 아주 기초적인 불어와 영어,눈치로 소통했군요. 아기와 우유는 생명을 상징하고요.


기생충과 맞붙은 것, 코로나 정국에 개봉되어 불운한 영화지만 그래도 제가 본 시간대에 관객들이 좀 있더군요.
저는 놀란이라면 과연 이렇게 일직선적으로 나가며 서정성을 일으키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더군요. 멘데스가 한 걸 놀란이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건 제 편견이겠죠. 훌륭한 촬영감독, 편집자, 배우들을 완벽히 조화시켰네요.  토마스 뉴먼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어요. 죽을 고생하고 1600명의 동료들을 구하려 동분서주한 스코필드의 노력을 알아 주는 제스쳐를 취한 배우가 Adrian Scarborough였어요. 제이미 파커도 뜨던데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요.


<아이리시맨 >처럼 이 영화도 일직선적으로 나아가는 시간에 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5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88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262
111785 SBS에서 이은미-문재인 찬조연설 시작했습니다. [9] the end 2012.12.13 3897
111784 그 겨울 원작 결말 아시는 분 [8] 자본주의의돼지 2013.04.03 3897
111783 떡밥 회수의 날입니다 [18] 지지 2012.08.13 3897
111782 컵케잌 전문점 간단 후기, 마노핀, 굿오브닝 [13] 프레데맄 2012.06.03 3897
111781 오늘이 구글 생일이라는데 생일상이 조촐합니다. [10] 자두맛사탕 2011.09.27 3897
111780 곽재식님 사진 [8] 불별 2011.10.13 3897
111779 (기사) 나탈리 포트먼, 아기 이름도 심오해 [10] nomppi 2011.07.07 3897
111778 얼불노에 관심이 생겨서 엔하위키를 읽고 있는데요. [16] 자본주의의돼지 2011.07.07 3897
111777 듀게살림하시는 주부님들;물가 장난 아니네요 [20] 메피스토 2010.09.24 3897
111776 일본식 말장난. [2] nishi 2010.10.01 3897
111775 인셉션 관련 해석 중 가장 맘에 드는 것(당연 스포일러) [5] ally 2010.08.18 3897
111774 실온에서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들... [2] 29일 2010.07.01 3897
111773 영화를 만들라니까 논문을 쓰고 있음 [5] 닥터슬럼프 2014.11.05 3896
111772 세월호 구조작업을 요약하자면 [6] 갓파쿠 2014.04.29 3896
111771 엘리베이터 미스테리 [24] 오렌지우드 2012.10.06 3896
111770 [듀나인] 일어공부용 영화좀 추천받을 수 있을까요? [26] cloudy 2012.08.16 3896
111769 울산 자매 살인사건 용의자 공개수배 됐네요. [6] 자본주의의돼지 2012.07.23 3896
111768 뼛속 깊이 공감을 느끼는 노랫말이 있나요? [40] 발광머리 2012.07.06 3896
111767 [바낭] 왜들 이러십니까. 이렇게 될 줄 아셨잖아요(...) [7] 로이배티 2012.04.12 3896
111766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이 명언에 대한 진실아시는분? [8] 한소년 2011.09.22 389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