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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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리포터가 뉴스공장 인터뷰를 했군요. 신뢰도 -100%인 김어준 뉴스에 출연하다니 BBC도 맛이 갔나봅니다. 세계 언론이 문빠가 되려는 건지 참 걱정이네요. 인터뷰에 나와서 '중국인 출입을 막지 않은 것은 문정부의 명백한 실책이다' 라고 해주었으면 될 것을 그 말 한 마디를 안 하고 잘하고 있다고 해서 본사의 신뢰도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군요. 심지어 모범적인 일본의 정책을 비판까지 했으니 BBC 뉴스는 절대 안 믿는 분들이 다수 나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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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지역내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습니다. 현재 시드니의 핫 스폿 (이라고 해봤자 아직 미미한 수준. 우리나라 31번째 환자가 나오기 이전의 상황과 비슷하겠습니다) 이 제가 사는 행정구역입니다. 거리상으로도 우리동네와 별로 멀지 않아요. 전형적이게도 이 곳에서도 요양원, 병원과 학교등입니다. 환자를 진료한 병원 의사가 감염되는 바람에 그 병원 직원과 학생인 그의 아들이 감염됐죠. 어떻게 하나 봤더니 대책은 한국이 초기에 했던거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학교를 2주간 폐쇄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격리하고 검사중에 있습니다. 병원도 폐쇄되었고요. 사실 이게 더 문제인데 여기는 의료자원이 한국처럼 풍족하지 않기때문에 이렇게 병원이 폐쇄되면 안그래도 부족한 시설이 더욱 부족해집니다. 검사 결과도 아직은 하루 이틀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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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는 정부 정책보다 항상 한 발 앞서 움직이는데 오늘은 미국의 워싱턴주가 여행 금지 구역에 추가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도 좀 위태로워보이는데 저희 회사 본사가 그 쪽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모든 출장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면 특별 허가를 얻어서 본사가 지정한 '출장 금지 지역'이 아닌 곳으로만 갈 수 있습니다. 금지 지역을 개인적으로 여행한다면 (가족포함) 14일간 회사에 나오지 말고 격리해야 하고 또 감기 기운이 있거나 몸이 조금만 안 좋아도 무조건 집에서 쉬거나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습니다.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도 금지되었고요. 회식도 모두 취소되고 난리도 아니군요. 이러니까 사람들이 막 동요하는데 별 일 없어도 재택근무를 해야만 할 것 같은 압력이 느껴집니다. 사실 저는 재택근무하면 중간 중간 고양이랑 놀아주기도 하고 생산성을 더 올릴 자신이 있어요.
* 엊그저께 호주 중앙 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재정 정책을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의도와는 정 반대로 금리 인하 그자체만으로도 경기가 죽을판입니다. 다들 뉴스를 보고 '와 진짜 불황이 오나봐. 돈 안 써야겠다.' 부추기는 효과가 있죠. 뉴스 자체가 패닉을 부추기는 또 다른 현상은 두루마리 화장지 사재기입니다. 화요일껜가 그 쯤에 한 신문이 특정 지역 수퍼마켓의 텅 빈 진열대 사진을 실으며 '이미 사재기가 시작되었다.'라고 보도를 했어요. 그런데 그 날 저녁부터 진짜로 사재기 전쟁이 벌어집니다. 다른 건 다 놔두고 두루마리 화장지만 사들여요. 저도 고양이 사료를 사러 갔더니 동네 마트에 화장지 진열대가 텅 빈 것을 봤어요. 그 다음날부터는 더 많은 사진이 보도되고 BBC와 독일의 DW와 프랑스와 세계의 모든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합니다. '왜 화장지인가?'라는 분석 기사도 등장합니다. 어떤 동네에서는 마트에서 화장지를 쓸어담는 고객들끼리 다툼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해서 테이저건을 쐈습니다.
* 마스크 부족은 여기도 마찬가지.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치과용 마스크가 부족해서 치과들이 영업을 못할 판이라고 신문에 났네요. 정부에서 의료진들을 위한 물량을 비축하는 중인데 그것때문일수도 있고 누군가가 사재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죠.
* 주변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거나 일본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3월, 4월 벚꽃 시즌이 절정기인 것 같네요. 왜 갑자기 올 해 일본으로 저렇게들 많이 가나 했더니 프로모션이 엄청납니다. 일본이 올림픽도 있고 관광객 유치 목표를 어마어마하게 잡아서 엄청난 물량이 풀린 것 같아요. 심지어 BBC 싸이트의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성'이라는 기사를 읽는데 기사 중간에 '일본 여행의 최적기. 지금 당장 예약하세요' 같은 광고가 뜹니다. 다른 웹싸이트를 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솔직히 약간 걱정이 되는데 일본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판국에 아직도 크루즈 선박의 감염자들을 합계에서 제외하고 '총 확진자 200명' 으로 발표하면서 저렇게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거요. 뭐 별일은 없겠죠?
* 마지막으로 호주의 두루마리 화장지 밈 콜렉션을 링크합니다.
https://www.mamamia.com.au/toilet-paper-memes/
2020.03.06 17:42
2020.03.06 18:41
사실을 따지자면 그 프로그램에 정부에 비판적인 게스트도 출연합니다. 하태경 의원도 단골 출연자였고 자한당(통합당) 의원들도 출연하고 전화 인터뷰도 합니다. 하태경 의원은 가끔 '문정부가 이건 잘했다'라고 얘기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판적이고 자한당 의원들은 절대로 문정부, 민주당에 고운말 안 합니다.
오늘 BBC 리포터 인터뷰는, 저도 '문정부의 실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가지만 꼽아서 말한다면?'이라고 꼭 찝어서 물어보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질문을 '한국의 방역 정책 및 대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포괄적으로 했기때문에 리포터가 의견이 있다면 잘한 점과 못한 점을 모두 얘기할 수도 있었고 실책만 얘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유가 뭐든간에 문빠 딱지가 붙은 것은 어쩔 수 없겠네요.
2020.03.06 19:16
2020.03.06 17:45
2020.03.06 18:52
안그래도 리포터들이 이란발 입국을 금지하면서 감염자 숫자가 더 많은 한국발 입국금지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었거든요. 총리는 '의료 자문기구의 권고를 받아들여서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 한국은 통계의 투명성과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있어서 아직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서 정책은 바뀔 수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실제로 이란발 입국을 금지했을 때는 이란에서 귀국한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다수 확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한국발 입국자 중 한 명이 확진이 되었는데 그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날 싱가폴, 이태리발 입국자도 각각 한 명씩 확진이 되었으나 싱가폴은 감염자수가 절대적으로 적어서 대상에서 제외한 것 같고 이태리는 '우려하며 지켜보는 중'입니다. 아마도 다음 차례가 될 겁니다. 그러다가 유럽이 우후 죽순 터져나오면 '모든 입국을 차단할 수는 없다...'며 본색을 드러내겠죠.
그런데 실제로 이란발 입국자들도 대부분은 영주권자나 호주시민들일겁니다. 아니라면 비자 받기가 무지 어려울 거 거든요. 그래서 이란발 외국인의 입국금지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2020.03.06 18:30
2020.03.06 18:51
2020.03.06 19:31
화장지 사재기의 이유는 궁금하네요. 마스크 재료와 상관 없다는 공식 발표도 있었던 거 같고요.
사실 마스크에 비해서 화장지는 생존에도 크게 영향이 없을 거 같기도 하고요.
2020.03.07 13:19
모든 사람이 이유를 궁금해합니다. 사실 화장지는 대체품이 많죠.
2020.03.06 21:23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서 호주까지 감염자가 번지고 있다니, 이탈리아도, 이란도, 호주도 전 계속 믿어지지가 않아요. 중국인들이 전세계에 여행이든 뭐든 많이 나가있는건 아닌데 왜 왜 이 국가들만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인지, 여기는 신천지도 아닐테구요.
- 지금 화장지를 왜사요? 화장지로 마스크 대용으로 살 것도 아닌데요.
2020.03.07 13:24
Covid-19의 특성인 거죠. 막을 수 없습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한 나라들은 시기를 좀 늦출 수 있었을 뿐이지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도 신천지라는 복병이 아니었으면 지금 유행시작하는 나라들과 비슷하게 번졌을 겁니다. 또 입국 금지는 정확하게는 중국인 입국 금지가 아니라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에 체류했던 외국인'의 입국 금지입니다. 시민권을 획득한 상당수의 중국인들은 이 조례를 피해서 그대로 들어올 수가 있으며 외국인들도 타국에 14일 이상 체류한 이후 들어올 수 있습니다. 또 시민권자들은 14일 이내에 중국에 체류했어도 바로 들어올 수가 있고요. 중국인 입국을 막은 나라들이 100% 방역 성공할 거라는 거는 망상이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어떤식으로든 범유행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입니다.
2020.03.07 14:27
동감합니다. 코로나19가 무증상 전파까지는 아니어도 무증상 감염자가 잠복기 상태일때 기존의 방역 시스템으로 길러낼 방법이 없음이 알려지자
이건 막을 수가 없는 전염병이라는 경고와 우려가 많았어요. 무증상인 상태에서 증상 발현까지 평균 4~5일, 최대 20일 정도 걸리는데 ,, 이러한 사람들을
막으려면 중국에서 실시했던 것처럼 무식하게 봉쇄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는데 이건 중국이니 가능하지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입니다.
그래서 서구 방역전문가들이 한국의 케이스를 지지하고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이겠죠.
결과는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한국 방식이 신천지 같은 비상식적인 컬트집단 그리고 그런 집단에 의해 이미 오염되어 있는 지방정부의 행정과 만나면 대구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이미 실패한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래도 전 한국방식을 지지합니다. 지금 당장의 실패가 있더라도 끝까지 해봐야 배우는게 있고 발전이 있고 좀 더 나은 대안을 만들 수 있을테니까요. 그게 민주주의의 힘이고 저력이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그 프로그램에 정부에 비판적인 패널이 출연하기나 합니까? 안하잖아요.
그리고 현정부의 마스크 말바꾸기나, 대통령이 초반에 곧 종료된다고 말한거나 그런건 당연히 안물어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