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6 01:37
먼저 와서 앉아 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테이블로 와서 앉더군요.
아...
네...
하다가 웃으면 소개팅 시작이죠.
처음에는 서울여잔지 알았습니다. 너무나 능숙한 서울말에 이 여자가
남쪽 여자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었어요. 근~데 그게이짜나요오.
를 듣기 전까지만요.
경상도 사람이 그의 출신을 들키게 되는 상황은 어색한 서울말입니다.
이것 좀 뽀사주세요. 아니면 깨사주세요. 를 서울 억양으로 쓰면, 딱 걸리는거죠.
근데 이 여자는 좀 달랐습니다. 아 네 저는 이번이 마지막 학기에요. 하다가 근~데 그게이짜나요가
나오는겁니다. 뇌의 언어중추에 남쪽 지방과 서울의 경계가 굉장히 뚜렷하고 걔네가 번갈아 나오는
대화에서 음성계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자의식이 없는 여자였어요.
어느 순간부터 저는 그 여자의 사투리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냥 단정한 서울말의 흐름 속에서 물고기가 툭 점프하는 순간을 기다리는 겁니다.
그 여자는 아마 제가 자기 많이 좋아하는지 알았을거에요.
저는 그냥 소개팅에서 1차는 내가 내는 철학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어릴 때 티비를 고치는 아버지의 툭탁툭탁 소리가 좋아서 그 옆에 가만히 서있던 것처럼.
그냥 웃으며 들었습니다.
지금 새벽 한시 반인데, 몇 달전 그 여자에게 카카오톡을 하고 싶네요. "...자요?"
그러면 아마 자기는 아마 제가 자기를 많이 좋아하는지 알지도 모르죠.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전 실망할겁니다. 남쪽 여자들이 얼마나 빨리 서울말을 습득하는지 많이 봐왔거든요. 더 이상
근~데 그게 이짜나요.
는 없다는 걸 잘 압니다.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다부입오ㅑ로위ㅜ이퍼먀ㅓㅑ리드루어ㅏㅍ미그
새벽에 뭔 뻘 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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