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8 18:28
일본 상황에 대해서 한국에서는, 엄청난 확진자와 사망자가 있는데 숨기고 있다,라고 단정되는 듯 합니다. 이와 관련한 근거들도 쏟아지는데 모두 한국 네티즌들이나 한국 언론이 하는 말들이구요.
반면 일본인들은 아베 정부의 대처가 정상적이고 오히려 한국 방식이 해롭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주류 시민들은.
뭔가 민족주의를 벗어난 중립적인 시각이 뭔지 궁금하네요.
예를 들어서 일본이 진짜 잘못을 하고 있다면, 미국-유럽과 같은 나라에서 일본 왜 그러냐고 지적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만약 한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본이 저렇게 방치되면 미국,유럽에도 악영향을 끼칠텐데.
왜 서양인들은, WHO나 IOC나 트럼프는, 유럽 지도자들은, 여러 국제기구들은, 일본에 대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ps. 누가 CNN이 일본을 비판했다고 하던데, 실제로는 CNN은 '일본이 다른 나라와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건조하게 말했을 뿐입니다.
ps2. 이 글은 일본을 지지하는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다만 너무나 궁금해서 쓴 글입니다. 서양인들의 시각이.
ps3. WHO 가 일본에 돈 받아 먹어서 그렇다, 라는 식의 설명은 사양합니다.
2020.03.18 18:44
2020.03.19 01:44
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도 한 때 일본을 믿었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2020.03.18 18:53
이 게시판에 지난 관련 쓰레드에서 일본에 대한 쓴 글을 보시면 제 입장은 아실 수 있을겁니다.
짧게 반복하자면 - “현재까지는 효과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입니다.
물론 이번 팬데믹은 이제 시작이라 일본정부의 대처가 올바르고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의 평가는 매우 부적절하고 매우 이르며 정보가 부족합니다.
해외에서 일본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이유는 일본 정부가 취하는 조치가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충분한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그 데이타와 정부 조치간의 상관성이 분명히 규명되어야만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고 자국의 상황에 맞는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한데 일본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현재 다수의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 방역당국의 조치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결과’보다는 ‘1. 충분한 데이터가 2.투명하게 공개되고 그 데이터가 3. 정부의 구체적 조치와의 상관성이 추적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역시 최종적인 판단은 현재로서는 아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건 과학이 아니라 점장이의 영역이니까요.
한편, 일본의 방역 지휘부가 한국같은 의사와 과학자 주도의 방역이 아닌 ‘군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역사성과 특수성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입니다.
물론 미국의 CDC 역시 그런 측면이 있지만 일본은 2차대전 당시 (생체실험을 했던) 군사조직을 모태로 방역조직의 핵심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는 측면에서 폐쇄성이 좀 남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의 조치에 대해 정보가 조작되었건 통제 되었건 어쨌든 ‘패닉’ 없이 국민들이 일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 현 시점에서는 나름 일본의 사정에 맞게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 정부의 정보통제의 구체적 수단은 ‘검사 횟수의 인위적 조절’입니다. 적은 검사횟수와 높은 확진률이 지적당하자 하루 동안 갑자기 그 이전 일주일치보다 많은 검사수를 퍼 부어 확진률 수치를 내리기도 합니다.
사망자의 경우는 유상증세 사망자는 물론 확진자의 시체에 대해서도 사후 검사를 선택적으로 하여 수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경우 일본정부와 달리 언론을 통제를 통한 여론 조작(통제)가 불가능한 정치적 조건을 감안하면 당연히 일본 모델은 어디까지나 일본내에서만 가능한 모델입니다.
2020.03.19 01:42
긴 답장 감사합니다.
2020.03.18 20:27
2020.03.18 22:46
그렇네요. 확진자가 적은데도 "칭찬"이나 "모범사례"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 간접적인 서양의 시각을 알 수 있겠군요.
2020.03.18 23:33
2020.03.19 01:42
단정한다의 주어는 제가 아니라 "다수의 한국 언론"입니다. 블룸버그 기사 출처 감사드립니다. 제가 원하는 기사였네요.
2020.03.19 06:08
2020.03.19 11:16
특별히 일본을 신뢰한다기 보다는 그냥 아시아에 관심이 없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정부가 발표하는 것을 믿습니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 박근혜 정부때는 한국 정부가 발표하는 정보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믿습니다. 굳이 노력해서 진실을 알아야할 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로 미국과 무역전쟁도 빡세게 하고, 남중국해 영토 문제라든지 직접적으로 자기들 나라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게 워낙 눈에 띄어서 나쁜 여론이 형성되어 가는 중이고 일본은 그래도 민주주의 국가이고 미국의 친구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정부의 뻘짓이나 신뢰도가 어떻고 2차대전 후 확장 기세로 나서는 것도 전혀 관심없고 내 알바 아닌 일들입니다. 이것은 광범위한 대중적 인식이고요.
조금 더 깊게 들어가고 싶어하는 미디어들의 심층 취재는 좀 다르겠죠. 이게 세계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 만큼 큰 이슈에는 아직도 못 이르는 것 같아요. 일본이 올림픽을 위해서 숫자를 조작한다는 생각보다는 일본은 숫자가 작으니 올림픽을 할 수는 있겠구나. 그런데 누가 참가할 수 있을까? 이 정도예요.
궁금해서 저도 기사들을 몇 개 찾아봤는데요.
일단 가장 최근에 올라온 비판적인 기사 두 가지는 여기
http://theconversation.com/coronavirus-in-japan-why-is-the-infection-rate-relatively-low-133648
로이터는 유명하고 '컨버세이션'이라는 미디어는 잘 모르겠군요. 처음 봤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신문이니 중립적 기사는 아닙니다만
https://mainichi.jp/english/articles/20200303/p2a/00m/0na/012000c
파이낸셜 타임즈는 '아시아의 교훈'이라는 종합적인 제목으로 실었는데 현재 데이타만 보면 가장 모범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나라가 대만, 홍콩, 싱가폴, 일본이죠. 그래서 묶어서 다루려고 했어요. 그런데 기사 중간에 보면 그렇게 그룹지어놓고 일본에 대한 언급이 없어요. 대만과 홍콩 싱가폴의 성공적인 방역은 분석을 해 놨는데 (사스의 교훈, 초기부터 시행한 엄격한 국경 통제) 일본은 이 범주에 들어가지 않으니까 그랬나 추측할 뿐입니다. 대신 그래프 중간에 '데이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있다'고 설명을 붙여 놓았네요.
https://www.ft.com/content/e015e096-6532-11ea-a6cd-df28cc3c6a68
2020.03.19 11:32
해외 언론도 이제 슬슬 올림픽 이슈와 연계되어 '일본을 믿어도 되나?' 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 같은데...
만약 아베가 IOC랑 짝짜꿍해서 올림픽 강행했다가 그럭저럭 진정세에 접어들던 세계적 팬데믹이 다시 난리나게 된다면 서구가 가진 일본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 깨질 것 같습니다. 거기에 IOC 바흐 위원장 재선은 물건너가겠죠. (바흐가 올림픽 취소 뭉기적 거리는게 내년 선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더군요)
2020.03.19 11:58
저도 '일본을 신뢰한다기 보다는 그냥 아시아에 관심이 없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 맞는 거 같아요.
게다가 일본 정도면 국제적인 신용도가 전혀 없는 나라도 아니고요.
아울러 의료 붕괴나 대다수의 국민들이 아직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은 점도 큰 거 같네요.
2020.03.19 23:18
컨버세이션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비영리 매체입니다. 좋은 소스 감사드립니다. 마이니치 신문 기사가 하고 싶은 말은, 일본 사람들이 이렇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해서 전염이 안퍼진다, (따라서 일본의 특수성이 설명된다)라는 것 같군요. 최소한 일본에는 기독교 집회가 적다는 점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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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뼛속깊이 한국인이라서 잘 모르겠지만, 일본은 선진국이라는 인식을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하는 그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