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면 참 당혹스럽습니다. 단순한 코메디로 보고 끝낼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죠. 새로 집을 구입했는데 그 집의 지하실에는 어떤 구멍이 있고 그 구멍으로 내려가면 12시간 후로 도착합니다. 그리고 이 문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는데 이 비밀 때문에 주인공 부부는 심각한 갈등을 겪습니다.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 부부네 이야기도 덤으로 나오는데, 이 부부 이야기도 상당히 황당하면서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정성일 평론가는 이 영화가 루이스 부뉴엘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삼아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이름이 나올 때부터 곤혹스러워졌습니다. 용산 씨지브이에서 박찬욱 감독이 애호하는 고전 작품 상영전이 있었는데 그 때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도 상영작품 중 하나였죠.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이상하고 붕 떠있는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단순히 어려운 게 아니라, 뭔가 알 것 같고 주인공들과 사건들을 따라가긴 하는데 장면이 뜬금없이 다른 장면으로 편집되면서 이야기가 이상하게 아귀에 안맞게 흘러가는...?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는 그렇게까지 이상한 내용은 아니지만 부뉴엘의 작품을 따라서 만들었다고 하니 이 작품을 달리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저는 영화의 가장 근본적인 도착지가 사람의 꿈이라고 생각하고 영화가 꿈을 닮을 수록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완전히 해독하지 못하더라도 데이빗 린치의 [블루 벨벳]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로맨스 영화이기도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는 영화가 꿈의 형태를 띄고 가는데 그게 웃기는 꿈이라면 어떡할 것인지 도전과제를 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영화는 꿈결같은 방식으로 그려지기도 한다는 걸 좀 자각을 해야 이해가 가능하군요...



레퍼런스가 된 부뉴엘의 [안달루시안의 개] 입니다. 이 영화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5
123809 Stephen Torrence' live ASL performance CASE,MOLLY&DIXIE 2010.07.17 1967
123808 여기는 부천이에요 :D [9] 로즈마리 2010.07.17 3059
123807 여러 가지... [6] DJUNA 2010.07.17 3529
123806 오늘 드라마 스페셜 (비밀의 화원) [75] DJUNA 2010.07.17 4124
123805 조지 루카스 :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4] Wolverine 2010.07.17 3263
123804 웹툰 + 게임 - 두어 페이지 앞의 '웹툰의 새로운 진화' 에 묻어 가는 글 soboo 2010.07.17 2101
123803 오늘 '인생이 아름다워'에 남자들. [8] S.S.S. 2010.07.18 3529
123802 인문사회과학 책, 소설 판매 범벅 2010.07.18 1924
123801 홍상수 감독 영화 추천 부탁드려요 [10] cosmos 2010.07.18 3070
123800 티셔츠 접는 법 [6] 스위트블랙 2010.07.18 4098
123799 경축! 한국 월드컵 8강 진출 (U-20 여자부) [3] Aem 2010.07.18 2213
123798 (19금?) 부천영화제 <암페타민> 초대박!!! [9] 풀빛 2010.07.18 4577
123797 이 아기, 미래의 꿈은 배우인가... [3] 스위트블랙 2010.07.18 3079
123796 플래시댄스 - She is A Maniac [1] 이정훈 2010.07.18 2506
123795 렌즈 잘못 사서 낭패 당한 인증 [18] soboo 2010.07.18 3991
123794 써봅니다. 화제작 '세르비안 필름'에 대해서 (스포 X) [5] kick&push 2010.07.18 6583
123793 Jack Johnson의 To the sea.. [1] 르귄 2010.07.18 1901
123792 여성분들께 질문입니다. 겨드랑이 제모는 누구나 자주 하는 건가요? [14] nishi 2010.07.18 5871
123791 역대 퓰리처 상 수상사진 [5] 2010.07.18 4089
123790 Pitchfork Music Festival 2010 live [3] gourmet 2010.07.18 227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