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2 13:00
http://kristof.blogs.nytimes.com/2014/02/01/an-open-letter-from-dylan-farrow/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판 뉴욕타임즈에서 제공하는 칼럼니스트 Nicholas Kristof의 블로그에요.
사건 이후 본인이 직접 얘기하는 건 처음이라고 하는데,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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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생일날이 듀게가 다시 문을 연날이어서 참 좋은 선물 받았습니다. 수고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2014.02.02 13:31
2014.02.02 13:44
2014.02.02 14:11
끄트머리 내용 소름 돋는군요
2014.02.02 14:22
저도 우디영감 오랜 팬으로서 멘붕이..골든글로브 공로상 수여 이후 앨런과 패로의 아들인 로넌 패로가 트위터에 "어린 딸 성추행한 인간"이라고 못박아 얘기해서 깜짝 놀랐고, 뒤이어 베일에 가려 있던 딜런 패로의 기고문이 나왔죠.
로넌 패로에 대해 듀게에 글을 쓴 적 있는데, 앨런과 순이의 관계에 대해서만 탐탁치 않다고 기술했지 스캔들 당시 7세였던 딜런 패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당시 의사가 아동의 사건 진술에 허위기억의 징후가 보인다고 했고, 검사는 혐의는 있으나 아동의 복지를 위해 기소를 포기한다고 했고, 법정은 앨런이 그토록 데려가고 싶어해서 패로와 기나긴 투쟁을 벌였던 대상인 딜런이 양부와 만나는 것을 금지했지요. 뭐라 답을 낼 수 없는 결과였어요. 제가 쓴 글에 달린 답글에서는 앨런이 이 스캔들로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고, 앙드레 프레빈을 전처로부터 빼앗은 전적에 너무 많은 입양을 한 미아 패로를 비난하는 답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구요. 저 역시 그런 시각에 어느 정도 동조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다름아닌 딜런 패로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니까 혼란스럽고, 미안해요. 딜런 패로의 기고문대로라면, 딜런은 어린 시절을 잃었고, 로넌과 다른 형제들은 화목한 가정을 빼앗겼고, 미아 패로는 입양 쇼핑녀에 질투에 눈이 멀어 어린 양녀를 재판에 내돌리는 악녀라고 매도당한 동시에 영화 커리어도 끝났죠. 딜런 패로는 블루 재스민의 출연진을 비롯한 헐리웃 전체를 원망하고 있는데, 이건 엉뚱한 원망이 아니에요. 거장이란 이유로 헐리웃과 앨런의 팬들이 스캔들에 애써 쿨하게 대하려고 했고 아동성폭력의 혐의를 끝까지 추궁하지 않고 묻어버리려는 압력을 행사했고, 그 결과 앨런은 죄의 댓가를 치르지 않고 말년까지 꾸준한 영예만 누리고 있다는 정당한 비난이에요.
로만 폴란스키는 팬이 아니기 때문인지 이렇게 많이 혼란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폴란스키는 일부나마 죄의 댓가를 치렀죠 (치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디 앨런은 심지어 그 입양 어렵다는 미국에서 어린 동양계 양녀 둘까지 입양하면서 한 번도 걸려넘어지지 않고 살아왔어요. 성장하면서 그걸 지켜봐야 했던 딜런 패로의 좌절과 분노를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2014.02.02 15:04
저 역시 우디 알렌의 빅 팬인데 글 읽자마자 찬물 뒤집어쓴 기분입니다. 온갖 생각들이 떠오르는데, 그 모두가 끔찍하군요. 지금까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을까요.
2014.02.02 15:07
저도 순이 패로우와 우디 앨런의 스캔들만 대충 알았지 딜란 패로우의 일은 처음이라 위카피디아 영문판에서 미아 패로우 섹션을 급히 찾아 읽어봤어요.
딜란 패로우가 기고문에서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은 우디 앨런이에요. 결혼도 하지 않고 동거 관계였던 미아 패로우와 우디 앨런이 딜란 패로우를 포함해서 두 명의 아이를 입양했습니다. 로넌 패로우는 우디 앨런과 미아 패로우가 동거 하던 당시에 미아 패로우가 직접 낳은 아이인데 나중에 미아 패로우가 자서전에서 로넌 패로우가 사실은 자신의 첫 남편이었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아이일 거라고 고백했답니다.
미아 패로우는 프랭크 시나트라 -> 앙드레 프레빈 -> 우디 앨런 순으로 법적인 결혼과 동거를 했는데 우디 앨런과 결혼한 순이 패로는 앙드레 프레빈과 살고 있을 때 입양했군요.
딜란 패로의 글이 너무 진솔해 보여서 사실 소름끼칩니다.
2014.02.02 15:14
딜런 패로가 "아버지"라고 한 건 7세 당시 그를 "daddy"라고 불렀던 상황에 대한 묘사일 겁니다. 작년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디 앨런의 이름조차 직접 거명하기를 꺼리며 "he"라고 지칭했다고 하거든요.
배니티 페어 인터뷰에 따르면 우디 앨런이 두 번, 그 중 한 번은 딜런 패로가 대학 4학년일 때 가명으로 편지를 써 보냈다고 합니다. 우디 앨런, 순이 프레빈, 딜런 패로가 같이 찍은 옛 사진과 부부의 최근 사진을 더해 "순이도 너를 그리워하고 너는 내 딸"이라고 하면서요. 소름끼칩니다.
2014.02.02 15:26
네. 앞선 단락에선 He 라고 했다가 당시에 어떻게 성추행/성폭행을 당했는지를 묘사하는 다음 단락에선 "my father"이라고 하는군요. 딜란을 입양했을 당시에 미아 패로우는 앙드레 프레빈과 완전히 이혼을 마무리 지은 이후이기 때문에 딜란이 "my father" 이라고 과거에 부를 수 있었던 대상은 우디 앨런 밖에 없지요.
로넌 패로우의 섹션도 찾아봤는데 생부일 수도 있는 우디 앨런에게 더할 수 없이 시니컬하고 비판적이네요. "그는 나의 아버지임과 동시에 매부 (borhter-in-law)이다. 그것은 심각한 도덕적인 위반이다" 라고 비판을 서슴치 않는군요.
2014.02.02 15:39
그런데 이전 답글에서 딜런 패로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이 앨런이라고 굳이 쓰신 이유가 궁금해서 이 호칭에 대해 얘길 꺼낸 거예요. 아버지 호칭이 왜 중요한지 궁금했어요. 딜런 패로는 앙드레 프레빈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미아 패로는 앨런과 결별 후 재혼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배니티 페어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 딜런 패로는 우디 앨런을 굳이 아버지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으니까요.
로넌 패로의 언급은 유명하죠. 앨런의 행위가 양육가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뒷부분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그 (앨런) 는 제 누나와 결혼한 제 아버지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의 아들인 동시에 그의 처남이 되지요. 이건 중대한 불륜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를 만날 수 없어요. 제 아버지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제 도덕적 일관성을 지킨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저는 입양된 형제자매들과 함께 자라 왔고 그들은 제 가족이에요. (그 중 한 명인) 순이를 제 누나가 아니라고 말하는 건 모든 입양된 아이들에 대한 모독이에요."
2014.02.02 15:40
"양육" -> "입양"으로 수정합니다.
2014.02.02 16:12
딜란의 기고문에서 우디 앨런을 처음엔 이름으로만 언급하다가 "my father"가 갑자기 나와서 좀 헷갈렸거든요. 순이 패로우는 미아 패로우가 앙드레 프레빈과 결혼관계일 당시에 입양한 것을 알았지만 (그래서 순이 패로우의 경우는 앙드레 프레빈을 아버지라고 불렀겠죠) 딜란 패로우의 케이스는 오늘 처음 알았기 때문에 딜란 패로우가 아버지라고 지칭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군지 기고문만 보고는 확신이 서지 않았어요. 인터넷을 뒤져본 결과 우디 앨런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14.02.02 18:51
2014.02.02 20:58
사건 묘사가 소름끼치네요. Law & Order: SVU를 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