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1분. 스포일러는 안 적을래요. 적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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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로 된 카피지만 뭔가 그 시절 한국 영화 포스터 문구스럽게 구수하고 좋습니다. ㅋㅋㅋ)



 - 왓챠에 올라와 있는 영화 시놉시스를 보면 아니 이건 중요한 스포일러 같은데... 싶은 이야기가 마구 적혀 있습니다만. 이걸 비난할 수가 없는 게, 대체 스포일러 없이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싶은 이야기라서요. 초장부터 그렇게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그래요. 아 이게 뭐지?? 하다 보면 꿈이고. 어떤 캐릭터가 험한 꼴을 당하는 걸 보면서 어익후 이걸 어쩌나... 하다 보면 반전이 들어가서 뒤집히고. 그런데 그 반전이 잠시 후에 난데 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태연하게 무효화(?)되면서 그냥 이야기가 진행되구요. 


 살면서 본 중에 이렇게 이야기가 지 맘대로 뒤집혔다 다시 돌아왔다 하며 난리를 치는 영화... 를 떠올려 보자면 '와일드 씽' 정도? 살짝 '오픈 유어 아이즈' 생각도 나구요. 그런데 이 두 영화는 어쨌거나 마지막에 한 방으로 다 수습은 하고 깔끔하게 끝나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마지막 정리도 괴상해서 다 보고 나서도 난감한 기분이 들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입부 설명 같은 건 때려 치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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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이렇게 화목한 가족의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 최대한 스포일러는 안 되는 선에서 이야기 하자면 '제니'라는 여성의 불륜 스토리로 시작을 합니다. '드레스드 투 킬' 생각이 많이 나요. 사랑이라기 보단 성욕에 불타는 중년 여성이 벌이는 막장 불륜 치정극처럼 시작했다가, 나중엔 그 사람 남편인 이중 인격 싸이코가 벌이는 막장 살인, 유괴 행각 스릴러 쪽으로 흘러가는 식인데요. 암튼 이게 스토리 요약이 참 난감합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과거, 현재를 마구 오가고 현실과 환상 혹은 꿈을 오가면서 정말 '정신 사납게' 전개되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연성 같은 건 그냥 화끈하게 무시해 버리는 일이 잦구요. 그러니 화끈하게 막 나가는 반전 스토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즐기실 수 있을 것이고, 그래도 앞뒤 맞고 깔끔하게 정리되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분들에겐 '이게 뭐꼬!' 스럽고 그렇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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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불륜! 베드씬!! 이 출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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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란 놈은 괴상하게 미쳐 날뛰고... ㅋㅋㅋㅋㅋ)



 - 그리고 그 와중에... 정말 진지하게 구경하기가 힘든 영화입니다. 애초에 감독 본인(각본도 본인이 썼습니다)부터가 진지함은 1도 없이 유희적으로 만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또 '싸이코'를 우려 먹어요. 근데 그게 '드레스드 투 킬'은 애교였구나... 싶을 정도로 격하게 우립니다. '전함 포템킨'을 안 봤어도 모두가 알고 있는 그 유모차 장면도 나와요. 하지만 드 팔마는 이미 '언터쳐블'에서 한 번 그걸 써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또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웃기는 게 뭐냐면... '드레스드 투 킬'의 장면들도 다시 써먹습니다!!! ㅋㅋㅋㅋ 그냥 히치콕 영화 장면 갖다 쓰는 정도라면 아 그래 감독님이 히치콕 되게 좋아하시지... 라고 생각하고 웃어 넘길 수 있잖아요. 그런데 본인 영화의 명장면까지 다시 가져다 박아 놓는 걸 보면 대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 겁니까. ㅋㅋㅋ 이걸 진지하게 볼 수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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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매우 살벌하고 심각한 범죄의 현장입니다. 정말입니다.)



 - 기둥이 되는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와일드 씽'이 그랬듯이 과도할 정도로 계속해서 반복되는 반전 & 반전 & 반전... 이 진지함이란 건 발 붙일 틈도 없이 완전히 날려 버리구요. '드레스드 투 킬'의 트랜스젠더 개념 활용과 맞먹게 무지막지한 다중 인격 개념을 등판 시켜서 자기 맘대로 대충 막 써먹어요. 그 과정에서 빌런이 벌이는 범죄 행각들은 정말 최소한의 개연성도 챙길 의지가 없었다는 게 마구 티가 나구요. 감정 이입을 할만한 제대로 된 드라마도, 신경 써서 빚어 놓은 캐릭터도 없습니다. 보다 보면 대체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더라구요. ㅋㅋㅋ 그 와중에 우리 존 리쓰고 영감님은 1인 5역을 하며 불에다 기름을 부어 주시고... 그냥 영화의 거의 모든 조각들이 유희이고 게임이에요. '우하하 여기서 이렇게 갈 줄은 몰랐지?' 라며 킬킬거리는 변태 감독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더군요. 이 영화에 비하면 '드레스드 투 킬'은 정말 진지하고 심각한 드라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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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우리는 무엇을 찍고 있는 겁니까 감독니이이이이이이임!!!!!!!!!!!!!!!!!!!)



 - 말 꺼낸 김에 '드레스드 투 킬'과 직접 비교를 하자면 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드레스드 투 킬' 대비 그렇게 막 감탄스런 연출이 마구 튀어나오지는 않아요. ㅋㅋ 상대적으로 평범한 느낌이랄까. 물론 이 영화에도 인상적이고 감탄스런 장면들이 종종 나오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상대 평가로는 '그 만큼은 아니고' 라는 느낌.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감독 지 멋대로 막 나가는 전개가 그 아쉬움을 대략 커버해 줍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고 얄팍한 이야기를 이 정도로 그럴싸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감독은 그리 많지 않을 거란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ㅋㅋㅋㅋ 과잉이 그냥 평범한 과잉(?)이 아니라 아예 선을 멀리 넘어 버린 과잉으로 달리니까, 그리고 어쨌거나 그 와중에도 능력자 감독의 손길은 충분히 느껴지니까. 결과적으로 '못 만든 영화'라는 생각은 많이 안 들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당연히 괴작으로 분류되어야할 영화지만, 그래도 재밌는 괴작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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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슈렉'으로 이 배우님을 처음 인지했는데요. 알고 보니 80~90년대에 이미 충분히 잘 나가고 인정 받았던 분이라는 건 오랜 후에야 알았습니다. 몰라 뵈어서 죄송했습니다. ㅠㅜ)



 - 그러니까 정상적인 영화, 말이 되는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은 안 보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능력이 넘치던 괴짜 감독이 자기 맘대로 미쳐 날뛰는 광경을 구경하고 싶으시다면 한 번 보세요. 어차피 91분 밖에 안 되는데 그 시간 투자한 값은 충분히 해 줄 겁니다. ㅋㅋ

 보면서 '팜므 파탈' 생각도 좀 났어요. 이야기가 비슷한 건 아닌데, 정말 알맹이 없는 이야기를 화려한 언변과 연출로 정신 사납게 펼쳐대는 영화였다... 라는 느낌이 좀 닮았달까요.

 암튼 재밌게 봤습니다만.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진 못하겠군요. ㅋㅋ 하지만 괴작(...) 좋아하는 분들은 꼭 한 번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아주 즐겁게 봤어요.




 + 어제 '드레스드 투 킬' 얘길 하면서 배우들이 모두 생존(...)해 있단 얘길 했었는데. 배우들만 그런 게 아니라 감독도 마찬가지죠. 심지어 그 영화 출연 배우들 중 대부분이 은퇴한 지금도 본인은 현역이셔서 준비 중인 작품이 두 편이 더 있더라구요. 찾아보니 옛날 한국식 나이로 현재 84세이신데... 허허. 준비 중인 영화들 다 잘 만들어 내시고 쭉쭉 더 오래 활동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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