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그녀의 어린 날의 고통스러운 기록들을 너무 세세할 정도로 책으로 읽었어도


영화관에서 마지막 런던 공연 시점 무렵의 늪에 빠져 갇힌 것같은 상태로

있는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댄 것은 이 기분을 어떻게 씻어낼 수 없을까 싶을 정도로

우울해지네요.



르네 젤뤼거는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이 쇠락한 여배우의 모습으로 완전하게 쥬디 갈란드

그 사람이 되어서 묘하게 사람을 저항할 수 없이 잡아끌더군요.


영화 전체는 보지 않더라도

영화 속에서 마지막 무대 "come rain or come shine" clip이 유투브에

나올 때는 한번 보세요. 아무리 마약에 취하고 사생활이 엉망인 상황에서도

무대에서만큼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람이고 열정으로 빛나는 예술가였으니까요.


그녀의 인생은 무대에서 시작되었고 결국 그 공연을 위해서 혹사당하고

모든 불행과 고통의 원천이지만

오직 무대에서만이 살아있는 사람,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싶어요.


잔인하지만 어쩌면 나도 그녀에게 바란 것은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습이었을거에요.

그녀의 지리멸렬하고 어두운 사생활이 아니라

열정이 넘치는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


주디 갈란드 전기인 "Get happy"에서 읽은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모든게 아름답게

보이지만 루이.B.메이어에 의해서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MGM 시스템의 기이한 광기와

폭력을 잊을 수가 없어요.


영화에서도 플래쉬백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책에서 읽었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했었거든요.


헐리우드 30~50년대 스튜디오 시스템에 대해서는 그 당시 영화와 영화배우들에 대한 애정과 동경,

그리고 그 화려한 이면의 폭력을 이제는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 "Hollywood Dynasties"라는 책은 MGM 파라마운트 20세기 폭스를 비롯한 초창기 헐리우드 거대 회사들의

  흥망성쇠, 그들의 명과 암을 다루고 있습니다. 거대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이지라이더"가 나오고

뉴 할리우드 시대가 오기까지의 긴 세월의 변화를 밀도있게 인물 중심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다시 읽고 싶네요.


저처럼 쥬디 갈란드의 전기물까지 찾아볼 분은 별로 없으시겠지만 Gerald Clarke이 쓴 "Get Happy"가 비교적

공정한 시점에서 서술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기 전에 그녀의 공연과 이 책을 좀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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