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카페 헤이마

2011.10.13 13:33

beirut 조회 수:3881

 카페투어 네번째 입니다 :)

 

맛있는 카푸치노를 마시고 싶어지면 홍대 헤이마에 갑니다.

헤이마는 제가 아는 선에선, 홍대에서 가장 맛있는 카푸치노를 만드는 곳입니다.  엄선한 생두와 실험적인 블렌딩으로 매번 맛이 다른 에스프레소를 내놓기 때문에 갈때마다 기대하게 됩니다.

예전 북카페 노란코끼리가 있던 자리에 있고요. 개업 초기 처음 찾았을 때, 바리스타께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샷을 서너 차례나 과감히 버리고 본인에게 수긍이 가는 한 잔의 카푸치노를 내놓으며 커피가 늦게 나와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셨더랬습니다. 왠지모를 감동을 느껴버린 후로 종종 찾게 되네요. 물론 카푸치노도 인상적이었죠.

 

헤이마 전경.

 

 

메뉴판 오른편을 보면  한국식 카푸치노(Dry Cappuccino)와 이탈리안 카푸치노(Wet Cappuccino)를 구분해 팔고 있습니다. 보통 카푸치노 하면 떠오르는, 보슬보슬한 구름같은 거품을 높이 쌓은 카푸치노는 드라이 카푸치노라고 합니다. 그런 거품은 스티밍 기술이 숙달되지 않아도 만들 수 있죠. 그런데 우유, 커피와 부드럽게 섞여들어가는 느낌은 덜합니다. 드라이 카푸치노랍시고 제대로 된 거품을 만들지 않고 개거품을 올려 놓은 곳이 태반이죠.

라떼아트의 국제적인 명칭은 '카푸치노 디자인'이라고하죠. 이탈리안 카푸치노는 보다 섬세한 스티밍을 필요로 합니다. 잘 만들어진 카푸치노 거품 표면이 미세한 거품입자로 매끈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벨벳'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벨벳 밀크로 만든 카푸치노 디자인은 제겐 거의 예술의 경지로 느껴집니다. 

 

곳곳의 디스플레이는 자주 바뀌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좀 어수선 했으나 가게가 자리 잡히면서, 디스플레이도 나름 컨셉을 잡아가는 듯.

 

 

 

아까 일화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이곳엔 열혈 바리스타분이 계십니다.(;;) 위 사진은 정수기 모습. 커피 원칙주의자(?)들은 커피맛이 상당부분 물맛에서 결정이 된다고 보고, 물상태에까시 세심한 신경을 쓰죠.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구형 머신을 수입해와 부품 교체를 해서 새것처럼 바꿨다고 하더군요. 프로밧과 함께 훌륭한 로스터로 꼽히는 디드릭도 보이네요. 옷을 걸어놔서는 빨간 디드릭의 미모를 좀 해치고 있군요.

 

 

 

텐저린의 향이 깊이있게 풍겨오던 카푸치노. 상큼함이 조금 지나치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조화를 해치지는 않았습니다.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서로의 맛에 눌리지 않네요.

드립은 인도 아티칸 워시드. 묵직한 신맛이 깔끔하게 넘어가는 맛.

 

이 곳 카푸치노는 자주 맛이 변합니다.  매번 수입되는 생두에 따라 최적의 조합을 찾아 블렌딩을 수정한다고 합니다. 지난 여름 뉴욕에서 맛봤던 Kenya Kangunu를 헤이마에서 만나게 됐을 땐 깜짝 놀랐죠. 미국 Stumptown Roasters나 영국 Square Mile 에서 선택하며 이슈가 된 고급 생두입니다. 그만큼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말이겠죠., 그밖에도 다양한 COE급 혹은 그 이상의 생두를 취급합니다. (그런데도 샷을 몇개씩 버려..ㄷㄷ)

 

이곳의 도전적인 방침들과 개성 강한 커피들이 많은 사람들에겐 저한테처럼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는지, 이곳은 항상 조용합니다. 매장도 좁은 편은 아니어서 혼자 널찍이 공간을 차지할 수 있죠. 오래도록 작업할 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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