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3 21:19
좀 있다 채널cgv에서 10시에 할 건데,
킬리안 머피는 결국 리오 일당에게 넘어간 피해자인가요? 그룹을 분산시킨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남들이 주입해 놓은 생각이 바이러스처럼 퍼져서 자기 의지라고 착각하며 행동하게 되는 피해자가 되는 건가요?
불쌍한 킬리언 머피. 키만 컸으면 브루스 웨인/배트맨 해도 좋았을 텐데, <인셉션>은 킬리안 머피도 귀티가 날 수 있다는 걸 제게 알려 준 영화입니다. 코브보다는 킬리언 머피의 고통이 인간적이더군요.
죽은 아내에 대한 죄책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이거는 애나 파퀸 나왔던 <일렉트릭 드림스 >의 에피와 <엑시스덴즈>가 더 나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놀란 영화를 안 좋아하는데(돌 날라오는 소리), 이 영화는 순전히 엘렌 페이지가 연기하는 아리아드네 보는 재미로 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스카프 바뀌는 것 보는 재미에 ㅎㅎ.
<메멘토>극장 개봉할 때부터 보고 <다크 나이트>를 아마 대략 30번은 보고 17년 여름에 재개봉할 때도 관람했는데 이제는 별 감흥이 없네요. 놀란의 <인썸니아>는 왜 이리 케이블에서도 해 주지 않고 언급도 안 되는지가 아쉬울 뿐.
리오는 <타이타닉> 이전이 좋았어요, 2000년 대에 스콜세지가 리오를 많이 캐스팅한 건 제작비 지원때문도 있는 듯 해요, 서로에게 윈-윈. 로마에서 <갱스 오브 뉴욕> 촬영할 때 리오가 파티하다 지각 자주 하고 그러니까 스콜세지가 스태프들 앞에서 야단쳤다는 소문이 있었죠.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서 마고 로비와 부부싸움하는 장면에서 왜 그리 자라지 않은 10대 소년처럼 보여서 몸만 불었지 정신과 연기력은 그대로인 듯 한 느낌이 들었네요.
2020.02.13 21:46
2020.02.13 22:09
https://www.instagram.com/p/B8bixegFE8M/?utm_source=ig_web_copy_link
3월에 스콜세지 신작에 드 니로와 함께 나오는데 드 니로를 대체할 00년 대 페르소나라고 하기에는 역량이 딸리죠.그래도 오스카는 받았으니 연기파란 인증은 된 거죠. 50이 될 날도 몇 년 안 남았는데 리오 또래 남자들의 고민이나 흔적이 안 느껴져요. 목소리 탓도 있는 것 같아요. 크리스천 베일의 목소리는 굵직하잖아요.
인터뷰는 사전계획된 말만 오가기도 하고 코칭받아서 하는 거니까 별로 신경 안 씁니다. 그리고 좋은 배우들 중에서 인터뷰 못 하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2020.02.13 22:58
2020.02.13 23:07
2020.02.14 11:12
그냥 철저하게 놀아난 피해자 맞죠. 실제 아빠가 그런 속뜻이 있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 코브 일당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어버렸으니까요.
뭐 진실을 나중에 알아내지만 않는다면 윗분 댓글처럼 심리치료 받은거죠. 아빠에게 사랑을 못받은 트라우마를 사실은 날 사랑했어 라는식으로 행복회로 돌리면서 살게 됐으니까요.
2020.02.14 18:42
마치 <매트릭스>의 각성 전 니오같은 삶을 살게 되는 건가요? 그런데, 인셉션을 방어하는 기술을 연마한 것 보면 이런 위험성이 있다는 걸 알고 준비해 왔다는 건데 은연 중에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은 욕망은 없지 않았다고 봅니다.
아리아드네는 코브에게 정신과 의사 역할을 해 준 셈이라고 봅니다.
2020.02.14 19:08
이 질문을 조금 더 확장시켜보면 영화의 결말에서 코브는 "진짜" 행복을 찾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의 착각이 구원이라고 한다면 진실을 모르는 채로 사는 것도 과연 행복인가 하는...
이 영화 백번도 넘게 정주행했고 이번에 정성일 톡에도 갔었는데 아리아드네 스카프라 저리 바뀌는 건 처음 알았네요!
2020.02.14 19:12
자막에 코브의 아이들이 다른 나이에 다른 배우로 캐스팅되어 올라 온 것 보니 저는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진실은 꼭 알 필요없다고 생각해요. 자기기만과 도취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죠. 진실이란 것도 구성되는 면이 있다고 보기에요.
저는 엘렌 페이지가 이 영화에서 입고 나온 옷을 좋아합니다. 페이지도 평소에 스카프 잘 하고 다니고요. 다시 보실 때 페이지의 스카프 변화에 주목해 보세요.
브랫 래트너가 x멘 배우들 앞에서 쟤는 딱 봐도 레즈라고 페이지를 아웃팅했다는데 확실히 그 일화때문인지 페이지의 옷차림, 걸음걸이 등이 예사로 보이지는 않더군요. 결국 커밍아웃도 했고요.
완벽히 법적인 일이 아닌 걸 알면서 새로운 세계를 지을 수 있다는 매혹에 사실상 사기나 다름없는 일에 합류하는 똑똑한 대학원생 역을 페이지는 잘 했더군요.
아주 오래 전에 봤지만 <엑시스덴즈>가 현실과 가상현실 구분이라는 점에서 구현을 좀 더 잘 했던 것도 같아요.
이 사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