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좋아하는, 혹은 과거에 좋아한 사람과 했던 일 중 특별히 기억나는게 있으신가요? 대상을 한정하는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연애감정을 넣는 것이 읽는 사람도 설레고 특히 저같은 솔로는 심통나고 좋겠죠 ;ㅁ;

저는 한사람만 두 눈을 감은 다음, 눈뜬 쪽이 눈감은 사람 손잡고 산책하는걸 제일 좋아했어요. 혹시 눈감고 걸어 보셨나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은 상상보다 훨씬 무섭더라구요. 답답해서 눈뜨고픈 충동을 꾹 누르고 집중하며 어둠 속을 걷는 거죠. 눈뜬 사람은 감은 쪽에 속도를 맞추며 "이제 내리막길이다, 열 시 방향에서 사람이 걸어온다, 누렁이 지나간다." 등의 세심한 안내멘트를 계속 해줘야 해요.

설명은 장황하지만 막상 해보면 간단하고 유치해요. 우리도 조금 창피해서 인적 드문 저녁에만 그러고 놀았지요ㅋ <곰하고 약장수 놀이>라고 이름도 지어서 가는 길엔 내가 눈먼 곰, 반환점 찍고 오는 길엔 바꿔서 곰 데리고 5일장 가는 약장수 역할극도 하고...

추울땐 손을 잡고, 여름엔 더우니까 새끼손가락만 걸고서 서로의 꽁무늬를 딸랑딸랑 잘 따라다녔는데, 시간이 흘러 지금은 소식도 모르는 사이가 되었네요. 각자에게 아주 맞는 짝은 아니었지만, 요즘같은 저녁날씨에 산책길 따라서 익숙한 바람냄새가 나면 웃고 떠들던 그 때가 가끔 생각나요.

이제 듀게 분들의 추억 자랑해주세요! 저 지금 아메리카노 한 잔 타놓고 부러움 폭주용 침 흘릴 준비하고 있어영 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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