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있는 사람들도 다들 나름 생각이 다를거라고 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현재 믿는 종교가 없지만, 예전에 있었을 때도 그렇고, 앞으로 가지게 되더라도, 절대자의 존재를 상정하고 거기에 의존하는 형태의 종교를 가지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쪽 입장에서는 불경스럽겠지만, 아마도 제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 정도로 생각하게 되겠지요. 이렇게 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인 된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목처럼 아이들이 아파서 고통받는 걸 끊임없이 봐야 하는 이 현실이 그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society/societyothers/view.html?photoid=2831&newsid=20101222091116727&p=hankooki

 

굳이 이런 링크 기사를 들지 않아도, 세상엔 아픈 아이가 정말 많습니다. 그게 또 막연히 아이가 아프다더라에서 그칠 수도 있지만, 대개 남녀를 불문하고 부모가 되어보면 그 고통이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정말 내 아이가 자다가 기침 한 번 콜록콜록 하고, 어쩌다 뭘 잘못 먹었는지 설사 한 번만 해도 그 압박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어른 같으면 아무 것도 아닐 증상이 아이들에게는 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야, 정말 아이가 '심하게' 아픈 부모 심정은 어떨까" 하는 겁니다. 부모가 되면 뭔가 느낄 수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아마 아닐겁니다. 전 그 부모들이 느끼는 걸 아마 제대로 못느끼고 있을 겁니다.

 

심하게 아픈 아이를 볼 때마다 전 뿔이 납니다. 제가 지금 이 시점에서 난데없이 불치병이 진단되어 죽어라 고통받다가 죽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제 업보라고 치겠습니다. 나름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저도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는 나쁜 짓을 한 적도 있고, 기억조차 못하는 나쁜 짓도 수없이 했겠지요. 저같은 사람들은 하도 많을테니, 가끔 신이 심심할 때 그 중에 복불복으로 한 명 정도 잡는다고 생각하면, 좀 억울하긴 하지만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지은 죄라고는 하나도 없을 신생아, 더 나아가 태아가 무슨 병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이건 뭔가 싶습니다. 부모가 죄가 많아 부모를 벌하는 걸까요? 그럼 벌하는 도구로 사용된 생명은 무슨 죄람?

 

연말이고 곧 크리스마스니 기분인데 소원이나 하나 빌어볼까요. 난데없이 모든 사람이 아프지 않게 되거나, 세상의 모든 불행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질병으로 인한 고통 외에,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고통, 차별 및 멸시로 인한 사회적 고통만은 겪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건 신에 의지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일 겁니다. 솔직히 저도 거기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계속 노력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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