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인 앤 글로리" 짧은 감상

2020.02.12 21:41

산호초2010 조회 수:678

보면서는 아~~~ 이건 나가고 싶어~~ 하면서 "난 왜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는거야" 그러면서 후회를 했는데 다 보고 집에 오면서

이 영화가 그리워지더라구요. 마음 한 구석에 아련하게 내려앉는 그런 그리움을

마음에 남기네요.


여기저기 아픈 몸의 통증과 이런저런 약을 챙겨먹어야 하는 노쇠한 주인공(안토니오 반데라스)

카타콤같은 동굴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이 간간히 플래쉬 백으로

나오지만 특별히 정해진 계획도 없이 주인공이 옛날 출연 배우, 옛 애인을 만나기도 하고

하지만 해묵은 원한을 갚겠다던가 그런게 아니라 그저 빛바랜 잔잔한 감정과 추억을

잠깐 나누는 정도에요.


노인이 잠들기 전 가물가물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띄엄띄엄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을

더듬어 보는 거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오히려 더 어린시절과 어머니가 아프시고 돌아가시기 얼마 전의

병원에서의 대화같은게 굉장히 일상적이면서도 마음에 닿아오더라구요.


비가 들이치면 대책이 없을테지만 너무나 가난해서 살 수 밖에 없는 극한의 공간인

동굴이 빛이 들어오고 회반죽으로 칠을 하고 타일을 붙이고 하다보니 영화적으로는

아름답고 잊혀지지 않을 것같은 공간이었어요.


거기서 주인공이 글을 가르치던 칠을 하던 젊은이가 소년의 그림을 그려주는 장면도 좋았구요.


카타콤에서의 어린시절에 대한 묘사가 더 길었더라면, 카타콤을 떠나서 신학교로 가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좀 어린 시절에 대한 비중이 컸더라면 하는 깊은 아쉬움을 느껴요.



-알모도바르는 자기에게 보내는 편지나 일기처럼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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