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1 21:20
도저히 부모님과의 반복되는 갈등에 질질 매달려서 사는게 아닌거 같아서요.
몇 번이나 반복해서 하지 말아달라고 단호하고 명확하게 말했던 부분을 "난 그런 말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라는 한마디로 아주 편리하게 빠져나가더군요. 진정성은 1도 없고 앞으로도
내가 하지 말아달라는 그 최소한의 선을 계속 넘을게 너무 뻔하거든요.
-네, 기생충의 "박사장"만큼이나 저도 선넘는 인간 참을 수 없어요. 그게 내 부모형제라도-
경제적으로 모아둔 돈이 천여만원 밖에 안되서 이 돈으로는 고시원 월세나 낼 수 있나 싶은데....
막상 찾아보면 서울도 구석구석 발품팔아서 그럭저럭 살만한 곳을 장만하기도 하더군요.
엄마는 평생의 무기가 "이 집구석에서 내가 나가버리고 말지"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사람인데 전 그런 협박없이 그냥 깔끔하게 나가고 싶습니다.
집안의 가전제품 중 세탁기 제외 거의 모든 가전제품과 가구가 제 소유니
집을 나가도 가전제품 살 것 없이 그냥 쓰던거 쓰면 될거 같은데요.
지금까지 집에 부모님과 함께 있었던 이유는 이나마 월세라도 아버지가 대주고 있는 판이니
그게 가장 컸구요. 여자 혼자 사는 데서 오는 위험요인들이 싫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 아빠랑 같이서 늘 사이가 좋은건 아니라도 하루가 끝나고 나서
드라마보면서 하는 소소한 대화들이 좋았어요.
그런데 부모님 다니던 교회가 분쟁에 휩싸이고 동생은 빚더미위로 올라가다보니
서로 만나서 좋은 얘기가 잘 안나오더군요. 공통분모도 이제는 없는거 같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집안일 3인분(3명의 빨래, 설겆이, 청소, 분리수거까지)이 어느덧 나한테 슬쩍 다 얹어오고
엄마는 나이가 많다는걸 감안해도 이 집구석 살림살이 애착없다는걸 아주 순간순간
느끼게 해주거든요. 떨어진 생필품 챙기고 고장난 곳 수리하는 것은 늘 제 몫이에요.
부모랑 살면서 그 정도는 해야하겠죠. 물론. 하지만 교회일이라면 새벽부터 지방까지
달려가는 사람이 집안일은 아웃 오브 안중인 것도 지치구요.
요리는 엄마한테 참 감사했던 부분인데, 어쩌겠어요, 세월 지나니 집에서도 배달음식만
거의 먹게 되는걸요. 요리에 쓸 에너지가 거의 엄마도 나만큼이나 없는거 같아요.
식비는 원래 다~~~~내 돈이었구요. 어차피 식비 누가 대준거 아니니까
혼자 산다고 이 돈에서 많이 오바할거 같진 않네요. 혼자서도 먹고사는걸 터득해야죠.
아버지는 특히 내 컴퓨터를 시도때도 없이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사용해서
조갑제TV같은 X같은 극우방송틀어대서 내 휴대폰에 매번 뜨게 만들고, 집에 있을 때는 전광훈이 악악거리는
소리를 유투브로 귀청 떨어지게 들어야 해요. 나이가 들어 청력이 안좋아지자 점점 더 그 참을 수 없는 유투브들을
머리맡에 머릿골이 울리도록 틀어두는데 휴대폰을 박살을 내고 싶은걸 참고 참았죠.
화장실을 20~30분에 한번씩 가서 점유하고 있는 통에 아무 것도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도 너무 불편하구요.
이 모든 것들을 어느정도 감안하고, 참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었던게
무너져 내리고 있어요.
마음같아서는 내일이라도 모든 짐을 옮겨서 나가고 싶지만
주거지는 원룸이라도 꼼꼼하게 여러 집보고 따져따져 봐야할 일이잖아요.
2월까지 들어올 월급 합치면 총 재산은 1700만원, 그 이후에 계속 돈을 벌 수 있게
계약이 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요.
구한다면 물론 보증금 얼마에 월세 얼마에 해당하겠죠.
이럴 때는 어디부터 알아봐야 하는지 좀 막막하긴 하네요. 부동산앱으로 알아보기 했는데
실제 정보가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고. 내가 원하는 지역 부동산을 여기저기 돌아다녀봐야 하나요?
2020.01.21 21:39
2020.01.21 21:42
직방에 나와있는 매물부터 볼까요? 저는 빌라같은데 세들어서 사는걸 어떨지 우리 동네 부동산부터 뒤져야 하나 싶었는데요.
지금 우리 전체 집에 20평 정도되고 보기보다는 제 방은 널찍한 편이라서 커다란 장이 두 개에 행거, 컴퓨터용 책상까지
여유있게 들어와 있어요. 우리 집 전체 월세는 현재 보증금 2000만원에 매달 80만원입니다. 다세대 주택에서 3층이구요.
주방이 작은 거실에 달려있고 방 2개, 욕실 겸 화장실 1개, 도배, 장판은 주인이 해준거구요.
2020.01.21 21:47
2020.01.21 21:50
오피스텔형 원룸 생각해 볼께요. 풀옵션 원룸이면 절약도 될거 같고.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을 해보면 조금씩 주거지에 대해서 감이 오겠죠.
2020.01.21 22:07
직방에서 지금 매물들 보고 있는 그 중에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으면 어디에 연락을 해서 실제로 볼 수가 있는건가요?
2020.01.21 22:16
2020.01.21 23:58
2020.01.22 01:44
이게 제일 큰 문제인데 어떤 기준으로 그럼 골라야 하는건대요? 너무 외진 곳은 피하려고 하긴 합니다.
방범창도 뜯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주변에도 여자 혼자서 자취하는 사람들 꽤 많아서 나름 조심하면서
살려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이런 치안문제에 무척 민감한 사람이라서 집을 안나오고 버티고 있었던
큰 이유이기는 하죠.
2020.01.22 00:16
다들 그렇게 삽니다. 돈많으면 능력되면 치사하고 더러우면 혼자 살고 회사 때려치우고 이혼해버리고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못하죠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제일 중요한건
돈이라는거 ㅎㅎ
2020.01.22 01:18
직장이 어디신진 모르겠지만 동네만 보시기보단 신림동이나 은평구 등 저렴한 곳도 찾아보시고, 정부 전세 자금 지원이나 대출 프로그램도 찾아보시면 해당하시는 게 있을지도요. 뭐가 됐든 월세는 최소화하셔야 앞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지니까요.
아 그리고 컴퓨터는 윈도에 계정 하나 따로 만들어서 그걸 쓰게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내 유투브 추천이 오염된다는 상상을 하니 스트레스 받네요.
2020.01.22 01:39
직장은 어디가 될지 알 수가 없지만 대체로 우리집 근처의 교통편으로는 서울 시내 커버하지 못할 곳은 없더군요.
신림동이나 은평구가 딱히 저렴한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다 찾아는 보려구요. 성북구쪽이 찾아보면 저렴하면서도 살기에
그럭저럭 무난한 곳들이 있었던 건 기억나요. 그리고 어느 동네든 잘 찾아보면 가성비 좋은 곳이 있는데 괜히 비싼 돈 주고
질 안좋은(?) 집에 살아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사는 월세가 딱 좋은 곳이긴 한데, 어차피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부모님이 언제까지 살아계실 것도 아니고 혼자 살아봐야 하잖아요.
음..... 슬슬 알아보는건 1,2월에 알아보고 취업 상황봐서 정할래요. 어차피 길어봐야 1년 계약이라 직장 따라 옮길건 아닌데
꾸준히 나한테 돈이 들어올 상황인지는 봐야죠.
2020.01.22 08:51
독립을 응원합니다. 좋은 거처 찾을 수 있으시길.
2020.01.22 10:54
그간 쓰셨던 글들이 생각나서 댓글 달려고 컴퓨터 켰습니다.
지금 모아놓은 돈이 없는 건 그간 님이 집의 생활비를 대셨기 때문인 것 같네요. 수입이 지금 정도 수준에서 향후 2년 정도 안정적으로 보장이 된다고 하면 전세자금대출을 알아보셔요. 중기청이 이율이 싸고 좋은데 이건 아마 나이 제한이 있어서 안 되실 것 같고(저도 나이제한에서 걸려서 ㅠㅠ) 많은 경우 월세 내는 것보다는 그래도 전세자금대출 이율이 더 쌉니다. 대출이 최대 80퍼센트까지니까 지금 가진 비용을 좀 보수적으로 잡아서 1500이라고 하면 전세 7500까지는 가능하네요. 대출 육천을 대략 계산하면 이자가 매월 15만원 정도. 근데 이걸 월세로 내려면 최소 30이죠. 그리고 이 정도 금액이면 서울에 교통 아주 불편하지 않은 동네에 너무 좁지 않은 원룸 정도는 구할 수 있어요. 우선 보증금이 좀 더 모일 때까지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 정도로 타협하시면 될 거에요. 부지런히 모아서 차츰 집의 규모를 늘려가시면 되고요.
다만 지금 사시는 동네에서 멀리 가고 싶어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 대중교통으로 1시간 안쪽으로 본가를 오갈 수 있는 위치라면 좀 멀리 나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기왕 자취 시작하는 거 살기 좋은 동네에 사는 게 좋죠! 게다가 그게 정신건강에도 훨씬 좋습니다. ㅠㅠ 소위 성인이 된 후에 가족은 거리가 멀어질 수록 사이가 좋아진다고들 하는... 그리고 살다 나오실 때도 자취촌이 다음 세입자 구하기가 더 유리하고요.
2020.01.22 17:06
전세 대출을 전에 알아본적은 있는데 제 수입이라는게 들쑥날쑥해서요. 지금 말씀하신대로 돈을 모아가야 미래가
있을텐데요.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내를 지금 보고 있습니다.
2020.01.22 15:44
집보러 갔을 때 사실 외관이랑 위치 외에 파악할 수 있는게 많이 없구나 싶기도 하네요. 수압이나 난방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난방은 보일러 때문에 너무 골탕먹은 적이 많은데.... 보러간 집들이 도시가스가 아니라 전기 보일러라고 해서
갸우뚱했네요. 전기 보일러는 무엇인지 알아봐야겠어요. 신축이었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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