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2020.02.12 18:43

Kaffesaurus 조회 수:946

아마 빨간머리 앤과 함께 세계 많은 여성의 공통의 어린 시절 추억이 되는 책, 작은 아씨들을 보러 친구 헬레나와 갔습니다.

저희는 굉장히 좋게 봤어요. 결말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아마 책과 작가의 삶을 어른의 눈으로 보는 나이가 되어서 이겠지요. 마치 작가의 책을 선물을 생각한 감독이 작가에게 보답으로 엔딩을 선물한 것 같았어요.

배우들이 다 자기 역을 잘 하지만 이렇게 예뻤나 싶은 시얼샤 로넌 그리고 플로렌스 푸. 푸는 제가 레이디 엠을 보자마자 좋아하게 된 배우지만, 어린 에이미역에 잘 어울릴까 했는데 어른 에이미도 잘했지만 어린 에이미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더군요. 제가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에이미가 화실에서 타인의 상황 전혀 모르고 고치려하는 로리에게 결혼이 여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장면 입니다. 푸의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음성이 아주 잘 이용된 장면이죠. 에이미가 조에 구속된 케릭터가 아닌 독립적인 객체로 보여지는 장면이었고요.

가만히 생각하면 로리는 어렸을 때 제가 읽었을 때도 참 색깔이 없었는데, 자기를 이끌어 주는 여자를 좋아하는 군요.

제일 받아들이기 힘든 건 베스였어요. 엘리자 스캔런의 얼굴에서 가끔 sharp object의 암마가 보여져서. 이 아가씨가 암마처럼  맑은 어린 얼굴 뒤에 뭔가 숨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가만히 보면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이라 불리는 어린 시절에서 어른이 되기 전, 그 짧은 시기는 두려움과 걱정이 많은 시기군요.


갑자기 생각난 것, 책에서 조는 두 아들을 낳는 데 한명의 이름은 테오도르입니다. 조가 로리를 테디라고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죠. 루이자 메이 올콧이 유일하게 성적으로 끌렸던 남성이 로리의 모델이란 걸 생각하면 조의 사랑만 아니라 올콧의 사랑의 의미도 느껴지는군요.


영화보면서 울었는 데 왜 인지는 모르겠어요. 기쁨이었는 지, 슬픔이었는 지, 아쉬움이었는 지, 그리움이었는 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2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6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40
111419 코로나19의 여름 [12] 어제부터익명 2020.02.19 1401
111418 [회사바낭] 긴 휴가 후기 [1] 가라 2020.02.19 593
111417 공든탑이 무너지고 있군요 [12] ssoboo 2020.02.19 1933
111416 코로나 관련한 반응이 좀 희극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5] 으랏차 2020.02.19 1418
111415 1917 짧은 감상(스포 약간) [1] 예정수 2020.02.19 469
111414 바낭)짧은 인연도 쉽게 잊지 못하겠어요. [11] 하워드휴즈 2020.02.19 835
111413 오늘의 미국 엽서(3) [1] 스누피커피 2020.02.19 268
111412 오오쿠 17권 (스포일러) [2] waverly 2020.02.19 852
111411 21대 국회 의석수 계산기 등장 [6] 왜냐하면 2020.02.19 1226
111410 [넷플릭스바낭] 배드 지니어스의 '옥밥' 출연 태국 드라마 '인썸니아'를 봤어요 [9] 로이배티 2020.02.18 1451
111409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한국 기레기들 근황 [4] ssoboo 2020.02.18 1265
111408 네트에 사는 사람 [4] 예정수 2020.02.18 880
111407 늙는다는 것과 의자 이야기 [15] 겨자 2020.02.18 1976
111406 피케티의 대안 - ‘참여 사회주의’ ssoboo 2020.02.18 510
111405 조선일보 기레기가 친 사고 [2] ssoboo 2020.02.18 1000
111404 [영화바낭] '이시국'에 맞게 봉준호의 데뷔작 '지리멸렬'을 봤어요 [2] 로이배티 2020.02.18 796
111403 스포일러] '섹스 앤 더 시티 2', '어제 뭐 먹었어' 15권, 존 그립 [7] 겨자 2020.02.18 790
111402 미통당, 미한당... 헷갈리긴 하네요. [1] 가라 2020.02.18 752
111401 씨름의희열... 스포... 이제 생방만 남았네요. [5] 가라 2020.02.18 440
111400 코로나19 낙관론 [11] 어제부터익명 2020.02.17 141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