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퍼스 와이프"는 제스카 차스테인이 영화들을 훓다가 발견했는데

2차 세계대전에 폴란드의 동물원이 돼지 농장으로 가장해서 지인들을 비롯한

많은 유대인들을 전쟁 내내 숨겨주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이앤 에커먼이 쓴 책이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와있는데 책에 있는 묘사가

훨씬 더 밀도가 높습니다. 나치의 핵심간부였던 루츠 헤크와 안토니나의 관계에 대해서는

영화를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해 왜곡한거 같기도 하더군요.


책이 연도별로 챕터가 되어있는데 아,,,아직도 1943년이야, 아직도 1944년이야,하면서

보게 되더군요. 한 두달도 아니고 5년이나 되는 세월을 동물원에서 나치의 코 앞에서

사람들을 목숨을 걸고 빼내서 보호하고 같이 생활하는 과정이 거의 기적에 가까운 나날들이더군요.


"다운폴(downfall)"은 히틀러의 비서였던 트라우들 융에와 같은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든 히틀러와 핵심 나치들의 베를린 벙커의 최후의 나날들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나치를 인간적으로 미화했다는 혐의가 있다던데 전 그 상황을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내었다고 느꼈어요.

판단력이 망해버린 히틀러가 말도 안되는 명령을 하면서 일어나는 적나라한 내분, 황폐화된 베를린,

트라우들 융에처럼 정치에 대해서 별관심이 없던 사람이 나치에 동화되었다가 흔들리는

심리적인 추이, 나치의 신념에 악용당하는 소년병 등등.

우리나라에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지만 많이 봤으면 싶은 영화에요.


전 지금은 "소피의 선택"을 보려고 해요. "쉰들러 리스트" "주키퍼스 와이프"는 그래도 그 처절한

상황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의와 인간애로 사람들이 서로를 구원해주는 이야기라면

"소피의 선택"은 피해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어난 악에 대해서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희생자가 되는 비극이라 왠만하면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지금은 다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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