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1 00:02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문득 기억이 떠올랐는데 떠오르다 말아 버려서 답답하네요. =ㅅ=
그러니까 그 시절이면 요즘과는 비교도 안 되게 외국에게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폭발하던 사회적 분위기 같은 게 있지 않았겠습니까.
내한 팝가수가 오프닝 무대 맡아준 국내 가수에게 립서비스로 한 마디 해 주는 칭찬에 막 국뽕이 솟아오르고 지구를 정복한 것 같은 분위기가 되던 그 시절.
그때 외국의 유명 가수(?)들이 한국 가요를 리메이크한 컴필레이션 앨범!!! 같은 컨셉의 앨범이 나왔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실체가 안 떠올라서요.
분명히 그 중 한 곡은 이거여서 방금 검색해서 찾았거든요.
신승훈의 '날 울리지 마'의 영어 버전인데... 거창하게 club mix 라고 적혀 있는 것에 비해 원곡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여성 보컬 목소리로 듣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특히 클라이막스 부분의 고음 처리가 참 고색창연하면서 정겨워서 계속 듣게 됩니다. ㅋㅋㅋ
암튼 이걸 찾은 김에 좀 더 검색을 해보니 이런 글이 나왔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80&no=1474
보시다시피 출처가 디씨지만 불쾌해하실만한 표현이나 내용이 전혀 없는 글이니 걱정 마시고. ㅋㅋ
결론만 정리하자면
이탈리아의 음악 산업 관계자가 한국에 들렀다가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듣고 꽂혀서 계약을 맺고 그 외에도 몇 곡의 한국 히트곡들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현지와 홍콩(??)에서 발매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는 경향 신문 기사가 있었고, 그러고 1년 후에 '그 앨범'이 국내에서도 발매가 되었다는 겁니다.
근데 '그 앨범' 제작진을 보면 재키 무어라는 이름의 이탈리아 여성 보컬 외엔 100% 한국인들의 손으로 제작된 앨범이었고. 이탈리아 쪽에는 검색을 해봐도 해당 앨범 관련 정보를 찾을 수가 없고. 그래서 정황상 아마도 김완선의 그 유명한 이모님의 홍보 전략 같은 게 아니었겠느냐... 라는 게 글의 내용인데요.
굉장히 타당한 분석이긴 합니다만.
이 노래를 유튜브로 검색해서 나오는 여러 영상들의 댓글들을 찾아보니 '오오 90년대 학창시절이 떠오르네요~' 라는 외국인들이 꽤 많이 눈에 띕니다? =ㅅ=
그 중엔 중화권 닉을 쓰는 사람도 있고 영어로 된 닉을 쓰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 어쩌면 이탈리아와 홍콩에서 발매됐었다는 게 거짓말은 아닐 수도 있겠어요. 히트곡이 아니었을 뿐. ㅋ
음. 근데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저 앨범 말고 뭔가 김광석 노래라든가 좀 더 다양한 노래들을 별 의미 없이 외국 가수들이 부른 앨범도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그 쪽은 전혀 기억이 안 나요.
그래서 혹시 기억하는 분이 있지 않을까 궁금한 맘에 적어 보는 뻘글입니다만.
아마도 없으시겠죠. ㅋㅋ 그냥 저 앨범을 제가 왜곡해서 기억하는 듯.
+ 90년대 국내 가수들의 해외 진출 국뽕 마케팅... 이야길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우용여씨 딸 최연제씨 생각이 났지요.
이 분의 인생 히트곡 '너의 마음을 내게 준다면'이 수록된 앨범이 미국 브랜드를 단 일본 영화 '개인 교습'의 OST였는데, 당시 조지 마이클 빠돌이였던 저로서는 그 분의 노래가 들어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안 살 수가 없었거든요. '자랑스런 한국의 가수 최연제가 우주 대스타 조지 마이클과 작업했다!!'는 언플도 있었구요. 근데 앨범 사러 갔더니 앨범 표지에 붙어 있는 조지 마이클 사진이... 본인 솔로 앨범 '편견없이 들으세요 vol.1'의 표지에 붙어 있던 사진이 그대로 붙어 있고 조지 마이클이 불렀다는 수록곡 제목도 그 앨범 수록곡 중 한 곡과 같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앨범을 사와서 들어보니 뭐 다른 버전도 아니고 그냥 그 앨범 노래가 그대로 들어 있는 거였던... 그냥 조지 마이클의 기존 곡 하나를 사와서 넣어두고 언플용으로 써먹었던 거였죠. orz
이런 표지였던 것인데요.
이 글 쓰면서 추가로 검색을 해 보니 최연제의 목소리가 들어간 이 듀엣곡 + 최연제의 솔로 버전은 국내 라이센스 앨범에만 들어 있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만 발매된 공식 OST에는 최연제는 아예 참여를 안 했고 당연히 표지에 최연제 사진 조차 없다고. 그래서 확인을 해 보니
http://yahoo.aleado.com/lot?auctionID=n288050937
음... 뭡니까 정말. ㅋㅋㅋ 마케팅 나쁘고 국뽕 나빠요 정말. ㅋㅋㅋㅋㅋ
...으로 한밤에 뻘글은 끝.
2020.01.21 01:09
2020.01.21 09:44
그 가수 이름은 하니(Honey)입니다. 지금은 검색하려고 해도 EXID의 전 멤버 하니가 더 많이 나와서 찾기 어렵네요.
https://wivern.tistory.com/49
2020.01.21 19:14
아 저도 이 기사 기억나는데 가수는 모르는 것 같아요!!!
라고 댓글 달려고 했는데 이미 eltee님께서 찾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ㅋㅋㅋ 내친 김에 노래들도 들어보고 있어요.
2020.01.21 19:43
방송 무대 영상이 있네요!!!
심지어 재생하는 순간 이 무대를 당시에 실시간으로 봤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ㅋㅋㅋㅋ
2020.01.21 01:17
2020.01.21 19:26
저때는 음악 듣던 한국인들도 가요 무시하던 시절이죠. ㅋㅋ
근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가요 앨범 사서 듣다가 팝 앨범 사서 들으면 기본적인 녹음 퀄리티부터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기 때문에... orz
2020.01.21 02:05
그 시절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려 독일밴드가 김광석 트리뷰트 앨범을 냈다드라!! (부정확), 이정현의 와인가 바꿔인가가 이태리 곡으로 번안되어 인기가 엄청나나드라!! 이런 얘기들이 기억나네요. 말씀하신 앨범은 모르겠... ㅜ
2020.01.21 19:30
검색해보니 김광석 곡 리메이크는 사실이긴 한데 2013인가 2014년쯤의 일이더라구요.
이정현 '와'는 검색해보니 이탈리아에서 번안이 아니라 표절한 거였네요. ㅋㅋ 그 앨범 400만장 넘게 팔렸다는 기사도 있구요.
그냥 원곡 그대로 언어만 바꾼 것 같은데 소송에서 이기지 못한 게 신기합니다. 국력의 문제였던 건지. ㅋㅋ
2020.01.21 10:36
2020.01.21 19:34
"순수하게 팝 보컬리스트로는 우주 최고라고 생각해요."
이 말씀 바로 제 심정이요. ㅠㅜ 전 썸바디 투 러브도 퀸 버전 안 듣고 조지 마이클 버전만 듣는 조지 마이클 빠돌이었거든요. 심지어 퀸도 좋아했는데. ㅋㅋ
제이갈스 밴드 저 노래는 정말 들을 때마다 웃겨요. ㅋㅋㅋ 우연의 일치겠지만 딱 킬링 포인트가 저렇게 똑같으니.
2020.01.21 13:21
우리나라가 유독 심한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너무 싫은 문화 2개.
1. 외국인 반응 살피는 프로. (본문은 그래도 90년대 얘긴데 2020년 즈음까지 이래서야 되겠슴꺄. 제가 예능 비긴어게인을 그래서 못봐요. 이걸 편하게 음악만 못 즐긴다는데서 저도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인 거죠.)
2. 드라마 촬영장에 팬들 & 연예인동료들이 조공하는 거. (팬들 그럴싸한음식 조공 + 스탭들 은근 기대 이 조합도 최악이었는데, 요즘은 무슨 친분 과시하듯 동료들끼리 음식차 보내던데 으 보기싫어요 ㅋㅋ)
2020.01.21 14:28
1. 저는 외국인 프로 보지도 않아요. 한국 사람들이 남 눈에 민감한데 이제는 외국인들이 우리를 보는 것까지 의식하는구나 싶고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고 양념이니 뭐니 안 맞을 수도 있는 건데 먹여 놓고 맛있다는 말 기대하고.
2. 도시락갖고도 아이돌 팬클럽 간에 경쟁 붙는다고 들었어요.
2020.01.21 19:39
그래도 외국인 반응 살피는 게 그나마 최근에 많이 약해진 거라고 생각해요.
21세기 초반엔 무슨 스포츠 국가 대항전 같은 거 열릴 때마다 거의 모든 커뮤니티가 '실시간 미국(일본, 프랑스, 영국, 중국...) 반응 번역' 같은 글들로 도배가 됐었고 심지어 그러다가 아예 사이트도 하나 생겼잖아요. 개드립이었던가... ㅋㅋ 암튼 앞으로 점점 덜해지만 아예 사라지진 않을 것 같구요. 아무래도 나라 사이즈가 있다 보니.
2020.01.22 02:47
전 외국인 반응을 살피는 자체에는 별 거부감이 없는 편인데, 주로 백인 외국인의 반응을 궁금해 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옆집에 우리집 음식을 갖다줘도 맛있게 먹었을지 궁금한 게 사람 마음이고, 소통의 관점에서나 다양한 문화의 이해 차원에서도 서로의 반응은 궁금할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그게 아직은 문화적 평등성을 전제로 하는 게 아닐 때가 많아서 좀 그런것 같아요.
2020.01.22 12:29
그래서 제가 유투브 영국남자를 안 봅니다.
이 글 보니 90년대 말 쯤에 본 신문 기사가 떠올랐어요
어떤 여성 뮤지션이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서 맨땅에 헤딩하듯이 앨범을 만들었는데
세션이 어마어마했어요
빌리 시언이었나 폴 길버트였나 미스터 빅의 멤버도 있었고 게리 무어도 있었던거같고
프로듀서도 메탈리카였는지 메가데스였는지 아무튼 슈퍼밴드 프로듀싱 했던 사람이었던걸로 기억나요
놀라운건 이 앨범이 기획된 앨범이 아니라 그 뮤지션이 해당 세션들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인정받고 앨범을 만들게 됐다는건데
더 놀라운건 이 앨범을 들어보기는 커녕 구경도 못해봤어요
뮤지션 이름도 생각이 안나네요
지금 찾아보려고 몇가지 키워드로 검색해봤는데 찾을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