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2 01:01
- 옛날 옛적 듀게에 걍 가벼운 잡담으로 '라디오 헤드 노래 뭐 좋아하세요?'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죠.
댓글이 달리며 다들 뭐 전 에어백이 좋아요 전 노 서프라이즈요, 저는 하이 앤 드라이 저는 저는... 하는 와중에 어느 분께서 "다들 차마 말씀 못하시는 것 같은데, 전 크립이 좋습니다!!" 라는 댓글을 다셨던 게 생각이 나요. 그렇죠. 라디오 헤드 좋아한다면서 크립 좋아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죠. 레드 제플린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스테어웨이 투 헤븐이고 비틀즈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예스터데이면 뭐 어떻습니까. ㅋㅋㅋ
...와 같은 맥락에서 나이 먹은 아저씨가 옛날 노래 좋아하면 좀 어떻습니까!! 탑골 감성은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여러분!!!! 이라고 외쳐봅니다.
아마 그래도 댓글은 몇 개 안 달리겠지만 그냥 적고 싶어서 적는 글이니 괜찮습니다. ㅋㅋㅋ
1.
탑골 레벨 중상 정도 되려나요.
중학생 때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고 꽂힌 노랜데 살면서 이 노래를 부르거나 언급하는 사람을 오프라인 현실 세상에선 만난 적이 없네요.
암튼 노래가 되게 깔끔하고 편하게 듣기 좋았어요. 아마 새벽 라디오에서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갬성지수 폭발한 덕에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기도.
뭐 어차피 이거 굳이 눌러서 재생해보실 분은 없으시겠지만 30년전(딱 1990년에 나온 앨범입니다) 곡 치고는 지금 들어도 좋...
아. 이거야말로 탑골의 시그니쳐 대사로군요. '이 노래 지금 들어도 좋아' ㅋㅋㅋㅋㅋ
글 적는 김에 30년만에 처음으로 밴드 정보를 찾아봤더니 세션맨들끼리 모여 만든 일종의 프로젝트 밴드 같은 거였군요.
이 앨범 하나 내고 콘서트도 딱 한 번 한 것 같구요. 이후로는 활동이 없었던 듯. 심지어 이 곡 만들고 부르신 분은 검색해도 아무 내용 안 나와요. ㅋㅋ
궁금하네요. 지금은 뭐하고 어떻게 사시는지. 지금도 님하 노래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 한 명 있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검색하다 보니 이 곡보다 '착각'이라는 노래가 더 유명했다고 해서 들어보니... 아는 노래네요? 근데 같은 팀 노래인 줄 전혀 몰랐습니다. 멤버 중 다른 분이 작곡하고 다른 분이 부른 데다가 곡 분위기도 전혀 달라서. ㅋㅋㅋ 이 노래는 뭔가 유영석 느낌이네요. 들어보고픈 분이 계시다면 아래 링크로.
https://www.youtube.com/watch?v=USlGFPx3Hj4
2.
김형석이 만들어준 노래였을 거에요. 1989년 발표.
훗날 윤종신이 리메이크해서 좀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아마 티비 예능프로(연예가 중계??) 끝날 때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든가 해서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인순이가 나름 트렌디한 스타일로 어필해보려고 시도한 앨범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리 성공적이진 않았던 듯 싶구요.
결국 인순이가 트렌디한 가수가 된 건 나중에 박진영이 준 '또'를 불렀을 때 정도려나요. 그게 1996년이라니 7년이 걸렸군요.
그리고 다음 히트곡은 (남의 곡이지만) 조PD 노래 피쳐링했을 때 정도... 인데 그게 2004년 곡이라고 나오니 8년이 걸렸고. 그 다음 히트는 나는 가수다였을 텐데 그건 또 2011년인지 2012년인지 그러니 다시 7년. 7~8년마다 하나씩 히트하고 있고 작년에 별 일 없었으니 올해 뭐 하나 띄울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3.
아마 이 글에서 난이도(?) 최하일 듯 한 곡이네요. 원래도 그 시절 노인들(...)에게 인지도가 좀 있었던 데다가 무려 '응답하라 1988'에 나왔었다니. ㅋㅋ
역시 중학생 때 알게된 노래인데 알게 된 상황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당시 칙칙한 남자 중학생(교실에서 싸움 나면 마대 자루에 의자가 휙휙 날아다니던;)이었는데 어떤 선생님이 본인 이제 그만 둔다고 뭐라뭐라 하셨는데... 디테일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교생이셨던 건지 기간제셨던 건지 아님 그냥 사정이 생겨 전근을 가셨던 건지. 그 분 얼굴도 이름도 기억 안 나구요. 성별만 기억 납니다. 여선생님이었죠.
그냥 기억나는 건 짓궂은 학생 몇 놈이 노래해! 노래해!! 하고 장난을 쳤더니 대뜸 알았다면서 이 노래를 부르셨다는 거.
근데 친구들 중에 이 노랠 아는 놈이 아무도 없어서 곡 제목도 모르고 그냥 살았죠. 레코드 가게에 가서 사장님에게 노래 불러드리고 찾아달랠 수도 없으니까요. ㅋㅋ
몇 년 후에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으면서 간신히 제목과 가수를 알게 되었고.
이게 오태호가 준 곡이라는 건 며칠 전에나 알았네요.
근데 알고 나서 들으니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빼박 오태호 스타일인 게 티가 나서 웃깁니다. 사람의 뇌란 간사한 것...
+ 그리고 이 노랠 부른 홍성민씨는 2007년에 돌아가셨군요. 뒤늦게나마 명복을...
4.
사실 3번으로 끝낼 글이었으나 갑자기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어져서 내친 김에 걍...
이상은이 '뮤지션' 컨셉으로 변신하기 전 어둠의 역사... 중에서도 어둠의 역사죠. 남이 준 곡 열심히 불렀는데 표절이었더라... 는 곡이니까요.
근데 그 시절엔 또 원곡(?) 찾아듣고 확인하기도 힘들었으니 그냥 '그랬구나'라고 생각하고 이상은 노래 열심히 들었습니다. 어쨌든 노래 좋고 이미 앨범 샀으니까(...)
그리고 그거야 어쨌거나 영상 속의 이상은 예쁘네요. 하하.
딱 한 번 이 분을 실물로 본 적이 있는데, 그땐 이미 뮤지션 패치가 완료되어서 저런 모습이 아니셨죠. 머리 가운데를 딱 갈라서 한 쪽은 밀고 다른 한 쪽은 완전히 길게 늘어뜨리고 뭔가 히피스런 패션을 하고 세상 귀찮다는 포스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차마 말도 못 걸고 지나갔던 추억이. ㅋㅋㅋ
이 편리한 인터넷 시대 덕에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윗곡의 원곡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b262m54Qis
그럼 또 맥락없이 이 뻘글도 끄읕.
2020.03.12 02:09
2020.03.12 10:33
숙면에 피해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2020.03.12 02:39
2020.03.12 10:35
말씀하신 김에 찾아보니 권성연은 그 앨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 한 여름밤의 꿈이 막 대박 히트는 아니어도 좋아하는 사람 많았는데, 아무도 앨범은 안 샀나 봅니다(...) 그래서 이 분의 최대 히트곡은 피구왕 통키인 걸로. ㅋㅋ
2020.03.12 10:46
앗 전 권성연 앨범 샀습니다(테잎이지만) 거기에 있는 곡중에 난 그랬던것 같아요 란 노래를 좋아했습죠.
2020.03.12 09:19
1,2번은 모르는 노래군요. 팝송 보다는 가요파였었는데..
2020.03.12 10:36
이번 탑골은 좀 난이도가 있습니다. ㅋㅋㅋ
1번은 그래도 심야 라디오엔 가아끔씩 흘러나왔었고 심지어 한 두 달 전에도 들어본 적 있는데, 오히려 유명 가수 인순이의 2번 노래는 정말 거의 들어본 적이 없네요. 윤종신 버전으로만 아주 오래전에 몇 번 들어본 듯.
2020.03.12 10:41
<착각>이라는 노래는 뭐랄까 그때 들으면서 송창식 풍이라고 생각을 했었죠. 참새의 하루 비슷하게
2020.03.12 10:47
지금와서 들어보니 뭔가 '보헤미안 랩소디' 영향도 받은 것 같고 그렇네요.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곡 전개나 코러스 쓰는 게 좀... ㅋㅋ
2020.03.12 11:56
11월과 <종로에서>를 부른 오월, 그리고 어떤날의 <출발>은 항상 기억 속에 엉켜 있어요~~ 다 그냥 '거시기'...
2020.03.12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