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3시즌

2020.11.30 01:05

daviddain 조회 수:11834

두 번째 보고 잠들기 전에 쓰려고요.


저번에 이미 썼죠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2&document_srl=13864653

<에일리니스트>작가 케일럽 카는 whodunit이 아닌 whydunit을 쓰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 드라마가 그에 맞는 편이예요.

남자배우들은 한 번은 연쇄살인범을 연기하죠. 베일이 <아메리칸 사이코>를 했고 잭 애프론도 테드 번디를 연기했죠. 맷 보머에게는 이 드라마가 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그리고 신은 맷 보어를 창조했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네요. 잘 생겼으면서도 사기꾼, 살인범,거짓말쟁이 역할이 잘 어울려 얼굴만 훌륭하고 허우대만 좋은 아미 해머와는 대조됨. 해머는 진정  얼굴과 몸뚱이가 아까워요.

보머가 연기하는 제이미는 공허함을 느낍니다. 넓은 집에 이사하고 아이를 갖는 것도 아마존에 채소를 주문해 먹는 것도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나, 공허함때문에 대학 시절 니체 사상에 심취해 살인으로 자신을 인도했던 친구에게 연락해 결국 연쇄살인 행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보머를 쫓는 풀먼 사이에 화가인 소냐가 끼어들게 됩니다. 남성의 연약함을 탐구하는 소냐는 보머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그리려 하고 보머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보여지기를, 연결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극 중 역사 교사인 보머가 1930년 대 파시즘에 관해 가르치는 것도 니체 사상과 관련이 있어서일 겁니다.

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 하지만 신이 떠난 세상에서 예술의 중요성을 니체는 강조했죠.

캐나다 작가 루이즈 페니가 쓴 소설을 떠올리게 했던 건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가나슈 경감이 해결하는 과정에서 화가가 진실을 통찰해 낸 것과 비슷해서 그런 듯.



각본이 좀 중2병스러운 면이 있기는 한데 보머의 매력과 연기가 이를 잘 상쇄하더군요. 가장 실속을 챙겨간 거 같아요. 빌 풀먼이 연기하는 해리 앰브로스는 이번 시즌에 별 한 일이 없다 싶었어요.


그러고 보면 경력 초기에  그런 연쇄살인범 역을 안 했던 게 톰 크루즈였죠. 오히려 나이들고 스타가 된 후에야 악역을 했죠.


T.s.엘리엇의 hollow man이 인용되었는데 이 시는 <해변의 카프카>에도 나오죠.


이런 연쇄살인범을 가장 연기 잘 할 배우는 드 니로라고 생각함. 텅 빈 인간을 잘 연기함.<언터처블>에서 베이브 루스 이야기하며 방망이 휘두르는 역 잘 어울렸죠. 잭 에프론이, 라이언 고슬링이 암만 용써도 못 따라잡을 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7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61
126434 [게임바낭] 게임 업계 근황 + 최신 게임 예고편들 여럿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6.11 269
126433 에피소드 #93 [2] Lunagazer 2024.06.10 61
126432 프레임드 #822 [4] Lunagazer 2024.06.10 57
126431 겨울왕국 Some Things Never Change 포르투갈어 catgotmy 2024.06.10 59
126430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4] 영화처럼 2024.06.10 419
126429 제주도 1박 여행의 장점 [5] soboo 2024.06.10 439
126428 ‘퓨리오사’ 삼차 관람 후 쓸데없는 잡담 [3] ally 2024.06.10 409
126427 머라이어 캐리 someday [2] daviddain 2024.06.10 121
126426 테오 앙겔로풀러스 ‘유랑극단’ 잡담 (스포일러~) ally 2024.06.10 125
126425 QWER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건가요? [7] 사막여우 2024.06.10 643
126424 모니카 벨루치 이탈리아어 인터뷰 [4] catgotmy 2024.06.09 255
126423 밥 포시 ㅡ 폴라 압둘 ㅡ 아리아나 그란데 [3] daviddain 2024.06.09 121
126422 프레임드 #821 [4] Lunagazer 2024.06.09 67
126421 가장 보통의 사람과 속물근성의 간극(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상수 2024.06.09 244
126420 민희진의 현재진행형 성취 [2] Sonny 2024.06.09 485
126419 미학적 인간이란 개념으로 민희진을 들여다보기 Sonny 2024.06.09 218
126418 민희진의 어도어 독립 시도에 대해 Sonny 2024.06.09 181
126417 민희진을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것 [1] Sonny 2024.06.09 291
126416 [웨이브바낭] 이번엔 프랑스제 교사 호러, '클래스'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6.09 242
126415 허경영 선거법 위반으로 2034년까지 선거출마 불가 상수 2024.06.09 16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