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날려 본 소감

2020.01.09 15:04

ssoboo 조회 수:803


열흘 남짓한 휴가기간 중 가장 큰 놀이는 ‘드론’이었어요.  일정의 절반 이상을 드론 공부+비행+촬영+영상편집 하는데 보냈어요.



1.

그 소감을 한마디로 하자면 


“시공간이 확장되는 느낌”


‘부감’이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인데 


 우리가 보통 경험할 수 있는 부감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거죠.


 높은 산 꼭대기나 빌딩 스카이라운지나 남산터널 전망대에서 보는 파노라마는 일상을 벗어난 시각적 자극을 주며 엔돌핀을 돌게 만들죠!


 그런데 드론을 통해 얻게 되는 ‘부감’은 매우 동적이에요.   


 높은 곳에 서서 가만히 응시하고 사방을 둘러 보는 부감이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며 부담하는 것이라


 파노라마 자체가 움직이고 변화하는데 그걸 남이 찍어 보여주는 영상이 아니라 내가 마음대로 시선을 두는 대로 보여지는 순간의 느낌은


 정말 짜릿해요.


 

 경비행 조종사라도 된다면 더 강하게 그 느낌을 즐길 수 있겠지만 어디 그게 쉽나요.


 하지만 드론을 아주 손 쉽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더군요.


 게다가 경비행기로는 도저히 맛 볼 수 없는 저공비행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체험도 가능합니다.



 드론이 대기업에게는 매력적인 운송수단으로서의 도구로 주목 받고 있지만 


 몇몇 특수 분야 종사자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드론은 ‘촬영도구, 영상도구’일거에요.


 영상제작을 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듯이 드론을 갖고 새로운 공간 체험을 영상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드론비행과 촬영을 하게되면서

 

 덩달아 디지털 영상편집도 간단하나마 배우고 써먹게 되었는데 이것도 참 재미 있는 놀이였어요.


 이 분야의 전문가인 측근 왈 ‘편집점’을 찾는 ‘감’이 왠만큼 배운 사람들보다 났다는 말에 더 신나서 드론 날린 날 저녁 내내 매달려 영상편집 놀이를 해봤는데


 문제는 몇 번 해보니 이건   개무식한 ‘시간 노가다’라는걸 깨닫고 열정이 급 식어 버렸;;;;


 하여간 영상쪽 일 하는 분들의 그 인내심, 엉덩이 무거움에 새삼 경탄을 하게 됩니다.


 

 2.

 드론 지름을 고민 중이신 분들을 위한 짤막한 지식


 나는 패키지로 대강 250만원 정도의 드론을 장만했는데,   HD, FHD 정도의 영상으로 충분한 분들이라면  50~60만원대의 드론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거 같습니다.   


 드론 관련 날릴 수 있는데가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한국이라는걸 고려하면


 거의 규제를 받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실내용,정원용으로 커다란 매미 정도 사이즈의 깜찍한 드론도 있어요.



3.

 드론 규제에 관한 썰


 매우 한정적 자원인 ‘땅’ 과 도로에는 수 많은 종류의 탈것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위에서 사고로 다치거나 죽고 있죠.


그에 비래 드론은 허공으로 날라 다닙니다.  땅과 도로에 비해 엄청 무한한 영역을 날라 다니는듯 보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매우 작은 사이즈로 위험성이 차량들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문제는 1) 높은 공중에서 고장이나 조종미숙으로 낙하시 발생될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점과 


2) 공중 촬영으로 인하여 발생될 프라이버시 침해 등입니다. (얼마 전에 실제 그 일이 발어졌어요!)


그런데 이게 개인적으로 참 웃기는게.... 1)로 인한 피해의 정도와 사례는  ‘자전거’로 인한 피해의 정도와 사례에 비해도 조족지혈 수준이라는 점이고


2)  여성화장실, 탈의실들이 소형 불법 도둑 촬영 기자재로 도배질 되어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비웃음이 나올 뿐이고요.



미국처럼 일정 중량 이상의 모든 드론에 대한 자격제도와 기기 등록제 조차도 제대로 실시하지 않으면서 


서울같이 인구밀집 지역 대부분을 그냥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버리고  구역과 별개로 


촬영은 사전 허가 신청하도록 하는 말도 안되는 규제를 시행중인 나라가 한국이더군요;;   이 나라 공무원들 일 하는 수준은 참 한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요즘 드론 기술이 어느 정도냐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비행금지 구역에선 아예 이륙이 안되게 만들 수 있고  고도 제한 구역에서는 


경고와 함께 더 이상의 고도 상승이 안됩니다.   금지구역 설정을 하고 드론 업체에 정확히 고지만 해주면 될 일을 이상하게 꼬이게 만들어요.


게다가 조종기와 드론 사이에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알아서 출발지로 드론 혼자 날아오는 기능도 있고 장애물은 지가 알아서 피하거나  비행을 멈춥니다.


착륙시 착륙지점이 착륙이 부적절한 상태라면  착륙을 안하고 호버링하며 경고음을 날립니다.  


쉽게 말해 문제가 발생 될거 같다 판단하는게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빨라요. 그리고 단호하게 비행을 스스로 정지해 버립니다. 


20세기 수준의 행정력이 드론 기술을 못 따라 오고 있어요.



여하간


드론 유저 자격제도를 만들어서 안전한 드론 조종에 필수적인 기술과 지식을 갖추게 하고  기기 등록제를 통하여  발생할 수도 있는 사고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명확히 추궁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게 가장 먼저인데   


한국 정부의 담당 공무원들은 (당장 돈이 되는) 농업용 드론 같은 분야에만 매달리고 나머지 드론은 걸면 다 걸리는 규제망을 쳐 놓고 나 몰라라;;



무슨 말이냐면 지금 한국에 살고 게신 분들이라면  취미로 드론 시작하지 마시라는거;;   수십 수백 들여서  장롱행 되기 딱이에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7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87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121
111086 계획 [2] 어제부터익명 2020.01.17 366
111085 [듀게인?] 영상편집용 노트북 추천 구걸합니다 [6] skelington 2020.01.17 477
111084 (회사 바낭) 출장 [10] 그냥저냥 2020.01.16 716
111083 소문의 주인공 [10] 은밀한 생 2020.01.16 1291
111082 조국 사태를 보는 문 대통령의 눈 [2] Joseph 2020.01.16 1057
111081 [바낭] 무어의 법칙 [2] 예정수 2020.01.16 493
111080 [바낭] 본격 온라인 탑골 게시물 - 90년대 영화 포스터들 [37] 로이배티 2020.01.16 3475
111079 막말의 원조 맛집 배틀 [24] 룽게 2020.01.16 1402
111078 요즘 좋았던 노래들 [1] 예정수 2020.01.16 468
111077 스페인 여행 바낭3 (그라나다, 세비야) [7] 산호초2010 2020.01.15 722
111076 스페인 여행 바낭 2(바르셀로나) [2] 산호초2010 2020.01.15 564
111075 뜬금없는 스페인 여행 바낭1 [8] 산호초2010 2020.01.15 736
111074 [넷플릭스바낭] 드디어 봤습니다. 3시간 30분짜리 '아이리시맨' [22] 로이배티 2020.01.15 1064
111073 기생충 중국 상영 금지 [8] 어제부터익명 2020.01.15 1608
111072 "토고" 짧은 감상 [3] 산호초2010 2020.01.15 492
111071 블러드샷, 모비우스 예고편, 애로우버스의 특급까메오 [2] 나보코프 2020.01.15 397
111070 기셍충 오스카 노미네이트는 의외로 조용하군요. [16] woxn3 2020.01.15 1143
111069 어떻게 지내십니까? [10] 어디로갈까 2020.01.15 940
111068 오스카 후보 지명 상황에서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기생충>의 대사와 수석의 정체 + 개인적인 소회 [4] crumley 2020.01.15 1048
111067 [넷플릭스바낭] 이정현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봤어요 [4] 로이배티 2020.01.14 85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