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6 20:58
- 중요 스포일러는 없도록 신중하게 적겠습니다만.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고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당연히 이 글도 안 읽으시는 게 낫겠죠. 중요 스포일러는 끝 단락에 흰 글자로 간략하게만 적겠습니다.
(밀짚모자 소년은 얼핏 보고 1초 동안 원피스 루피 배우 아닌가 하고 고민했습니다.)
- 일단 시리즈의 전통대로 '한 건 하는 인디'의 활약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cg 파워로 젊은 척하는 해리슨 포드옹이 나치들에 맞서 싸우고 레어 아이템을 얻는 거죠. 젊은 얼굴과 다르게 배우의 목소리나 움직임 같은 게 확실히 굼뜨긴 하지만 뭐 그래도 여기까진 평소의 인디아나 존스 느낌을 간직한 활극 액션이 있어서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액션을 배우 무리 안 시키면서도 그럴싸해 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세심하게 잘 짰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이제 '세월이 흘러' 본편으로 들어가는데...
(cg덕에 잠시 설렙니다만)
(세월아악!!!!!!!!!!!!!!!!!!!!!!!!)
- 맘에 안 들었던 부분부터 말하자면, 이게 제가 많이 싫어하는 방식으로 스타트를 끊습니다. 주인공이 전작에서 이룬 것들을 싹 다 날려 버린 후 시궁창에 박아 놓고 시작하는 거죠.
자세한 얘긴 안 하겠지만 암튼 4편 엔딩의 그 훈훈함은 온데 간데 없고 시리즈 역대 최악의 처지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인디옹입니다. '다이하드3'의 존 맥클레인 정도?
이 부분 때문에 제가 이 영화를 덜 재밌게 본 게 분명히 있습니다. 전 정말 이런 스타트를 싫어해서 영화 내내 납득이 안 가더라구요. 그러니 감정 이입도 잘 안 되고... ㅋㅋ
이야기를 쓴 사람들이 뭘 노렸는지, 왜 그랬는진 알겠고 이해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영화가 완전히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니 배우와 캐릭터의 노화를 작품에 최대한 반영하며 드라마를 끌어내고 싶었겠고. 그래서 해피해피한 로맨스 노년보단 인생 늘그막에 모든 거 다 잃고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늙은이로 설정하는 게 어울렸겠죠. 게다가 제임스 맨골드는 이미 '로건'으로 비슷한 드라마를 아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전적도 있는 사람이구요. 뭐 그렇긴 한데, 암튼 전 이런거 싫다구요. 그냥 내가 싫다고!!! ㅋㅋㅋㅋ 캐릭터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깨지는 기분이랄까요. 지난 15년간 내 머릿 속에 들어 있던 인디의 노후는 이런 게 전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아니 대체 이 엔딩 어디다 팔아먹었냐고오오~!!!!!!!)
- 게다가 우리 로건, 울버린씨는 아무리 노쇠하고 맛이 갔어도 어쨌든 수퍼 히어로 강철 뼈대 짱짱맨이잖아요. 그걸 연기했던 휴 잭맨도 젊었구요. 그러니 '힘들어하는 연기'를 하면서 옆에 팔팔한 사이드킥을 두고서도 본인 액션 할 건 다 했는데요.
해리슨 포드는 이미 팔순 영감님이고, 인디의 극중 나이도 칠순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게 영화의 내용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액션이 거의 없다시피 해요. 4편에서 인디가 직접 하는 액션이 적어서 실망하셨던 분들이라면 5편은 보는 내내 한숨이 나올 겁니다. ㅋㅋㅋ 진짜로 뭐가 없어요. 엄... 뭐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죠. 듣자하니 그냥 단순하게 펀치 한 방 날리는 장면 리허설하다가 부상 입고 몇 달을 쉬셔야 했다고. '이거 노인 학대 아님? ㅋㅋㅋ' 이라던 농담들이 농담이 아니었던 겁니다(...)
어쨌든 그래서 해리슨 포드의 황혼을 불사르는 노년 액션! 같은 건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귀엽긴 하십니다. 큐티 프리티 팔순 히어로!!!)
- 액션 측면에서의 또 한 가지 문제라면 이번에 인디의 사이드킥을 맡은 피비 월러-브리지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캐릭터 '헬레나'요.
그러니까 4편의 아들래미 비슷하게 이 분은 인디 절친의 딸, 대녀라는 포지션으로 나와서 인디와 행동을 함께 하는데요. 아들 캐릭터를 성별만 바꿔 놓는 식으로 게으르게 만들어 놓은 캐릭터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역시 자세한 설명은 않겠지만 아들과는 전혀 다른 디테일과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캐릭터에요. 그건 좋은데, 문제는 이 분이 전투 캐릭터가 아니라 지략형 캐릭터라는 겁니다. 그러니 이 분도 딱히 대단한 액션씬 같은 걸 수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분이 데리고 다니는 어린이는 말 그대로 어린이라서 그렇고... 하하.
주역 3인방 구성이 이렇다 보니 영화 속 액션에 쾌감이랄까, 씐남이랄까... 그런 게 좀 부족해요. 연출이 나쁜 건 아닌데 스토리상, 배우 사정상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탈것에 상당히 집착하는 편입니다. 배우가 아무리 늙었어도, 액션치여도 운전대에 앉혀 놓으면 액션 뽑아내는 데 방해는 안 되니까요. 그리고 탈것이 자주 나오니 액션은 거의 추격전 형식으로 진행이 되겠죠. 체감상으론 런닝타임의 거의 절반이 쫓고 쫓기는 장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주, 길게 나오는데 그렇다보니 보다가 질리는 감도 좀 있고 그랬네요. 역시나 각각의 연출이 나쁘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원조 시리즈들의 액션들처럼 확 꽂히는 게 있는 것도 아니어서요.
('플리백' 영접 후로 쭉 응원하는 분이신데, 맡은 역할이 영 그냥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같은 캐릭터라도 이보단 더 매력적으로 살려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암튼 영화는 대체로 이런 식입니다. 1편이나 3편처럼 쉴 새 없이 액션으로 몰아치는 스타일을 재현해요. 그리고 인디는 썩은 표정과 시니컬한 드립 역할을 맡구요. 젊음과 활력은 헬레나가 맡겠죠. 당연히 이 둘은 끊임 없이 만담을 주고 받는 와중에 나름 진지한 드라마를 깔구요. 시리즈의 전통대로 그 드라마는 액션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조금씩 풀려나갑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대략 전작들을 모두 섞어서 빚어 놓은 듯한 느낌이 납니다. 헬레나와 그분이 데리고 다니는 소년은 마치 2편의 인디와 쇼티의 관계 같고. 인디와 헬레나의 관계는 3편의 아빠와 인디 관계랑 닮은 구석이 있구요. 여러모로 이전 시리즈들에게 오마주를 바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근데 이게 전작들만큼... 까지는 기대도 안 했지만, 그냥 딱히 재미가 없습니다. 인디는 특유의 능글맞음과 여유로움이 거의 증발해서 걍 진지하고 우울한 할배 느낌이라 덜 즐겁구요. 헬레나는 2편 초반의 인디랑 좀 비슷하긴 한데 대체로 평범해요. 그리고 소년은 그냥 이런 영화에 나옴직한 소년1입니다. 2편의 쇼티가 훨 낫더군요. 이렇게 캐릭터들이 다 그냥 그래서 셋이 주고 받는 만담이나 드라마에도 대체로 심드렁해지고...
(어쨌든 주인공은 인디!!! 라는 걸 분명히 하며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보니 나머지 캐릭터들이 발전하고 매력 드러낼 틈이 없기도 했습니다.)
- 영화가 좀 깁니다. 런닝타임이 2시간 30분이니 시리즈 최고로 길죠. 그런데 페이스 조절이 좀 아쉬웠어요.
본론 들어오고 난 후부터 사건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캐릭터들 관계 설정이 끝나기 전까지. 이 부분이 좀 지루했습니다. 액션, 추격전을 와장창 늘어 놓아서 평범 무난 무미한 전개를 치장해 본 것 같은데 그냥 이 부분의 분량을 좀 줄여 버리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었구요. 또 나중에 나오는 바다 관련 장면들 역시 좀 애매... 하더군요. 아마도 '아틀란티스의 운명'을 영화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보는 파트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어쨌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고 재밌는 전개도 없어서 흠... 이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다 싶은 클라이막스가 있습니다. 음.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아마도 4편에서 외계인 때문에 실망했던 분들이라면 이것도 크게 맘에 들진 않겠다... 싶었구요. 하지만 그래도 이번엔 이 클라이막스가 인디의 인생 드라마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나름 짠한 장면 하나를 연출해 주니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ㅋㅋㅋ
아, 전 그냥 즐거웠습니다. "이게 뭐얔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재밌게 봤어요.
마지막으로 결말은 당연히 찡한 마무리와 함께 팬서비스를 와장창 동반하는데요. 아니 뭐 막 대단한 건 기대하지 마시고 ㅋㅋ 소박한 엔딩이지만 시리즈 내용들을 대략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아 신경 많이 썼구나' 라며 자잘하게든 크게든 감동 받을 수 있을만한 좋은 엔딩이었어요. 다만 1, 2, 3편의 디테일들... 콕 찝어 말하자면 1편 '레이더스'의 장면들 디테일을 대략은 기억해야 감흥이 올라가니 기왕 5편을 극장서 보실 분들이라면 1편 정도는 복습하고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빌런이 약했다는 평가가 많던데... 근데 이 시리즈에서 빌런이 딱히 존재감, 카리스마 같은 거 뽐낸 적이 있었던가요? 전 그냥 귀엽고 웃겨서 괜찮았습니다.)
- 대체로 안 좋은 얘기만 와장창 하고 있는데요. ㅋㅋㅋ 이제 좀 좋은 이야기도 해 볼까요.
솔직히 다 보고 극장을 딱 나왔을 땐 많이 아쉬웠습니다. 캐릭터들 매력도 떨어지는 느낌에 액션도 전작들만 못하고. 흥행 망할만도 하네... 이러고 나왔는데요.
집에 와서 아까 본 장면들을 복기해 보니 '그래도 최소한 멀쩡한 블럭버스터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액션씬들 하나하나는 다 나쁘지 않았구요. 가만 생각해 보니 제가 이 영화를 제대로 즐겨 보겠답시고 타이밍 맞춰 정주행을 한 게 오히려 감상에 독이 된 게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스스로 눈과 기대치를 한껏 높여 버렸달까... ㅋㅋㅋㅋ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니 나름 신경 많이 썼습니다. 추격전이라는 형식은 반복이 되지만 계속해서 탈 것과 상황들은 다양하게 변주를 하고 있었고. 또 대낮 미국 도심에서 인디가 액션을 벌이는 장면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뭣보다 애초에 주연 배우의 격한 노화라는 강력한 핸디를 안고 시작한 영화이니 좀 양해해줘야할 부분도 있는 것 같구요. 또 이 영화의 메인 유물은 나름 영화의 스토리나 메시지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게 뭔진 말을 안 해야 할 테니 이 얘긴 여기까지만.
(추격과)
(추격의 연속이지만 어쨌든 장면들 하나하나는 괜찮아요. 재미가 없다!!! 고 단언할만큼 모자라고 부실하진 않습니다.)
- 그리고 또... 가장 중요한 게 있잖아요.
해리슨 포드. 헐리웃 스타 배우의 아우라는 여전한 우주 대스타님, 그리고 뭣보다 인디아나 존스 그 자체.
액션이 약해져도, 드립이 예전만큼 재미가 없어도, 그래도 해리슨 포드라는 스타의 존재감과 인디아나 존스라는 오래된 캐릭터의 아우라가 아쉬운 점 투성이인 이 영화를 굳건히 하드캐리 해줍니다. 그래서 영화의 재미는 분명히 예전 것들만 못해도 계속해서 집중하며 관람을 하게 되더군요. 물론 그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있는 사람들 한정이겠습니다만. 어쨌든 저는 그런 사람이니까요. 냉정하게 다 따져가며 비판할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죠. 하하.
(잘 가요 인디. 그동안 많은 시간 즐거웠습니다 포드옹.)
- 가만 생각해보면 이번 영화는 시작부터 좀 애매한 위치였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원조 삼부작이 있죠. 이것만으로도 완벽한 시작과 마무리였습니다. 그런데 4편이 나왔죠. 이 영화는 오래된 옛 친구를 소환해서 근황 듣고 기분 좋게 보내주는 역할에 충실한 후일담이었어요. 그러니 이미 이 시리즈는 두 번이나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으며 끝난 이야기였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 5편은 그냥 존재 자체가 잉여(...)가 됩니다. 아무리 4편이 맘에 안 드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그 마무리에서 뒤에 뭐 덧붙일 게 있겠냐고 묻는다면 무슨 할 얘기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굳이 4편의 엔딩을 망쳐가며 '한 번 더'를 외쳐야 할 필요가 뭐가 있냐는 거죠. 뭐 4편 때보다도 더 확실하게 늙어 버린 인디의 쓸쓸한 노년 구경이 새로운 아이디어라면 아이디어겠지만 팬들이 굳이 그런 걸 보고 싶었을까요. 다른 사람들 마음이야 모르겠지만 저는 글쎄올시다... 거든요. 나름 감동적으로 맺은 이번 영화의 엔딩도 엄밀히 따지고 들자면 4편에서 했던 것의 동어반복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구요.
그래서 제 결론은 대략 이렇습니다. '그런 한계를 생각하면 꽤 선방했다'는 것. 애초에 아주 낮았던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부실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뭘 굳이?'라는 의구심을 깨끗이 씻어낼만큼 잘 만든 영화도 아니었어요. 참 애매한 평가입니다만, 그냥 솔직한 제 감상이 그렇습니다.
(아 참. 이번 영화의 메인 아이템은 이겁니다. 그거슨 운명의 다이얼... 그래서 그게 뭔지는 스포일러이니 생략. ㅋㅋㅋ)
- 그러니까 뭐, 시리즈를 이미 보셨더라도 인디와 그의 모험담의 팬이 아니신 분들이라면 굳이 극장에 달려가 확인해보실 필요까진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팬이시라면야 어차피 보셔야겠지만. 4편보다 많이 훌륭한 무언가를 기대하진 마시길. '다들 실망이라지만 그래도 난 팬이니까 볼 거임!!' 이라는 마음으로 보시는 게 좋아요.
뭣보다... 극장에서 이 영화 테마 음악 우렁찬 사운드로 한 번 더 들어 보셔야죠? ㅋㅋ 우리 포드옹의 일생 마지막 액션 연기가 될 확률이 높은 영화이기도 하고. 특히나 인디아나 존스를 연기하는 건 오피셜로 분명히 마지막이니까 떠나가시는 마지막 모습 보고 박수 쳐드리고픈 분들은 기대 낮추고 보시구요.
그냥 그 정도 영화였습니다. 흥행 망한 건 이해가 가구요. 하지만 많이 나쁘진 않았고, '이젠 완전히 끝이구나'라는 애틋한 맘으로 추억의 캐릭터 마지막 가시는 길 잘 보고 왔어요.
끝입니다.
이젠 정말로 안녕!!!
+ 근데 피비 월러-브리지의 헬레나 캐릭터 말이죠. 제작진은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지만 솔직히 이 영화가 고평가 받고 흥행 성공했음 외전 같은 식으로라도 헬레나 캐릭터를 갖고 뭐든 해 볼 생각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근데 그럴 거면 좀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지... 라는 아쉬움이 내내 있었습니다. ㅠㅜ
그리고 별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이 분 출연작 중에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가 있죠. ㅋㅋ 뭐 그렇다구요.
++ 시대상 반영의 제스추어인 건지 비중 있는 배역 중에 흑인 여성 캐릭터가 한 명 있어요. 하지만 뭐 별 일은 없구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결국 어찌저찌 지지고 볶다가 전형적인 인디아나 존스 스토리답게 유물은 적의 손으로 떨어지고 적이 유물의 숨겨진 힘을 발동!!! 하겠죠?
아르키메데스가 만든 '안티키테라'라는 물건이 그 유물이구요, 이 물건의 기능은 지구 곳곳에 존재하는 시공간의 틈(?) 위치를 알려주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기계로 대략 시기를 입력하면 바로 그 시기로 점프하는 틈을 알려준다는 것. 간단히 말하면 일종의 타임머신이죠. 하하. 그리고 우리 빌런 매즈 미켈슨 나치님께서 노리는 건 과거로 돌아가 적당한 시기에 히틀러를 암살해 버리고 좀 더 제정신인 리더를 앉혀서 2차 대전을 승리로 바꾸는 거였어요. 그래서 자신만만하게 '우하하 봐라 인디!!' 이러면서 하늘에 둥둥 떠 있는 틈을 향해 수송기를 몰고 날아가는데, 그때 인디가 한 마디 하네요. "야 그거 2천년 전이잖아. 대륙 이동설 모름? 아르키메데스는 대륙 이동설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그 계산은 망했다능!!!!"
하지만 비행기를 돌리기엔 너무 틈에 근접해 버렸고, 결국 타임슬립을 해서 도착한 곳은 아르키메데스가 살아 있던 그 시절 그 동네에요. 기원 전으로 가 버림. ㅋㅋㅋㅋ 그리고 그 동네는 한창 전쟁 중이라, 갑자기 하늘에서 나타난 수송기를 본 군인들은 이게 적군이 몰고 온 용이라고 생각해서 마구 공격해 격추시켜 버리고 그렇게 빌런님은 코믹 퇴장.
가까스로 낙하산을 챙겨 갖고 탈출한 인디와 헬레나 앞에 아르키메데스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때 밝혀지는 아르키메데스의 참된 의도는 바로, 애초에 미래의 인간들을 자기네 전쟁에 끌어들여 도움을 받을 계획이었다는 거죠. 오우 갓... ㅋㅋ 그리고 그 의도대로 침략자들은 하늘에서 나타난 용(?)을 보고 다 도망갔으니 미션 석세스.
암튼 그리하야 얼른 다시 시간의 틈으로 돌아가야 복귀할 수 있는데. 일생의 로망과도 같은 상황에 처한, 그리고 이제 현실 삶에 꿈도 희망도 애착도 남지 않은 인디는 안 돌아가고 이 곳에서 아르키메데스와, 그리고 자신이 일생 동안 탐구했던 역사 그 자체와 함께 살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래도 돌아가야 한다는 헬레나에게 '내가 돌아가야 할 이유가 뭔데!? 말해봐!!!?' 라고 역정을 내는 인디입니다만. 갑작스레 작렬하는 헬레나의 교정 펀치(...) 한 방에 기절해버리구요.
눈을 뜨니 미국의 자기 집으로 돌아와 혼자 누워 있고. 잠시 후 헬레나가 돌아와 짧은 대화를 나누고요. 이혼 서류만 보내 놓고 영화 내내 얼굴 한 번도 비치지 않았던 마리온이 나타납니다. 당연히 인디 얼굴엔 화색이 돌겠고. 둘은 '레이더스'에서 나눴던 대화를 반복하며 화해의 기운을 보이고. 그때 또 '레이더스'에서 인디를 도왔던 그 사람이 할배가 되어 나타나 대충 아무 대화를 나누다가 '레이더스'에서 불렀던 그 노래를 다시 부르며 퇴장을 하고. 둘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자며 다른 캐릭터들이 라랄랄라 밖으로 나가준 가운데 둘은 오붓한 시간 보내구요. 마지막은 카메라가 빨랫줄에 걸려 있는 인디의 모자를 비추는데... 그대로 암전 되려는 순간 창문에서 인디의 손이 쑥 튀어나와 모자를 홱 낚아챕니다. 끝.
...아. 하나를 까먹었군요. 그래서 인디 아들래미는 어떻게 됐냐면요, 중간에 헬레나와의 대화 장면에서 짧게 언급만 됩니다. 결국 인디와 친해지는 데 실패한 아들래미는 성질 더러운 아빠를 더욱 빡치게 해보겠다며 홧김에 군에 입대하고, 그래서 죽었대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일 때문에 마리온과 인디가 이혼 위기에까지 몰리게 된 거라는 설명.
2023.07.06 21:32
2023.07.07 11:53
제임스 맨골드에겐 죄송한 얘기지만 스필버그가 직접 만들었다면 같은 스토리여도 이것보단 나았을 거란 확신이 들긴 하죠. ㅋㅋ 근데 뭐 가정 놀이는 의미가 없으니...
2023.07.06 23:01
2023.07.07 11:55
이런 얘기는 들을 때마다 재밌어요. ㅋㅋ
저야 외국은 전혀 모르지만 한국 드라마, 영화들 보다가 아는 장소 나오면 저도 그런 거 체크하고 그럽니다. 아니 수원 직장에서 걸어서 서울에 도착했어!! ㅋㅋㅋ
근데 말씀을 보니 그냥 가 보신 게 아니라 꽤 오래 머무셨나 봐요. 부럽...!!
2023.07.07 14:10
오래 머물렀다봐야 신행으로 2주 정도... 하지만 정말 좋은 여행지입니다!
2023.07.07 00:44
저는 뭐 작년 매버릭급 대호평이 나온다면 한번 고민은 해볼까 정도였는데 지금 반응과 흥행 분위기를 보면 깔끔하게 스킵해도 될 것 같네요. ㅋㅋ
4편도 사족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굳이 또 사족을 만들었네요. 손대는 장르마다 최소 수작 이상의 평가와 흥행도 어느정도 보장이 되는 제임스 맨골드를 너무 믿었던 걸까요? 평소에 맨골드를 저 혼자 보급형 스필버그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필 이 시리즈 후속작을 이어받아서 혼자 좀 재밌어하긴 했습니다만 ㅎㅎ 제작비는 또 3억불이나 퍼부었다고 하네요. 포드옹 디에이징 CG 때문일까요? 분량 자체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들었는데 또 최근에 팬데믹 기간에 제작된 작품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중간에 딜레이도 많이 생기고 제작비가 평소보다 많이 뻥튀기 된다고 하더라구요.
딱히 시리즈 팬은 아니지만 좀 작품도 호평받고 흥행에서도 체면치레는 하면서 마지막을 장식했으면 했는데 안타깝게 됐습니다. 어째 포드옹은 한 솔로도 그렇고 커리어를 대표하는 두 아이콘 캐릭터의 마지막이 다 씁쓸하게 됐네요. 사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평도 좋았고 흥행도 대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시퀄 삼부작 자체가 다수의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혔으니... 피비 월러-브리지는 플리백, 킬링 이브로 히트치고 영화계에 화려하게 진출했는데 아직까진 많이 아쉬운 실적이네요.
2023.07.07 12:01
그거야 톰 크루즈는 비겁하게(?) 전투기 타고 액션 하니까요!!! ㅋㅋㅋ
저 개인적으론 4편은 사족이라기 보단 팬들에게 보내는 덤, 보너스, 작별 인사 같은 거라고 생각해서 괜찮았는데요. 이미 그런 거 하나를 만들어 놓고 또 하나를 만드는 건 좀 의미를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이 영화를 호평하는 쪽에선 '4편의 작별 인사가 충분치 못해서 나온 속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던데 전 별로 공감이... ㅋㅋ
디에이징은 도입부에 10분 정도 나오고 끝이에요. 근데 전반적으로 돈을 많이 들인 티는 확실하게 나는 '블럭버스터 대작'이라서, 거기에 코로나까지 겹쳤으니 제작비는 대충 납득이 되구요. 다만 흥행 결과는 뭐... ㅠㅜ
그래도 이 5편이 영화적 평가는 어떨지 몰라도 인디의 퇴장 자체는 괜찮습니다. 아마 전에 폴라포님께서 댓글로 말씀해 주셨던 '리쎌웨폰4'처럼, 작품 평가는 떨어져도 캐릭터들 팬이라면 훈훈한 기분으로 챙겨볼 수 있는 영화 정도는 될 거에요.
피비 월러-브리지야 뭐, 애초에 이런 블럭버스터에 어울릴까 싶기도 했구요. 진짜로 이런 영화(?)에 나온 모습 구경하는 건 재밌긴 했습니다만, 역시 이 분은 본인이 직접 쓴 이야기로 연기하는 게 가장 좋구나... 싶었네요.
2023.07.07 12:06
4편의 그 엔딩이 작별 인사가 충분치 못했다구요? ㅋㅋ 그럼 뭐 결혼식 이후에 플래시포워드해서 나이들어 돌아가시고 관짝에 못을 박으며 Directed by Steven Spielberg 이렇게 했어야 한다는 건지? ㅋㅋㅋ
2023.07.07 13:26
뭔가 여기서 괴리감이 오는 듯 해요. 1930년대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나이로 보면 당연한 건데도, 그 때 사람이 50년, 60년대 달착륙을 보고 뭐 지하철을 타고 그러는게 아무리 팬이라 그래도 받아들이기가...매리언의 귀환과 결혼식 이상의 임팩트를 어떻게 만들어내겠습니까 ㅠㅠ TV판에서는 93세의 한쪽 눈 없는 인디를 만들기는 했습니다만 그건 오래전 Tv판이라 그냥 넘어간거고...해리슨 포드가 작품에 대해서 참 쿨한데, 인디아나 존스에는 그렇게 욕심이 있었나 봐요
2023.07.07 13:28
다만 5편의 마지막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훈훈하니까요. 그래도 배경이 익숙한 뉴잉글랜드의 단독 주택이었다면...
2023.07.07 21:29
인사 내용에 불만 있는 팬들은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 퀄리티가 문제였겠죠 아마도. ㅋㅋ 전 그 정도여도 괜찮았습니다만.
2023.07.07 20:02
공개직후 악평이 많더라는 이야기도 있고 4편이 더 낫다는 말도 꽤 보이길래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男金 감독님께서 4편의 열렬한 팬이라서 4편을 재평가받게 하려고 한몸 바치신것 아닐까....'
보고 나선 그런 의도는 없었던 걸로 판단했습니다.
2023.07.07 21:33
ㅋㅋㅋㅋ 아마 악평 많았던 건 역시 기대치 때문이었겠죠. 전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바로 극장에 간 제가 적잖게 실망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구요. 보고 와서 집에서 이것저것 끄적거리며 생각해보니 처음 느낌보단 괜찮은 영화였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오면 다시 한 번 각 잡고 보려고 생각 중이네요.
2023.07.07 21:27
시리즈를 정주행하신 것이 이번 편에 아쉬움을 더 크게 했을지도,라고 쓰신 것을 보니 연속해서 보셨기 때문에 이번의 매니매니 늙은 인디를 보신 느낌이 훨씬 복잡한 심경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런 효과는 크게 느끼셨겠다 싶네요. 그 활력 있게 액션하던 해리슨 포드가 며칠 사이에 세월 속에서...
2023.07.07 21:34
맞아요 그런 게 컸을 것 같습니다.
근데 차라리 영화가 그 노화를 컨셉으로 잡았으면 또 어땠을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인디는 늙었는데 영화는 원래 컨셉대로 씐나게 달려대는지라 뭔가 위화감이 있더라구요. 하하;
갑자기 스필버그가 뭔가 눈치를 채고 감독을 안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