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메시아 보았습니다

2020.01.03 03:40

노리 조회 수:2463

이거 참 묘한 시리즈네요.

일단 장르적 만듦새는 괜찮습니다. 호흡이 빠른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늘어지지도 않구요. 긴장 유지 스킬이 좋아요. 진짜 메시아인지, 사기꾼인지 모호하게끔 그 긴장을 에피소드 끝까지 잃지 않고 유지합니다. 하지만 각본의 깊이는 좀 아쉽네요. 중간에 캐릭터 하나는 실종되고요. '믿음'을 테마로 다소 드라이하게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인물들의 내면에 파고들기보다는 가볍게 훑고 간단 느낌입니다. 그래서 무겁고 심각할 수 있는 테마를 다룸에도 감정적 울림은 적은 편이에요. 각본이 좀더 좋았다면 미셸 모나한 인생 연기를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모나한 연기가 괜찮았거든요. 드라마 크리에이터는 마이클 페트로니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이 알만한 작품으로는 나니아 연대기에 공동작가로 참여했었네요. 그외 이력은 주로 호러와 오컬트 쪽이고요. 그렇다고 드라마에 무서운 장면은 일절 없으니 혹 호러 내성이 없으신 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런 고로 로튼 지수는 낮고, 팝콘 지수는 높습니다. 격차가 꽤 커요. 이해는 됩니다. 중동,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미국의 바이블벨트에 이르는 지역들을 참 그럴듯하게 엮어 이야기를 전개시켜요. 이거 뒤에 가서 어떻게 수습하려고 그러지? 하는 궁금증에 계속 달리게 되구요. 그러다 마지막 에피소드에 가면 아, 이래서 이 사람은 OOO였나보다.. 나름 떡밥이 해소되긴 합니다. 문제는, 그래서 뭐?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는 거죠. 메시지도 불분명하고 마지막 한 방도 없고 그렇습니다. 모두 열 개 에피소드입니다. 주파하고 나면 드라마 속 메시아를 추종하던 무리들과 비슷한 심정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감정 이입만큼은 확실; 삶은 크게 나아진 게 없고, 나는 제 자리이고, 메시아를 추종하고 드라마를 보는 사이 시간은 순삭되고(...)


추천이 애매하네요. 확실히 재미는 있어요. 제임스 랜디도 나온다니까요! 내용이 깊이있지는 않아서 실제 논란거리는 별로 없어보이는데 어떤 분들은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도요.  시즌2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나온다면 그때는 뭘 말하려는지 응답을 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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