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삼체]
연출 : 앤드루 스탠튼, 증국상 외      출연 : 에이사 곤살레스, 조반 아데포, 제스 홍, 알렉스 샤프, 베네딕트 웡, 로잘린드 차오, 조너선 프라이스, 리엄 커닝엄,  말로 켈리

넷플릭스 신규 시리즈 [삼체]가 공개되었죠.
많은 분들이 기다리던 작품이고, 저도 기대하고 있던 작품인지라, 주말동안 몰아 봤습니다.

넷플릭스판의 각색은 원작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물리적인 스케일이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적인 배경은 지구 전체의 세계 곳곳에서 옥스포드 중심의 영국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시간적 배경은 여러 세대에 걸쳐 등장하는 인물들을 재구성해 현 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설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런 과감한 각색은 이야기 전개에 속도감을 부여했고, 방대한 원작 스토리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몰입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원작이 담고 있는 어마어마한 정보량와 복잡한 과학 이론을 제한된 상영시간 안에 막힘 없이 전달하기 위해서라 납득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영상으로 옮긴 중국판 드라마가 원작 1권 분량을 29부작으로 담아낸 걸 생각하면 엄청난 모험이죠.
결과는 꽤 성공적입니다.

넷플릭스판 각색의 가장 큰 특징은 인물의 재구성입니다.
원작 1~3권에 등장하는, 시기상으로 수백년의 세대 차이가 나는 인물들이 친구로 나오고, 여러 등장인물을 한 명의 캐릭터로 합치기도 하고, 한 인물의 행적을 여럿이 나눠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원작 그대로 나오는 인물들은 예원제, 클라렌스(스창), 마이크 에반스 등입니다.
예원제의 딸 베라 예(양둥)의 아버지는 양웨이닝에서 마이크 에반스로 바뀌었고, 주요인물들이 베라의 제자들로 재구성되었습니다.
1,2,3권의 주인공인 왕먀오, 뤄지, 청신이 각각 오기, 사울, 진청으로, 3부의 윈텐밍과 그의 부자친구가 윌과 잭으로 바뀌어 모두 친구 사이로 함께 등장합니다.
원작에서는 왕먀오의 역할이던 VR 게임을 통한 삼체 추종세력 접촉을 진청과 잭이 대신 수행하여 사건의 진행을 앞당겼고, 3권의 등장인물인 진청과 윌의 스토리가 1권의 사건과 동시에 진행됩니다. 
웨이드는 1권의 창웨이스와 3권의 웨이드를 합친 인물로 등장하고, 진청의 남친 라지는 2권의 장베이하이에 해당하는 인물인 걸로 보입니다.
오리지널 캐릭터인 타티아나는 삼체조직의 행동대원 역할로, 1권의 선위페이 역할, 2권의 파벽자 역할, 3권의 의인화된 지자의 역할도 일부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원작 1권의 내용이 드라마 5부에서 끝나고, 6~8부는 원작 2, 3권의 내용이 떡밥으로 던져지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과학자들의 죽음, 의문의 카운트다운, 문화대혁명과 홍안 기지, VR 삼체, 삼체 추종세력의 진상, 그리고 심판일의 파나마 작전으로 이어지는 1권의 내용은 쉴틈없는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눈을 뗄 수 없게 했습니다.
다만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5부까지 긴박하게 달리던 페이스에서 한 숨 쉬어가듯 3권의 계단 프로젝트와 2권의 면벽자 선정이 진행되고, 본격적으로 2권 내용이 전개되기 전에 약간 김빠진 상태로 시즌 1이 마무리되다 보니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여기서 실망하고 접는 사람과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사람이 나눠질 것 같네요.
저는 당연히 다음 시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작을 읽은 저도, 읽지 않은 집사람도 모두 만족스럽게 시즌 1을 감상했습니다. 
특히 파나마 작전 장면이 어떻게 표현될 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렸는데, 사전 정보 없이 마주친 집사람이 몹시 놀라며 몸서리를 칠 정도로 사실적이고 충격적이었습니다.

원작 1권 내용의 상당히 빠른 진행 속도를 보면서 3권의 까마득한 전개를 좀 덜어내고 시즌 2에 꽉 채워 마무리 할 생각인가 싶었는데, 제작진의 인터뷰를 보면 전체 분량이 3시즌이냐 4시즌이냐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빨리 다음 시즌이 보고 싶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7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54
125904 전문가의 소녀시대 평가.JPG라는데.. [21] 쥐는너야(pedestrian) 2010.11.13 9494
125903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86
125902 오늘 SNL 역대급 수위 (박재범 & 김슬기 MV포함 ) [7] the end 2012.12.02 9485
125901 미아 패로우와 우디 앨런의 유일한 생물학적 친자 Ronan Seamus Farrow [21] 잠시익명할게요 2012.06.17 9476
125900 인터스텔라의 천문학적 근거는 개뻥이 아닐 수 있겠군요. [4] 질문맨 2014.11.13 9475
125899 한국 남자 성기 길이와 둘레 [6] 겨자 2015.07.11 9475
125898 [답변] 커피와 신장기능 [8] 늦달 2010.07.30 9469
125897 제가 사랑하는 19금의 여신 [6] 시민1 2014.03.03 9467
125896 대물에 지친 여러분께 추천하는 [8] nobody 2010.10.29 9462
125895 고승덕 딸이 고승덕 교육감되면 안 된다고 글 올렸네요. [72] 비밀의 청춘 2014.05.31 9458
125894 오늘 라디오스타에서 비호감계의 신성을 봤습니다 [16] turtlebig 2013.02.21 9455
125893 급소 차기 [42] 셜록 2010.07.10 9448
125892 톰크루즈 진짜 이해가 안 가네요 [34] 아키나쨔응 2012.07.01 9446
125891 에반게리온 아파트 in 삿뽀로 [29] cadenza 2013.02.26 9444
125890 "깨알같다"는 말의 어원이 뭔가요? [5] 칸막이 2011.02.15 9444
125889 (연애 상담) 소개팅은 세번째 만남에서 쇼부보는게 정석인가요. [6] 스핏파이어 2012.04.15 9442
125888 웰시 코기의 우월한 유전자 [23] Johndoe 2011.06.08 9441
125887 더반찬에서 반찬 구매하시는 분들~ [4] 메잇 2010.10.22 9432
125886 웹툰 여자를 유혹하는 방법 [12] 렌즈맨 2010.08.16 9432
125885 [공지] <짚의 방패> 시사회 당첨자 명단 [1] DJUNA 2013.08.13 942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