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평도 사태가 발생한 후 전쟁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휴전선 너머에서 우리 영토인 연평도에 수십발의 포격이 일어났으니 당연히 전쟁이 연상됩니다.

   그리고 2명의 현역군인과 2명의 민간인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 사태에 대해 비교적 진보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상당히 격양된 포스팅이 많이 올라왔고 듀게에도   

"우리는 휴전국가"내지는 "전쟁의 위험"에 대한 언급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2. 저는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날 확율은 우리가 무시하고 살아도 될 정도로 낮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의하는 전쟁은 얼마전 있었던 국지적 분쟁은 제외하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상대에 대해 전면전을 벌이는 경우입니다.   기본적으로 전쟁은 정치의 한 형태입니다.   전쟁은 해당국의 정파가 자신의 이익을 무력을 통해 관철시키려는 시도입니다.  그렇다면 전쟁이란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1) 전쟁으로 인해 이익을 볼 정파 

  2)전쟁으로 이익을 실현할 가능성(승전에 대한 판단)이 전제 조건입니다.

  1)과 2)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전쟁은 절대 일어날 수 없고, 막연한 전쟁에 대한 공포는 특정 정파가 단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할 대상이 되기 십상입니다.

 

3.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가장 많은 것을 잃을 정파는 누구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그건 북한의 현존 파워엘리트들입니다.  어쩌면 전면전을 가장 두려워하는 정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전면전이란 그들에겐 기득권의 완전 상실과 생명조차 보장하기 어려운 사태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공포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겁니다.  그렇다면 전면전이 일어나서 그들이 얻을 이익이 있을까요?  제 머리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1)도 2)도 없습니다.  북한으로부터 추동되는 전쟁은 발생 불가능합니다.

 

4. 그렇다면 한국으로부터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건 농담이겠죠. 전쟁이 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도 전작권도 없는 나라가 무슨 전쟁입니까? 그리고 얻을 이익이 뭐가 있나요?  조갑제를 제외하곤 정말로 전쟁을 원하는 정파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어도 제도적으로 할 수도 없죠. (주석궁에 탱크로 밀고 올라가자는 놈들이 전작권환수는 반대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습니다.) 

 

5. 다음 가장 높은 가능성은 미국으로부터 시발되는 전쟁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뭐가 있나요?  북한에 석유가 나는 것도 아니고, 탐나는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북한은 중국에 바로 붙어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쳐들어가는 건 중국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인데, 지금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볼 때 그런 모험을 걸 인센티브는 전혀 없습니다.  정치적 군사적 적대관계와 상관없이 미국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있고, 적어도 경제적으론 중국에 아쉬운 게 많은 상황입니다. 중국은 과거 6.25의 경험과 같이 북한에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의 전쟁은 외국에서 발생한 전쟁이 아니라 중국의 국경에서 일어나는 그들의 문제니까요.  결국 미국도 1)과 2)가 모두 부재합니다.

 

6. 따라서 어떤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태 하루만에 환율도 주가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온 겁니다.  북한 역시도 그런 판단을 하였기 때문에 그런 강수를 둘수있었습니다. 또한 지금같은 국지적 충돌은 계속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화가 나는 것은 기존의 대북정책을 승계하지도 않고 전략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도 없이 멍청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자국 군인 2명과 민간인이 사망했음에도 우리가 북한에 던질 수 있는 카드는 전혀 없다는 겁니다.   북한은 올초 정일의 북한 방문을 통해 기존 한국과의 경협을 상실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단(중국)을 마련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이 우리한테 아쉬운 건 별로 없다는 겁니다지금 북한의 도발의도는 미국이지 한국정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지난 3년간의 멍청한 대북정책으로 국민이 치뤄야 하는 댓가가 그제의 연평도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7. 북한의 체제는 어디로 봐도 호의적으로 봐줄 구석은 없습니다아직도 잔존하고 있다는 NL계열 사람들은 저에겐 세상에서 가장 큰 미스테리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나쁘다고 비난하기에 앞서, 북한은 우리에게 현실입니다.   어렵고 힘든 현실이지요단기간내 해결이 어렵지만 그러나 관리가능한 어려움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같은식이요법을 하고 운동을 지속하면 별 문제가 없는 성인병처럼, 북한문제도 한국정부가 영리하게 장기간의 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추진한다면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지속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런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과거 2개 정부에서 시행되었던 햇빛정책이었습니다햇빛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우리는 별로 전쟁이니 NLL이니 이런거 신경 않쓰고 살았습니다.    "잃어버린 10"운운 하며 집권한 현 정부는 과거 정부들의 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 그렇다고 특별하게 하는 것도 없다가 이제 피해는 국민들만 보고 있습니다어쩌면 그 쪽 정파에게는 국내 정치의 유리함을 즐길수도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요.

 

8. 이게 제가 전쟁 교육을 해야한다는 식의 글들을 보고 마구 화가 난 이유입니다.  물론 쓰신 분의 의도는 그게 아닌 건 알지만 일의 원인이 그게 아닌데 다른 쪽으로 촛점이 흐려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심한 이번 정부는 취임하자 마자  외환위기라는 10년전의 상황으로 돌려버리더니 남북관계도 10년전으로 돌려놨읍니다.  정부가 멍청하면 국민들이 고단하고 신경쓸 일이 많아집니다.  적어도 우리 머리위에 폭탄이 터질 거라는 걱정을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01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98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294
111372 감우성 화이팅 [4] 가끔영화 2011.02.05 3880
111371 [질문] 영화감독의 수입 ㅡ 손재곤 감독의 경우 [4] clutter 2010.12.04 3880
» 왜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날 수 없는가, 연평도 사태에 대한 개인적생각 [25] bankertrust 2010.11.25 3880
111369 시크릿 가든 현빈 저거... [4] Rcmdr 2010.11.21 3880
111368 크리스마스 장도리 [8] 작은가방 2012.12.24 3880
111367 문의) 천연화장품과 수분크림 [10] 난데없이낙타를 2010.09.27 3880
111366 '왓비컴즈' 특정 '기획사'의 네거티브 알바설? [6] soboo 2010.08.28 3880
111365 악마를 보았다는 추격자의 허세버전 같아요...(스포無) [4] 윤보현 2010.08.12 3880
111364 남자간호사님, 아이폰4를 사셨군요!!! 꺅! [10] 루이와 오귀스트 2010.07.31 3880
111363 개콘 황해 코너 불편하지 않나요? [15] 세멜레 2013.06.12 3879
111362 일본과 해외의 심령사진 차이점.JPG [8] 자본주의의돼지 2013.01.14 3879
111361 [바낭] 자고 일어났더니 오피스텔, 국정원 얘기로 난리가 났네요 [12] 로이배티 2012.12.12 3879
111360 더럽고 우울한 이야기 [28] 21세기한량 2012.10.11 3879
111359 '아파야 청춘'? X소리 맞는데....왜 [11] soboo 2012.10.04 3879
111358 이 아기는 커서 셜록이 됩니다 [9] 화려한해리포터™ 2013.05.09 3879
111357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의 차이는 [26] 신비로운살결 2012.08.28 3879
111356 바낭)애인이 정말 날 사랑하는지 돈 보고 그러는지 알수 있는 방법은,애인이 날 좋아하는지 아는 방법은 [3] 가끔영화 2012.08.09 3879
111355 소개팅 잡담 [13] 씁쓸익명 2013.07.23 3879
111354 슬램덩크 고양이 풀버전 [7] Johndoe 2012.05.31 3879
111353 주민투표 불판 깝니다 3 [37] jim 2011.08.24 387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