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주인공

2021.03.13 15:17

tomass 조회 수:594


하이스미스의 리플리 시리즈가 좋았던 점은 리플리가 엄청 세심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인다는 것이었어요. 처음에 신분 위조를 하면서 들킬 뻔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그 뒷처리를 하는데 정말 고생합니다. 복잡한 문제가 생겨서라기 보단 시체를 끌고(오래 되어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이고지고?) 살인 장소에서 다른 데로 이동하며 몸 고생을 죽을둥살둥 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생각해 보니 주인공이 느긋하게 널부러져서 좋은 머리를 쓰기만 하는 것보다 이렇게 어떤 교통편으로 어딜 가고 혼자 숨어서 뭔가를 잘 준비하고 책도 읽는데 책 제목도 나오고 돈 계산해 가며 먹을 걸 사는데 뭐를 먹는지가 자세하게 나오고.....그런 소설이 재미있습니다. 뭘 먹었는지 안 나오고 그냥 '점심을 해결하고-'라며 넘어가면 별롭니다. 몇 년 전부터 '사랑'이야기가 싫어지고 또 주제 의식을 확고히 갖고 쓴 소설도 손이 안 가더군요. 요즘은 좀 건조하고 약간은 이야기에서 거리를 두고 즐길 수 있는 걸 찾게 됩니다. 범죄 소설이나 탐정, 형사가 등장하는 소설 종류로요.


마틴 베크 시리즈도 좋아합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잠을 굉장히 적게 자더구만요. 그래서 그런지 마르틴 베크는 몸이 안 좋고 대체로 피곤한 상태입니다.

87분서 시리즈는 좋은 것도 있고 그저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네요.

밀레니엄 시리즈는 리스베트가 천재라서 그닥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요새 세상에 천재 해커인데, 다 알아서 하겠지, 이런 거죠.

더이상은 제가 충분히 좋아할 소설이 나오기 힘들까 생각해 봅니다. 시대가 변했으니. 

좋아하시는 추리, 범죄, 형사물 추천 부탁드립니다.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읽다가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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