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이런 기분을 느끼며 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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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굴러다니는 주니어 때문에 극장 가기도 어렵고 해서 그냥 건너 뛰려고 했는데 가족분 동생이 와서 '아가는 내가 맡을 테니 다녀오라!!'고 외치시길래 마지못해(?) 집 앞 5분 거리 극장에 가서 보고 왔습니다. 돌아왔더니 패기 넘치게 아기 봐주시던 분께선 아기에 대한 사랑이 20% 하락해있더라는 슬픈 후일담이. ㅋㅋ


1.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만 초반에 군데군데 그래픽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은 부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대관식날 파티 장면은 뭔가 참 많이 허전하고 허술해 보이더라구요. 아니 디즈니 퀄리티가 왜 그런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장면 이후론 쭉 그냥 화면만 예쁘고 화려해 죽겠더군요. 이제 짐승털 표현 같은 건 정말 아무 것도 아닌가봐요.


2.

렛 잇 고 장면은 별로 감흥이 없었습니다. 왜냐면 그 동안 여기저기서 노래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이미 질린 상태였어요.

말하자면 '마이 하트 윌 고 온'을 238번 정도 듣고 타이타닉을 보러 간 기분이었달까요. 뭐 그래도 장면은 멋졌습니다만.


3.

안나 캐릭터가 하는 짓들을 보고 있으니 자꾸만 '앨리 맥빌'의 앨리가 생각나더라구요.

착하고 정의로운 듯한 일을 하긴 하는데 가만 보면 묘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첫 눈에 정말 쉽게 사랑에 퐁당퐁당 빠져서 감당 못 하고. (크리스토프가 좋은 남자가 아니었어도 어차피 안나는 반했을 거다에 한 표. <-)

수다 떨면서 대사 치는 모습들이 은근히 닮아서 '얜 진상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봐 버렸습니;


근데 정말로 마지막에 언니 위해 몸 던진 장면, 그 장면이 없었으면 지금도 진상 맞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ㅋㅋ


4.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가장 큰 문제는 엘사와 안나의 부모님이었죠.

엘사를 가둬 키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쳐도 안나는 왜 그랬답니까. 얘라도 바깥 세상 구경 좀 시키면서 잘 키웠으면 그 사단은 안 났을 것을.


근데... 결국 안나는 끝까지 어렸을 때 엘사가 자기를 다치게 했고 어쩌고 저쩌고는 몰랐던 거죠?

트롤 마을에 데려가길래 트롤들이 알아보고 옛날 얘기라도 해 줄 줄 알았더니만 그딴 거 없고 마구잡이로 결혼 강요나 하고.

설날 추석날 '너 빨리 결혼해야지'라고 다그치는 친척들이랑 다를 게 뭡니까. 트롤 나빠요. 괜히 트롤링이란 표현이 생긴 게 아니라능.


5.

이 작품이 덕들을 자극한 요소들 중엔 엘사와 안나의 자매애도 컸겠지만 엘사의 능력도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건 뭐 그냥 엑스맨, 그것도 거의 피닉스 급의 능력이잖아요. 기왕 그렇게 가는 거 엘사가 능력 발휘해서 싸우는 장면을 더 넣었더라면 전 더 재밌게 봤을 것 같습니다.

아우를 구하려 쳐들어 오는 12형제의 대군을 일기당천으로 무찌르는 얼음 마녀 엘사!!!

하지만 디즈니가 그런 걸 만들 리는 없었고...;


그리고 자매애가 그렇게 별나게 부각된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어요.

다만 남자 캐릭터들 비중과 중요도가 많이 낮긴 하더군요. 착한 크리스토프도 외모부터 디즈니 남자 주인공 얼굴도 아니고 역할도 약하고.


6.

이렇게 투덜거리는 와중에도 결국엔 재밌게 봤는데 그 중 80% 정도는 올라프 덕분이었습니다. "누군가 얘길 해줘야할 것 같은데."

올라프 만세. 올라프 최고. 올라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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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올라프 이미지 하나 올려 보려고 구글 이미지 검색에 olaf로 검색했다가 직장 생활의 위기에 처할 뻔 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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