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지옥 vs 스님

2010.09.03 21:07

지루박 조회 수:4229

점심 약속이 있어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늘 으레 그렇듯 mp3을 귀에 꼽고 있었구요.

 

늘 으레 그렇듯 예수님 믿으시라는 미스터 불신지옥이 객차 중간에서 쉼 없이 연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관심을 끊고 음악에 집중했죠.

 

곧 들리는 쾅 하면서 뭔가가 깨지는 소리.

 

모든 이들 (저를 포함한)의 시선이 당연히 그곳으로 쏠렸죠.

 

알고보니, 그 불신지옥이 스님에게 찬송가 테이프를 건넨 모양이더군요.

 

소위 빡친 스님께서는 이게 무슨 짓이냐며 테이프를 냅다 바닥에 던져 버린겁니다.

 

그 이후가 좀 후덜덜했어요.

 

깨진 테이프를 줍더니 반쯤 정신나간 사람처럼(뭐 제 정신은 아니겠지만) 웃더군요.

 

그리고서는 눈이 까뒤집힐 정도로 고함을 치면서

 

너는 사탄이다.. 등등의 입에 담지도 못할 험담을 하기 시작...

 

이건 뭐 내 말이 진리고, 내 말 안 믿으면 다 사탄이라는 논리인데.. 참 듣는 저도 빡칠 정도의 추잡한 논리더군요..

 

게다가 그 사람은 자기의 말을 모든 사람들이 동조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나보더군요.

 

그리고서는 유명한 00사의 이름을 들먹거리며 불교계의 폐단등등을 몸소 폭로하시고..

 

다시 스님 앞으로 가더니 발로 객차를 쿵쿵 울리며

 

명심하라는 식의 협박성 멘트까지 날려주셨습니다.

 

오늘 점심을 같이 한 친구가 기독교인이에요.

 

그 얘길 해주니, 표정이 안좋아지더군요.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뭐, 스님도 잘한건 없지만 불신지옥 이 분은 정말... 휴..

 

왜 이렇게 된거죠? 불신지옥 이 분들의 마음 속엔 도대체 뭐로 사로 잡혀 있길래

 

이렇게 독단과 독선과 이기로 가득차 있을까요?

 

듀게에 어느 분의 리플이었나? 잘 기억은 안나지만..

 

천국가서 이런 사람들로 득실거릴 거 같으면 차라리 지옥가겠다.. 라는 말이 문득 기억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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