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2 13:43
JJ 에이브람스가 감독한 <스타워즈 9: 더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개봉했습니다.
현재 팬덤의 반응은 그야말로 난리입니다. 전작 8편이 여러모로 논란이 되면서 팬덤이 두쪽이 났단 말을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
이번엔 그 두쪽난 팬덤이 9편을 관람하고 경악해서 분노로 하나가 되었다는 우스개까지 돌고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JJ를 7편의 감독으로 내정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7과 JJ를 매우 혐오합니다. 애초에 시퀄 트릴로지의 시작부터가 틀렸어 JJ녀석아. 한글자도 안맞아 이 JJ녀석아.
조금 영화 설정을 얘기해보자면, 6편에서 아나킨과 팰퍼틴이 죽으면서 우주의 포스 (코스믹 포스 : 우주 만물을 아우르는 뜻, 운명같은 것)에 균형이 찾아왔고
코스믹 포스는 일시적 동면(?)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것이 겨우 30년 즈음만에 깨어나는 시점이 7편 <포스의 각성>이고요.
일단 이것도 엄청 웃기고 짜치는 설정이죠. 뭔놈의 대우주의 의지가 기절했다 말았다.. 일단 넘어가고,
자 문제는 여기입니다. 9편 포스터에도 대놓고 있으니 말씀드리지만, 그 황제 팰퍼틴이 사실 짠! 죽지 않고 살아 있었대요.
그리고 돌아와서 주인공 무리와 맞장뜨는 게 9편의 골자입니다. 여러분은 이게 지금 이해가 되십니까? 구린 싸구려 팬픽이 아니라,
초거대기업 디즈니님의 일등상품(이등상품됨)의 스토리라인이 이렇다고요!
팰퍼틴이 죽었다 -> 코스믹 포스의 동면 -> 근데 사실 안죽었어 헤헷
이러면, 그 우주의 뜻이라는 코스믹 포스는 좀 덜떨어진 애인게 확실해지는 거죠.
심지어 JJ는 팰퍼틴의 복귀는 7 무렵부터 계획된 거였다고 떠들고 있어요. 백프로 구라라고 보이지만요.
억지로 쉴드를 치자면 시쓰로드, 악의 제왕 팰퍼틴이 코스믹 포스 그 자체였기 때문에 그가 잠시 힘을 잃은 동안
코스믹 포스도 동면에 들어갔었다는 식으로밖엔 설명이 안돼요. 어느 쪽이든, 어느 미취학 아동이 장난감을 갖고 놀다 몇 초정도 떠올릴 법한 망상입니다.
근데 이런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내용을 떡하니 시리즈의 마지막에 들고왔어요, JJ를 앞세워서.
JJ. 저는 이 존재를 감독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미션 임파서블로 그의 영상물을 처음 접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음... 이 사람의 영상물은 왜 이리 공허할까? 싶었는데, 지금 와선 실체를 알 것 같습니다. AI같아요.
소설 쓰는 AI처럼, AI에게 시나리오를 맡겨서 뽑아낸 서사같단 말이죠.
제가 현시점의 AI를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만, 그의 영상물들엔 캐릭터가 없어요.
그냥 우당탕 일어나는 사건에 맞춰 장소에서 장소로 이동하는 인물들만 있을 뿐이죠. 한마디로 인간에 대한 통찰이 전무하다는 겁니다.
그런 JJ에게 스타워즈라는 초거대 에픽 서사를 맡겼을 때부터 이 시리즈는 이미 끝장났을 지 모릅니다.
영화 전체의 내용을 알려주는 요약본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한국개봉전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미리 보고 가시는 편이 영화를 봤을 때의 허탈감을 오히려 조금이나마 덜어줄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9편은 지금껏 8편의 영화로 쌓아온 것을 모독하고, 오독하고, 절독하게 만드는 배은망덕하고 무례한 영상물이니까요.
이런 초거대 프랜차이즈를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뜨리는 것도 재주입니다.
JJ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애정도 없고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몰라요. 심지어 그게 자기가 만든 캐릭터인데도요.
그 결과로 이번 9편은 완벽히 망가졌습니다. 8편에서 이룩한 서사의 성취와 9로 넘겨진 다음 이야기를 철저히 짓뭉개고,
어이없는 캐릭터의 활용과 발편집, 말도 안되는 전개로 서사를 8편 이전 자신의 7편으로 되돌려버렸어요. 물론 인종차별도 듬뿍 곁들여서요.
주인공 레이와 카일로/벤이 붕괴된 것은 물론 아내의 유혹의 마지막 장면을 패러디한 것 아니냐는 엔딩까지,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습니다.
스타워즈 9로 인해 어릴적 국내개봉명 <스타워즈 3-제다이> 를 극장에서 봤을 때부터 덕질해온 이 거대한 장르가 무너져내렸습니다.
며칠간 분해서 잠도 잘 안오고 밥도 안 넘어가네요. 우울감도 심화되었고요.
팬들이 이제 궁금해하는 것은 대체 디즈니같은 거대 미디어제국의 효자상품이
어떻게 이런 한심하기 그지없는 기획과 QC로 처참하게 무너졌냐는 겁니다. 8에서부터 설왕설래 말많았던 누가 원인인가? 얘기죠.
그게 캐슬린 케네디건, 크리스 테리오건, JJ건 간에 시퀄 트릴로지의 기획은 처음부터 잘못 낀 단추였고,
애초부터 제대로 마무리될 리 만무했습니다. 디즈니가 앞으로 기획중이라는 신시리즈나 구공화국의 기사단 시리즈에선
정신좀 차리고 제대로 했음 싶습니다. 이대로 또 가다간 정말로 스타워즈는 과거의 허명이 될 겁니다.
2019.12.22 15:16
2019.12.22 17:15
무얼 상상하시든 그 이상이리라 확신합니다. 각오하시길(...)
2019.12.22 17:26
2019.12.22 18:10
솔직히 팬덤쪽의 반응을 보면 왜들 그렇게 분노조절 안되는 중2처럼 구는지 이해 안가요. 스타워즈의 세계는 어차피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싸구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출발했잖아요?
뭘 더 대단한 걸 바란단 말인가 싶기도 하고요. (니벨룽겐의 반지 같은거라도 끼얹어야 하나?)
저 역시 제다이의 귀환 때 부터 극장에서 스타워즈를 보아온 세대이고 매해 크리스마스나 새해 맞이때는 스타워즈 클래식들을 복습하고 있지만 '나으 스타워즈는 이러치 아나!'라고 울부짖을만큼의 애정은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2019.12.22 20:09
전 애정이 있으니까 분노조절 안되는 중2처럼 구는거죠. 애정이 없으면 그런가 보다 하시면 되겠죠.
2019.12.22 18:37
2019.12.22 20:09
무색무취, 딱히 좋을것도 나쁠것도 없는 직업인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12.22 19:04
황제 팰퍼틴이 포멧몬의 로켓단 느낌이네요. 다음 회차에 다시 등장하곤 하는...
2019.12.22 20:56
이쯤 되면 "스타워즈" 시리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을텐데, 최근 만달로리안이 호평을 받는 것을 보면 결국 문제는 제작 그 자체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캐슬린 케네디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인터뷰를 보면 스타워즈는 마블이나 디씨와는 달리 원작이 없어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 말은 그녀가 이 스타워즈 시리즈물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수십년간 쌓여온 스타워즈에 관련된 세계관을 모두 날려버린 것은 디즈니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리즈물이 모조리 애들 팬픽 수준으로 취급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죠. 그 수많은 레퍼런스들을 싹다 무시한 것이고, 아예 참조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데, 새로 시작하는 시리즈이니 옛날 것은 굳이 왜 신경을 써야 되냐고 물으실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이 엉성하게 시간에 쫓겨서 만들어진 것 같은 스토리를 내놓을 바에는 그 예전에 나왔던 스토리를 참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뭐 애당초 하이퍼드라이브로 충돌시키면서 전작의 모든 이들을 바보로 만들어 놨으니...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해도 들어먹었을 것 같지는 않네요. 오죽하면 처음 맡았던 감독이 하차를 했을까요. 그 사람이 봐도 이것은 아니였던거죠.
2019.12.22 21:35
전 EU의 팬은 아니지만, 디즈니가 비겁한 지점은 EU를 완전히 폐기한다고 했으면서도 시퀄과 클론워즈, 레벨즈 등에 수많은 EU에서 따온 요소가 있다는 거죠. 뭐하자는 건지. 하나만 해야지..
포스 설정부터가 좀 엉성하죠. 포스에 엄청 의미가 부여되긴 하는데 그걸 그럴듯하게 설명하고 풀어낼 능력은 루카스에게도 없었던 걸로. 펠퍼틴 다시 나온다는 게 놀랍지도 않네요. 스타워즈 관련해 괜찮은 크리에이터가 이다지도 없었던 건지. 루카스도 옹심을 꽤 부린 것 같긴 하지만요. 스포 미리 봐볼까 망설이는 중이지만, 좌절과 충격의 임팩트를 위해 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