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하기도 하죠....

2010.11.09 01:25

얼룩이 조회 수:1695

동성애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돌 맞을지 모르는 제 과거 편견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과거, 그러니까 한 10여 년 쯤 전에, 전 동성애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호모포비아까지는 아니었고, 그 분들을 일종의 "정신적 불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싫다기 보다는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었죠.

 

전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제 가족 누구도 종교를 가진 사람이 없었는데, 도대체 누가 심어 준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중, 고등학교 다닐 때 게이를 싫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안 됐다"라는 말은 좀 하고 다닌 것 같습니다. 예, 인정합니다. 그 시절 저는 차별주의자였을 수도 있어요. 부끄러워 하고 반성합니다.

 

요즘엔 이런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하고 다니면 혼나기도 하고 수준이하라고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을 텐데, 그 땐 이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었던 관계로 공격을 당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홀로 깨달아갔죠. 제 인식의 변화을 이끌어 낸 최초의 사람은 (전공이 전공인 관계로) 기든스였습니다. 기든스의 "성, 사랑, 애로티시즘"은  지금도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고요.

 

책은 비아냥 거리지 않고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어디가 틀린 것인지. 그런 인내심 때문에 제가 쓸데없이 반항하거나 고집을 부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말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말로 꼭 누굴 이길 필요는 없는 거겠죠. 조롱이나 폭력적인 수식어는 쓸데없는 반발만 일으키죠. 말이 담고 있는 내용보다 이런 수식어는 더욱 자극적이죠. 본말이 전도되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차리기는 힘들어지고 수사만 남는 경우가 있어요. 

 

앞에서 "사람이 변한다/변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이 있었는데요, 말을 듣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말을 하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처음부터 공세로 나가는 사람도 있는 것 같거든요. 이런 경우 소통 의지는양쪽 모두에게 없는 것이겠죠.

 

10여 년 전의 저는 분명 더 모순 덩어리에, 편견 덩어리였던 것 같습니다. 가르쳐 주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조금 더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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