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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의 평들을 보니,

평소 '게이가 인권을 주장하든 말든'이라던 이성애자들이나, 일부 호모포비아였던 분들에게까지

이 영화는 동성애에 거부감 들지 않도록 그렸다는 점이 가장 좋았네요.

그래서 호평 속에 꽤 장기상영을 하고 있는 듯도요.


동성애를 하는, 영화 속 두 주인공은 모두 "여자랑 스킨십과 섹스가 가능"한 사람들입니다.

(게이들 대부분은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극 중 올리버는 바이섹슈얼이고, 엘리오는 여자랑 자라면 잘 수 있는 게이 정도로 봤네요.


극 중 동성섹스 말고도 이성섹스도 나옵니다.

근데 그 섹스를 어떻게 연출을 했느냐에 따라 호감/비호감이 나뉩니다.

이 영화에선, 대중적 이성애적 시각으로 보더라도,

동성섹스가 이성섹스보다 더 아름답고 더 애틋하고 더 절제미 있게 그려졌습니다.

무작정 돌진이 아니라, 조금씩 조심스레 다가가는 모습들이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절제미만 계속 보여주다가, 풀밭에서 엘리오가 올리버의 거시기를 덥썩 잡는 장면 같은 건,

'남자끼리 뭐 어때'라며 내심 좋아하고 만지고 싶은 감정을 드러낸 뭔가 브로맨스와 동성애를 절묘하게 합친,

그래서 이성애자에게도 거부감이 없는 장면들이랄까요.


웃겼던 장면 (근데 왜 아무도 안 웃어!)

엘리오가 자위를 시도하려던 참에 올리버가 들어오자 얼른 책을 보는 척을 하는데,

하필 올리버가 호수에 가자고 팔을 끌고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엘리오의 대사

"지금 말고 좀 있다가"


두 배우가 (아마도) 이성애자일 거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둘 사이의 애정씬이 자연스러웠고,

예상했지만 이탈리아 특유의 오렌지빛 초록빛 배경은 아름다웠구요.

그들의 통 크고 게으른 휴가도 부러웠네요.


개인적으로 주연배우 티모시 샬라메 같은 스타일의 연기를 좋아하는데,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었군요.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두 캐릭터가 극중 코피, 구토, 부상의 장면이 나오는데, 처음엔 이게 설마 질병이나 죽음으로 연결되나 했더니

그건 아니었고, 둘 사이의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 같은 게 아니었나 결론.


마지막 아버지의 대사는 영화를 아름답게 마무리해줍니다.

신기한 점은, 이 영화에서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직감을 더 보여주고 있네요.

(평소 제가 생각한 바와 반대여서, 의외여서 더 뭉클했구요.)


'동성 애인과 헤어진 사유가 그가 이성 결혼을 해서' 인 케이스는, 게이들 사이에서도 꽤나 있(었)던 스토리입니다.

대부분 그 애인을 죽도록 혐오하기도 하죠.


올리버도 엘리오를 사랑했으나, 올리버는 소위 어른이었고, 엘리오는 순수한 청년이었네요.

엘리오가 올리버에게 화를 낼 수 없는 이유도 그 이유구요. "Grow up" 이라는 대사처럼요.


마지막에 올리버가 '나 결혼해요'라며 엘리오의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이 나오고,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를 눈치챘던, 딱히 동성애를 혐오하지도 않는 부모님의 반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올리버의 소식을 평상시처럼 반깁니다.


만약 이성애자였다면, 좋아했던 사람의 결혼 소식을 그 부모님도 달갑게 듣지도,

그 소식을 전하러 전화를 걸지도 않았을 테죠. 근데 이게 가능하다는 점이 다릅니다.

동성애였고, 동성애는 그저 현실적이지 못하며 grown-up 하지 않은 사랑이었으니까요.

(선택할 수 있는 양성애자와, 선택불가한 동성애자의 감정의 격차는 클 수밖에요)


한동안 벽난로를 보며 눈물을 흘리던 엘리오 뒤로는,

그저 평소와 똑같이 평범하게 흐르는 가족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이 장면을 보며, 그저 이 생각만 들었어요.


"이래서 동성결혼이 허용돼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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