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승진

2020.01.03 18:00

가라 조회 수:976

1.

새해를 맞이하여 인사발령이 났습니다.

팀장이 되었네요. 하아.....

저는 결정장애도 있고, 후배들에게 일 시키는 것도 부담스러울뿐더러 남을 평가 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이 팀으로 왔을때 상사님이 이런 점들을 애둘러서 리더십 부족에 대한 지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성격이 어딜 가나요.

팀장이 공석이다 보니 최선임인 제가 후배들 업무까지 다 챙겨봐주어야 하는데, 후배들이 실수를 해도 쓴소리를 못했습니다. 

일단 쓴소리 한다고 실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걸 어떻게 커버해야할지를 알아보는게 먼저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넘어가면 과연 후배들이 실수에서 배우는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사가 오래된 굴뚝산업 제조업이라 저같은 성격은 회사랑 잘 안 맞죠. 예전 '그분'도 제가 오래 버틸줄 몰랐다고 하고..

(아니 그냥 이직이 귀찮고, 그분이 협력사/파견 직원들 쥐잡듯 갈구고 있는데, 저까지 그만두면 안될것 같아서 버틴거지..)

회사는, 인사팀은 제가 이 회사에서 팀장 할 역량이나 자질이 있다고 본건지..?


상사님이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팀장 역활을 해왔으니 바뀔게 있냐..' 라고 하는데...

아닙니다.. 아니에요.

이제는 여러 안을 들고 상사님에게 가서 결정해주십셔~  아니라 제가 안을 정해서 가야 합니다.

후배들 평가도 해야 하고요. 당장 작년 성과 평가를 저보고 하라는데, 이게 연봉에 직결되는지라 (물론 2차 평가는 상사님이 합니다.) 

부담 팍 오네요. 

아니 애초에 작년에는 난 팀장도 아니었고, 작년말에 상사님이 우리랑 면담하면서 평가 다 해놓고 왜 다시 나보고 하라는거지..

왜때문이죠??


일단, 업무분장을 새로 하면서 후배들이 받을 수 있는 업무는 넘기고 바로 받기 어려운 업무는 상반기중으로 찬찬히 넘기기로 했습니다.

오늘 일을 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상사님이 부르더니 '전화로 오라고 부르거나, 애들을 보내라. 팀장으로서 격이 있지..' 라고 합니다. (...)



2.

어제 출근을 하니 많은 사람들이 승진 축하한다고 인사해주더군요.

그런데, '그분'은 저를 보더니 얼굴이 굳으면서 그냥 가시네요. 

하긴 저분이 자기가 싫어하는 한참 어린 후배가 승진했다고 축하한다고 할리가 없지... ㅋ


이 양반이 저를 두고 해왔던 악담들에 '나는 이 회사랑 안 맞는다. 회사는 나를 싫어할거다' 라고 가스라이팅을 당한걸까? 하는 생각도 언뜻 드네요.


지금 상사님은 내 어디를 보고 맘에 들어 이렇게 끌어 주나... 궁금합니다. 


제가 공장에 근무하는 14명 팀장중에 두번째로 어린데... 비록 메인 부서는 아니고 지원부서이긴 하지만...

혼돈의 카오스인 현 회사 상황에서 과연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이번 인사발령때도 몇몇 부장들이 '나가라' 라고 해석되는 발령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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