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빨간머리 앤 시즌3

2020.01.04 21:54

노리 조회 수:2279

시즌3 올라온 건 다들 알고 계실테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시즌1,2보다는 만족스럽지가 않네요. 솔직히 앤 캐릭터가 좀 짜증나요. 시즌2에서도 짜증나는 구석이 있었는데 시즌 3에 와서도 그러네요(...) 앤이 넘 자기중심적으로 느껴져서요. 자기 뿌리를 찾겠다고 매튜와 마릴라 가슴에 못을 박질 않나, 정의감에 쩔어서 정작 피해 당사자 입장은 생각지도 않고요. 자기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궁금증이 충분히 생길법 해요. 근데, 버림받지 않을까 사랑받지 못하는 거 아닐까 전전긍긍하던 지난 시즌의 모습과는 잘 연결이 되질 않네요. (솔까 배가 불렀구만, 이란 생각이;; 눈치보여서 친부모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얘기 잘 못했을 것 같은데. 그만큼 매튜, 마릴라와의 유대감이 단단해져서 쉽게 얘기했겠지만 계속해서 패밀리 어쩌구 하는 거 짜증.) 


리더십도 있고. 학교에서 핵인싸에, 대학도 갔고, 사랑도 성취할 거니까 앤은 뭐, 앞으로 걱정없습니다. 대신에 곁가지로 무거운 이야기가 하나 나옵니다.  시즌3에서 가장 가슴아픈 이야기였습니다. 본토사람들에겐 매우 불편한 소재인데, 때문에 박수를 보냅니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안할 거였으면 시즌4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빼는 게 낫지 않았나 합니다. 앤이 멋지게 차려입고 부잣집 응접실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과는 밸런스가 너무 안맞거든요. 어둠컴컴한 데 있는 그 인물이 자꾸 떠올라서요. 이 서사가 결코 동화적으로 전개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판의 미로처럼 한다면 가능할까요?) 애번리라는 페리테일 속 세상에 빠져들기보다는 그 대비로 인한 이질감이 강하게 듭니다. 앤의 성장통이 넘 사소한 것으로 느껴질만큼요. 친부모가 개쓰레기 아닐까, 자존감을 케어하는 그 시간에 누구는 생사가 위험;  근데도 왤케 걸핏하면 세상 망한 것처럼 우는지... 그렇게 불행해보이지도 않는구만.



길버트 같은 애가 앤 바라기하는 모습을 보자니 할리퀸 로맨스를 보는 듯해서 그 점도 크게 감흥은 없습니다만, 이 와중에도 길버트는 참 잘생기고 멋지긴 하군요. 눈빛이 참 촉촉! 시즌3에서 좋았던 건 다이애나였습니다. 원작에서 다이애나는 주인공 절친 포지션말고는 크게 개성이나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지만 드라마에서는 좀더 지분을 챙깁니다. 길버트와 앤보다는 이쪽 얘기가 더 풋풋하고 재밌었어요. 심지어 캐릭터도 앤보다는 다이애나쪽이 더 매력적이더라구요. 관계를 주도하고 욕망에 솔직하고(다이애나가 그걸 좋아할 줄은) 진정한 알파걸... 


시즌3이 끝이지만 팬덤도 강력하고 리뉴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은 거 아닐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정주행 많이 해주세요. 


추가. 

그리고 그 인물을 꼭 그렇게 처리했어야 했나 싶네요. 관련 스토리도 큰 재미는 없었는데, 그렇게까지해서 해당 인물에게 기회를 줬어야 했는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1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6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38
111037 멀쩡한 영화를 하나 봐야할 타이밍 같아서 본 '아워 바디'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0.01.11 801
111036 [기생충] 미국 TV 시리즈화 설 [2] tomof 2020.01.11 942
111035 가십과 인권 사이 [17] Sonny 2020.01.11 1396
111034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이보다 더 허접한 것들도 봤지” - 스타워즈 (feat.스포) [10] skelington 2020.01.11 1161
111033 사촌동생이 놀러온다 [18] Sonny 2020.01.11 1254
111032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2회차와 테넷 프롤로그(스포많음) [2] 예정수 2020.01.11 612
111031 참치의 맛 [9] 어제부터익명 2020.01.11 682
111030 [넷플바낭] 넷플은 다큐지..! [5] 그레첸 2020.01.11 707
111029 이번엔 '조선미녀삼총사'를 보았습니다만. 아주 실망스럽네요 [12] 로이배티 2020.01.11 978
111028 랭보의 고향에서 보낸 열흘 [12] 어디로갈까 2020.01.11 785
111027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운 항법사의 비행 가끔영화 2020.01.10 369
111026 드라마 '스토브리그' 짧은 잡담 [10] 로이배티 2020.01.10 1007
111025 <기생충>의 가난한 가족들에 어느정도의 동정/연민을 줘야할까요 [23] tomof 2020.01.10 1490
111024 이 분도 마블에 합류하는군요.. [4] 폴라포 2020.01.10 1000
111023 "더 베스트 오브 에너미(The best of enemy)" 추천 하고 싶네요.(스포) 산호초2010 2020.01.10 451
111022 총장이 장관이 오란다고 가는 사람이냐? [5] 도야지 2020.01.10 818
111021 [초초바낭] 여러분, 사실 제가 지금... [25] 로이배티 2020.01.10 1078
111020 개인적인 작년 탄핵 청문회 빅웃음 포인트 [1] 얃옹이 2020.01.10 488
111019 추미애가 차장급 인사할테니 윤석렬한테 법무부로 오라고 할거라는 예측이 있네요. [6] 얃옹이 2020.01.10 850
111018 검찰인사 관련해서 좀 알아본거 [3] staedtler 2020.01.10 55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