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생각하는 방법 =  코끼리에 대해서 생각 하지마.


근무시간중에 월급 도둑질하며 쓰다보니 내용이 좀 두서 없고 부실할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정리 하자면요.


언젠가 개성공단 분위기가 지금같지 않을때 탐방 기사를 읽다가 무릎을 탁 친적이 있습니다.(이건 그냥 관용적인 표현이고요 사실은 마우스만 탁하고쳤더니 억 하고 죽어버렸...)

북한 노동자들의 분위기나 그들이 좋아하는 남한의 상품 같은 것들에 대한 간략한 스케치와 같은 기사였죠.

흥미를 끌던 것은 북한 노동자들이 좋아하는 '남조선 식품'에 커피믹스가 있었다는 점 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 달달한 맛에 거의 중독되다 시피 하여

'이게 없으면 힘내서 하루 일을 못한다'고 주머니에 넣어 챙겨가거나 물에 타지 않고 그냥 입에 털어넣는 식으로 매일 복용한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간혹 남쪽 노동자들이 들고 들어오는 짐을 검사하다가 나체나 그에 준할만한 여자 사진이 실린 잡지를 보면 그쪽 보안원들은 '우리 인민들을 망치려고 이러시오?'라고 불같이 화를 내며 그것들을 압수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쯤에서 뭔가 연결되지 않습니까?


솔직히 미군부대 주변에서 쪼꼬렛 몇 개 얻어 먹고 흘러나온 포르노 잡지 몇권 뒤적여 본 세대라면 (아니, 나는 아직 어린데 어떻게 이런걸 알지?) 

미국이라는 나라가 안겨준 환상이 어떤 느낌인지는 잘 아실겁니다.

그곳은 달달한 초코렛과 포르노가 있는 멋진 세상이죠.


북한은 오랫동안 고립된 나라였습니다. 비록 위에 중국이 있고 그곳을 통해 외부세계와의 교류를 해왔지만 일반 민중의 삶까지 바깥세상의 풍요로움이 도달하는데는

거리가 너무 멀었죠. 그러는 사이에 북한 인민들은  소비를 권장하고 욕망이 곧 가치가 되는 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면역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드물게 남아 있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선배와의 대화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프롤레탈리아 혁명이 진정 성공한적이 없었던 이유가 뭔줄알아?

혁명은 부르주아들이 성공 시키지.

프롤레탈리아는 생존을 위해 싸우지만, 부르주아는 욕망을 위해 싸우거든.

생존을 뛰어넘는 유일한 건 욕망이야.

(그러다가 뒷이야기는 뭔가 상관없는 저속한 19금 이야기로 흘러가서 기억이 잘 안납니다.)


이쯤까지 이야기 하면 제가 뭔소릴 하려는지 눈치 채실분들이 있을겁니다.


네, 햇볕정책 안에는 같은 민족끼리 자주의 길을 열도록 돕는다는 대의 아래에 '욕망을 심어준다'는 의도도 들어 있는거죠.

한번 맛보면 잊어버리기 힘든 달콤한 것들로 채워서 뿌려 놓으면, 구미베어 젤리에 이끌려 미군과 몸을 섞고 성전환 수술까지 하는 헤드윅처럼 될것이라는 계산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라는 사회를 단단한 알껍질을 지닌 알에 비유 하자면 그 단단한 외벽을 뚫어 깨부수기 보다는 조그만 구멍을 내어 내부에 발열점을 심어 놓고 안에서 끓어 오르게하여 결국 내부에서 외부로 팽창하는 압력으로 껍질을 깨부순다는 전략적 방법이 햇볕정책의 진의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이건 역사속에서 익히 보아온 고립된 사회가 외부와의 접촉을 통해 내부붕괴 되어 간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그것은 정복자들이 옮겨온 전염병균일수도 있고, 아편일수도 있고 종교일수도 있습니다. DJ가 택한것은 자본주의라는 달콤한 욕망을 북한내부에 심어주어 북한 인민 스스로가 그것을 원하게하고 갈망하게 하다가 결국 끓어 넘치는 과정을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쯤 되면 마치 DJ를 마약상에 비유하는것 같이 들릴텐데요;

네, 사실 초기에 싼값에 약을 뿌려대다가 점차 가격을 올리면서 '고객'을 관리한다는 영업방식에 있어서는 햇볕 정책은 사실 마약상의 영업방식과 마찬가지 입니다.


이건 꽤 잔인한 방식의 침략이죠. 역사적으로도 효과가 검증된 사례들이 있고요.


제가 햇볕정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햇볕정책은 선택할수 있는 방법중 가장 공격적이면서도 가장 대의명분에 적합한 침략 방법입니다.


사람은 하지 말라는것을 더 하고 싶어하고, 먹지 말라는것을 더 먹고 싶어해요.


요약

고립된 섬마을 처녀 부칸쨔응은 어느날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초코렛을 건네주는 노신사를 따라간다.

외지 사람이랑 만나지 말라는 장군님의 엄명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맛에 이끌려 노신사와 밀회를 거듭하던 부칸쨔응은 점점 새로운 쾌락에 눈을 뜨게되는데...

한편, 이때 건너편 섬에 아키히로라는 일본 순사가 부임해 오고...


* 오타 지적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집에 오는 동안에도 어찌나 신경쓰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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