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2 23:47
- 2023년작이구요. 1시간 46분이구요.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적구요.
(블룸하우스가 몇 년 전에 아마존에 납품한 단편 호러 네 편은 좀 아쉬웠는데요. 오랜만에 돈값을 해줬달까... 그런 가운데 포스터는 구리군요.)
- 또 어떤 미국의 시골... 까진 아니고 암튼 걍 교외 마을입니다. 이 마을엔 30여년 전에 벌어졌던 3연속 살인 사건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어요. 할로윈 즈음해서 여학생 세 명이 이틀 간격으로 살해당했고. 얘들이 16세였는데 매번 정확하게 열 여섯번만 찔러서 죽였다네요. 범인은 안 잡혔고요.
당연히 16세인 우리 사브리나님의 엄마는 그 사건의 희생자들과 친구였나봐요. 그래서 딸에게 호신술 격투기를 가르치고 온갖 호신용품을 강제로 안겨주며 애지중지 키우고 있지만 딸래미는 당연히 그런 엄마가 지겹겠죠. 그래서 대충 막 쏘아 붙이고 밖에 나갔다 놀러왔는데... 그 사이 엄마가 30여년만에 컴백한 그 살인마에게 죽습니다. 당연히 너무너무 후회되고 슬픈 일입니다만. 괜찮습니다! 절친이 혼자서 타임머신을 만들어놨거든요!! (음?;;) 엄마가 옛날에 적어놨던 발명 일기를 보고 따라해서 완성했다는 그 타임머신! 하지만 작동은 안 되는데, 그때 살인마가 나타나고, 도망 치다가 타임머신에 들어가고, 쫓아온 살인마가 휘두른 칼이 빗나가서 타임머신에 꽂히는 순간 타임~ 슬립!!!
도착한 날짜는 당연히 연쇄 살인이 시작된 운명의 그 날이구요. 자 이제 이걸 다 막고 현재로 돌아가면 되는 겁니다! 참 쉽죠?
(우리 사브리나씨는 여전히 예쁘시고 연기도 딱 좋은데요. 다만 16세 역할 하기엔 살짝 나이가 보이셔서 대학생 정도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 딱 보면 아시겠지만 그냥 대놓고 '백 투 더 퓨쳐'의 슬래셔 버전입니다. 그걸 굳이 숨길 생각도 없어요. 왜냐면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대놓고 따라한 게 많이 보이기 때문이고. 그냥 대놓고 영화 속에서 그 얘길 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요즘엔 이런 식의 메타 놀이가 걍 평범한 개그 소재가 된지 오래니까 뭐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시절 '백 투 더 퓨쳐'에선 크게 활용하지 않았던 요즘 유행 하나를 또 적극적으로 써먹어요. 80년대 추억팔이 말이죠. 학생들 파티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들, 여기저기 붙어 있는 영화 포스터, 비디오 테이프라든가. 패션도 그렇고 뭣도 그렇고 참 열심히 팝니다. 이것 자첸 특별할 게 없지만, 이게 아예 시간 여행물이다 보니 그냥 추억을 팔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활용해서 이런저런 드립을 칠 수 있어서 좋죠. 그리고 영화가 그쪽으로 센스 있게 잘 해서 피식피식 웃기는 장면들이 꽤 많이 나옵니다. 좋은 거죠.
(참으로 폼이 안 나는 살인마 마스크입니다만. 힘 없는 여자들만 노리고 칼질하고 다니는 변태 찌질 사이코들을 폼나게 그리는 것도 문제라는 최근의 인식을 생각하면 뭐 적절하구요.)
- 그러면서 또 이게 슬래셔니까. 그리고 (역시나 영화 속에서 직접 언급하는) 또 '스크림'처럼 범인 찾기 스타일의 슬래셔라서 범인 추리하는 재미도 살포시 얹어 놓습니다. 솔직히 되게 잘 되어 있다고 말하긴 그래요.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나야 나! 내가 범인이라고!!" 라고 손을 흔드는 캐릭터가 보이고 정말 그 놈이 범인이거든요. 하지만 그 과정은 나름 여기저기 의심해 보도록 잘 꼬아 놓았고, 또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장면의 아이디어는 꽤 괜찮습니다. 비슷한 스토리의 선배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본인 이야기 특성에 맞게 잘 꼬아 놨어요. 전체적인 이야기가 좀 더 타이트하게 짜여졌다면 훨씬 괜찮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뭐 이 정도도 성의는 보였으니 괜찮았구요.
슬래셔 장면들은 뭐... 요즘 영화답게 희생자들이 순순히 당하지 않고 매번 꽤 반격을 해줘서 웃기기도 하고, 좀 덜 불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빌런의 맷집과 근력이 너무 과도하단 생각이 들어서 좀 우습구요. 또 희생자들이 그렇게 순순히 당하진 않지만 결국엔 당하다 보니 허망한 면도 있고 그랬습니다. 슬래셔 쪽으로 큰 기대는 하지 마시란 얘기.
(80년대 미국 고딩 패거리... 라고 생각하기엔 좀 과하게 공정한(?) 팀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뭐 어차피 스티커 사진기로 시간 여행하는 영화인데요!!!)
- 근데 또 이것이 매우 21세기스러운 영화인 것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주인공과 엄마의 관계, 뭐 뻔하게도 주인공이 그 시절로 돌아가서 상상도 못 했던 엄마의 10대 시절을 함께하고 그러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이런 걸로 잡혀 있어요. 당연히 아빠는 쩌리(...)가 되면서 모녀 관계에 집중되구요. 주인공이 구해야 하는 희생자들도 싹 다 여성이고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여성이고 훼방을 놓는 것도 여성이고... 뭐 그렇습니다. 그렇게 여성 드라마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이 되구요.
또 주된 배경이 8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인 캐릭터들이 적잖게 나와요. 그 중엔 무려 학교 여왕벌 클럽 멤버도 있구요. 근데... 그래서 좀 웃기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80년대 시간 여행을 갖고 개그를 할 때 그 시절의 인종 차별, 타인종 혐오를 자꾸 개그 소재로 삼거든요. 그렇게 그 시절이 인종 차별 심한 시절이었다는 걸 강조하는데 정작 그 세상 속 유색 인종들은 아무 차별 안 받고 당당하게 잘 살고 있단 말이죠. 자기 모순이랄까... ㅋㅋㅋ
(덕택에 우리 박랜들씨도 나오구요. 그 외에도 동양인 캐릭터가 몇 명 더 나오는데,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 성이 다 박, 킴 이렇더군요. 오오 국격!! ㅋㅋ)
-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을 꼽자면 단연코 확고부동한 크리티컬이 하나 있으니... 바로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태도입니다.
이게 너무 격하게 대충이에요. ㅋㅋㅋ 아니 뭐 그러니까 일부러 '백 투 더 퓨쳐' 수준으로 맞춰 놓고 격하게 말도 안 되게 그려 놓음으로써 '이거 다 농담인 거 아시죠~' 라는 알리바이를 들이밀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지금 시절이 2023년이라는 것도 있고. 또 이게 어쨌든 사람 여럿 죽어 나가는 심각한 내용의 영화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그 건성으로의 설정이 막판에 가면 너무 작가 편한대로 활용되는 티가 많이 나서요. 결국 그냥 컨셉으로 받아들이고 넘기질 못하고 '작가님 좀 게으르셨군요!'라는 생각을 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ㅋㅋ
이거야 뭐 보는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만. 전 좀 껄쩍지근했어요.
(대충 한바탕 웃음으로 모른 척 해달라는 건 알겠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해내는 것도 각본의 힘이거늘, 솔직히 좀 모자랐던 것 같습니다.)
- 근데 뭐... 이런저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즐거운 톤으로 잘 달리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두 주인공, 그러니까 주인공과 젊은 엄마를 맡은 배우들 연기가 좋아서 꽤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구요. 또 전체적으로 볼 땐 좀 덜컹거려도 장면 장면들이 재밌고 아이디어도 괜찮은 부분들이 적잖게 있었어요.
그러니 이 정도면 뭐 대략 합격점. 이라는 느낌으로 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다 잘 된 건 아닌데, 그래도 장점이 단점들을 꾹꾹 잘 눌러주는 영화였달까요.
가볍게 즐길만한 코믹 슬래셔 & 추억팔이 시간 여행 영화를 원하신다면 한 번 보셔도 좋겠습니다. 듀게에 아마존 프라임 유저님들이 얼마나 남아 계신진 모르겠지만요. 하하;
+ 이거 본 김에 아마존 프라임 신작들을 다시 훑어봤는데... 그래도 최근 몇 달 동안 뭐가 이것저것 꽤 나오긴 했더군요. 역시나 넷플릭스에 비하면 양적으로 비교가 안 되고, 퀄리티도 초창기에 비하면 많이 부족해 보이지만요. 역시나 꼭 봐야할 것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후다닥 달리고 해지해야겠어요.
++ 살짝 스포일러라 언급은 안 하겠지만, 극중에서 어떠한 이유로 주인공이 '와 80년대는 짱이구나!' 하는 부분에서 많이 웃었네요. 80년대 추억팔이의 새로운 분야를 파낸 것 같아서 장하고 웃기고 그랬습니다. ㅋㅋ 다 보고 나서 생각하면 그렇더라구요. 제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의의는 옛날 시절 추억 팔이에서 신선한 분야를 몇 가지 개척해냈다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나오는 '퀀텀 점프'라는 놀이 기구는... 에이, 설마 영화니까 과장한 거겠죠? 그런 놀이기구가 현실에, 그것도 80년대에 있었다구요? 설마... 설마겠죠. ㅋㅋㅋ
++++ 근데 이렇게 정치적으로 참으로 공정하고도 아름다운 의도가 빛나는 영화... 치고는 극중 동양인 캐릭터들의 대접이 은근히 좋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맡은 역할들이 다 별로에요. 뭐... 이렇게까지 따지고들면 좀 오버이긴 하겠는데요. 하지만 정말 다 너무 별로라서 신경이 쬐끔은 쓰이더군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은 80년대의 허술하기 짝이 없는 행정 절차를 알차게 활용해서 아무 서류도 없이 전입생으로 학교 생활 잘 하면서 다른 학생들 신상도 쉽게 캐내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움직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현재 시점 절친의 엄마(=타임머신 설계자)구요. 이 분은 워낙 오타쿠라서 주인공이 증거 한 두 개 들이밀며 뭐라뭐라 설명했더니 정말 쏘쿨하게 다 믿어줘 버려요. 주인공도 어이 없어할 정도로. ㅋㅋㅋ
암튼 그래서 과거의 엄마를 찾았더니만. 아니 이 분이 알고 보니 거만하고 싸가지 없는 여왕벌 그룹의 여왕벌이셨네요. 그리고 희생자들은 모두 그 그룹 멤버였어요. 뭐 그래도 어쨌든 살려야 하니까! 하고 그 중 첫 번째 희생자를 열심히 따라다니지만 이미 주인공의 도착과 행동이 변화를 일으켜서 원래 과거와 다르게 살해 당해 버립니다. 일단 망했지만 어쨌든 이 일 덕에 엄마가 자기를 믿고 의지하게 되어서 이제 의기투합! 그래서 다음 희생자를 막아 보려 노력하지만... 그게 금방 잘 되어 버리면 영화가 안 되니까 결국 또 실패하구요.
마지막 희생을 막기 위해 투지를 다지고 있는데... 하필 그 날 그 시각이 현재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찬스래요. 아이 긴장되기도 하지. ㅋㅋ 암튼 그래서 생존자들끼리 함정을 파 놓고 범인을 유인해서 사투 끝에 무찌르고 정체도 밝혀내요. 진짜 하나도 안 중요하지만 현재에서 주인공네 학교 교장을 하고 있는 성실한 아저씨였고. 알고 보니 이 분의 여자 친구가 주인공 엄마네 패거리의 괴롭힘 때문에 술 먹고 운전하다 죽어서 원한을 품은 거였어요. 이에 엄마에게 격분하는 딸입니다만. 알고 보니 엄마는 그 일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편리한 반전이 바로 나오네요. 그래서 다시 사과하고 화해하려는 그 순간...
살인마 하나가 더 튀어나와서 원래의 세 번째 희생자를 죽여 버립니다. 이 놈은 현재에서 과거로 찾아온 놈이었던 거죠. 근데 교장은 방금 우리가 죽였는데? 죽은 놈이 어떻게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와? 하고 생각해 보니 새로 도착한 살인마는 교장이 아니라 도입부에 나와서 엄청 수상한 짓을 계속 해대던 동네 아저씨였어요. 이 사람은 이 동네 살인 사건에 수십년째 집착해왔고 그걸로 밥벌이를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살인 사건을 막으려 한다는 걸 알게 돼서 쫓아와 훼방을 놓는 거였죠. 더불어 '고작 세 건 짜리 살인 사건은 이제 약빨이 안 먹힌다고! 내가 그걸 더 늘려야지!!' 라는 성실한 생각도 하고 있었던 거구요. 현재 시점에서 엄마를 살해한 것도 이 놈이었습니다.
그 다음에야 뭐 별 거 없죠. 주인공은 젊은 엄마와 합세해서 빌런을 퇴치하고 현재로 돌아가요. 돌아가 보니 모든 것이 자기가 원하는대로 잘 바뀌어 있겠고. 그래서 원래 있던 조금의 문제들까지 모두 해결된 깔끔하고 알흠다운 현재 속에서 행복 미소를 지으며 끝입니다.
2023.10.13 20:40
2023.10.13 23:11
정말 파렴치하다 싶을 정도로 대충 뻔뻔하게 달리죠. ㅋㅋ 근데 또 재밌는 부분이 확실히 재밌어서 용서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작가님 조금만 더 노력해 보시지... 라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이런 가벼운 코믹 호러들이 늘 수요가 있고 또 반짝 히트도 잘 하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두 영화에다가 해피 데스데이까지 어느 정도 최소한의 완성도와 재미만 맞춰 주면 투자금 대비 수익은 참 좋고. 그래서 블룸하우스가 (이 영화도 블룸하우스죠 ㅋㅋ) 앞으로도 전도유망해 보이구요.
젠V는 저도 볼까... 하다가 아직 에피소드가 다 안 나왔고. 본편이 네버 엔딩 분위기라 의욕이 안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대신 볼까? 한 게 존윅 스핀오프인데 별로로군요... 엄... 그래도 오랜만에 멜 깁슨 할배가 멀쩡한 클래스 작품에 나온지라 언젠가 보긴 할 것 같습니다. 깁슨 할배 화이팅... ㅠㅜ
2023.10.13 23:45
저는 타임머신 설정이 얼렁뚱땅인 건 그러려니 했는데 뭔가 백 투 더 퓨쳐와 클래식 슬래셔 영화들의 볶음밥 패러디라는 걸 너무 의식해서 티내면서 "여러분 이거 어차피 패러디인 거 아시죠?" 하면서 대놓고 관객에게 윙크해대는 게 과해서 좀 보면서 짜치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3부작이라서 이 한편과 직접적 비교는 불공평하지만 그런 면에서 제작년 나왔던 넷플의 '피어 스트리트'가 훨씬 세련되고 캐릭터들도 너무 패러디같지 않게 적절하게 개성과 익숙함을 PC함까지 잘 섞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세번째 희생자를 막으려는 클라이막스에서 범인 밝혀지는 전개 그리고 엔딩까지의 흐름은 맘에 들었어요. 모든게 다 잘되긴 했는데 뭔가 귀엽게 살짝 바뀌어있는 현재도 웃겼죠. "확인하려고 35년 기다렸어" ㅋㅋㅋ 그래서인지 불만스러운 부분이 적잖았음에도 불구하고 뒷맛은 개운하고 이정도면 재밌게 봤다고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뭐든지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해요.
지적하신대로 나름 인물들 인종구성은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한 구석이 보이는데 캐릭터가 다들 쵸큼 그렇긴 하죠? 뭐 그래도 옛날이었으면 진짜 그냥 움직이는 배경 노릇만 하다가 스테레오타입한 대사 한두마디 쳐주고 퇴장하거나 그러는 게 대부분이었을텐데 이젠 구린 캐릭터라도 비중은 나름 부여받는 시대로 발전한 것이 어딘가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ㅋㅋ 랜달 박은 그래도 요즘 위상이면 이런 역할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이 감독님 전작이 넷플 롬콤 '우리 사이 어쩌면'이었더군요. 거기 주연이었으니 우정출연한 것 같아요.
2023.10.14 00:53
맞는 말씀이고 저도 공감하지만 '피어 스트리트'는 이야기가 좀 많이 무거웠죠. 이렇게 가볍고 팔랑팔랑한 영화도 나름의 존재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서 전 이 영화도 좋았어요. ㅋㅋ
맞아요 결말 부분이 참 상쾌해서 좋았는데. 그 와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화가 은근 자비심이 없기도 합니다. 스포일러라서 댓글로 언급은 못 하겠지만 최종 결론을 가만히 뜯어 보면 '죽어도 싼 놈은 죽어야지' 라는 식이어서요. 튀는 부분이라 맘에 들기도 했는데, 어찌 생각해보면... 아. 더 이상은 말을 못하겠군요. 하하;
예전에 흑인 배우들 인종 차별 판단하던 기준을 그대로 갖다 쓰자면 '굳이 동양인일 필요가 없는 캐릭터를 동양인이 맡았다'라는 조건에 부합하므로 저도 긍정적으로 보긴 했습니다. ㅋㅋ 랜달 아저씨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역할이 하찮아서 '아직 덜 뜨셨나?'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2023.10.14 11:10
하긴 이렇게 가볍게 볼 수 있는 종류의 작품들도 좋긴하죠. 그런데 제 취향에는 좀 너무 깃털같이 가벼웠다고나 할까 ㅎㅎ 그 언급 하지 못하는 부분을 생각해보니까 주인공의 노력에 비해 결말이 아주 상쾌한 건 또 아니네요. 100% 해피엔딩으로 하면 좀 그랬겠지만...
오늘날 기준으로 나름 깨어있는(?) 청소년인 주인공이 80년대의 청소년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여러 표현들을 지적하고 다니니까 꼰대같이 되는 부분이 재밌었어요. 예를 들어 랜디같은 경우는 요즘이었으면 욕 많이 먹을텐데 당시 기준으로는 그냥 웃기는 학교에서 나름 잘나가는 애인 것도 그렇고 말이죠 ㅋㅋ 주연배우가 한글 표기로 발음이 좀 엄한데 저는 안봤지만 넷플 사브리나로 유명한가봐요. 꽤 개성있게 매력적이고 클리셰적인 대사들을 잘 소화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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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뻔뻔하게 쭉 달리는 영화였어요. 십카 선생님도 이제 완전히 성인티가 많이 나지요. 매케나 그레이스가 딱 저나이인데 말이에요. ㅋㅋ
본격 호러는 잘 못보는데 이런 코미디 섞인 슬래셔는 재밌더라고요. 그 베이비시터 영화도 그랬고 프리키 데스데이도 그렇고요.
아마존은 은근히 취향에 맞는 작품들이 많아서 취소를 잘 못하겠어요 ㅋㅋ 지금은 젠v 를 열심히 보고있습니다.
틴에이지 바운티 헌터스의 매디 필립스가 나와서 봤는데 꽤 볼만하네요. 그 존윅 스핀오프는 좀 별로였고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