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영앤 리치)

2020.01.23 11:46

안유미 조회 수:898


 1.요전에는 친구를 만났어요. 친구는 '이제 좀더 지나면 40이겠군. 그럼 영앤 리치도 끝이야.'라고 말했어요. 친구의 입장에서 보면 말 그대로, 영이라는 꼬리표는 사라지고 리치만 남는 거니까요. 



 2.하지만 적용하기에 따라서 영앤 리치라는 말은 '젊으면서 돈이 많은'이 아니라 '젊은 것치고는 돈이 많은'이라는 뜻도 돼요. 어린 시절에는 돈이 조금만 많아도 나댈 수 있거든요. 하지만 더이상 어리지 않은데 돈으로 나대려면 돈이 정말로 많아야 하니까요. '그 나이치곤 제법 많은'수준이 아니라 그냥 무조건 많아야 하는 거죠.



 3.엠팍 같은 남초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돈좀 있지만 나이드니까 다 쓸모없고 외롭더라. 돈으로는 외로움이 해결 안되더라고요. 동생님들은 꼭 결혼하세여!'라는 글들이 종종 올라와요. 무언가를 겪어봐서 안다는 듯이 말이죠.


 한데 저런 말이 바로 착각인 거예요. 어렸을 때야 여행 마음껏 다니고 남들 밥값 술값 내주고 시즌마다 비싼 it기기 사고 하는 정도면 타인의 관점에서도 자신이 느끼기에도 돈좀 있는 거겠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돈좀 있다고 하려면 그땐 젊음이라는 완장을 떼고 말해야 하거든요. 어렸을 때에 비해서 2~3배 많은 정도가 아니라 0하나는 붙어야 부자인 거예요. 기준이 약간 달라지는 게 아니라 완전히 차원이 달라져야 하는 거죠. 저런 글을 쓰는 사람이 '나이드니까 돈 있어도 외롭더라'라고 말하는 건 완전 틀린 말인거죠. '돈이 많다'의 기준이 매우 냉엄하게 적용되니까요.


 

 4.휴.



 5.가끔 '돈만 많으면 최고야!'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쎄요. 20~30대라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한데 문제는 그 난이도가 나이대 별로 천차만별이란 거예요. 젊었을 때야 풍족하게 쓰고 외제차 하나 굴릴 만큼만 있으면 되겠지만 40세 정도부터는 '돈만 많으면 다른 거 다 필요없는'의 기준이 미칠듯이 올라가니까요. 


 그만큼의 돈을 가지는 건 정말 어렵거든요. 차라리 커리어나 인품 같은 걸로 모자란 자산을 보충하는 게 100배는 쉬워요. 커리어도 없고 인품도 개막장이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부자가 되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죠. 


 물론 돈은 최고이긴 해요. 하지만 돈이 최고라는 걸 겪으며 살려면, 돈만으로도 다른 영역을 모조리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아야 한다는 점이 매우 힘든 점이죠. 돈을 그렇게 많이 땡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인품도 다듬는 게 훨씬 쉬운 일이겠죠.



 6.그래요. 겪어본 바에 의하면 돈의 가장 강한 점은 그거거든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중 가장 비싼 건 다른 사람들의 인내심이라는 점이요.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을 참아주는 게 아니라 '돈을 많이 쓰는 돈이 많은 사람'을 참아준다는 거예요. 그냥 돈이 많기만 한걸로는 아무도 그 사람을 참아주지 않아요. 21세기의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돈을 많이 쓰는 돈이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다른 사람들의 인내심을 사는 비용이 폭증한다는 점이예요. 절대 가액도 불어나고 지불해야하는 텀도 불어나고 지불해야하는 대상의 머릿수 또한 불어나죠. 그리고 그건 무의미한 일인 거죠.



 7.지겹네요. 어제는 감기가 나은 줄 알고 나갔다가 원래 없던 코감기랑 목감기까지 얻어서 돌아왔어요. 머리가 띵하기도 하고 으슬으슬 춥기도 하네요. 감기가 어서 나아야 듀게 일기를 자주 안쓸텐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57
111331 논객의 울컥 [2] 어제부터익명 2020.02.11 700
111330 작은 아씨들 보기 전에... [4] 먼산 2020.02.11 836
111329 김범룡이 중성적인 목소리로 노래 참 잘했군요 [3] 가끔영화 2020.02.11 440
111328 오늘 오후 1시 50분 광화문 씨네큐브 "주디" [5] 산호초2010 2020.02.11 708
111327 봉준호의 수상소감 [33] Sonny 2020.02.11 2653
111326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수상소감, 봉준호의 계획성) [8] 왜냐하면 2020.02.11 1619
111325 이런저런 일기...(독립) [2] 안유미 2020.02.11 618
111324 집에서 티비로 아카데미 본 다송이 인터뷰 도야지 2020.02.10 880
111323 완전한 바낭- 수상 후 본 기생충 [6] 구름진 하늘 2020.02.10 1458
111322 아카데미 작품들의 상영날짜를 살펴보니 [22] 산호초2010 2020.02.10 1021
111321 장첸의 생활느와르 미스터 롱 [1] 가끔영화 2020.02.10 702
111320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5] 어제부터익명 2020.02.10 2295
111319 아카데미 작품+감독상을 탄 영화가 배우상은 하나도 없는 케이스 [5] 사이비갈매기 2020.02.10 1369
111318 아카데미와 영화감독들의 넷플릭스 배급 영화에 대한 시각은 이해되는 면도 있지 않나요? [11] 얃옹이 2020.02.10 1120
111317 [네이버 무료영화] 미드소마 - 봉준호 감독의 추천작 [8] underground 2020.02.10 1104
111316 오스카레이스 통역 샤론최에 대한 기사 갈무리 [4] Toro 2020.02.10 1530
111315 [바낭] 오늘 저녁 메뉴는 Parasite special [5] skelington 2020.02.10 870
111314 아카데미 트로피와 봉준호 감독, 곽신애 대표.jpg [5] 보들이 2020.02.10 1403
111313 스포일러] 기생충 [7] 겨자 2020.02.10 1464
111312 [바낭] 국뽕에 빠져 온종일 허우적거려도 괜찮을 것 같은 날이네요 [16] 로이배티 2020.02.10 2525
XE Login